거리두기 해제 후 가까워진 회식…불참하면 퇴사까지?
거리두기 해제 후 가까워진 회식…불참하면 퇴사까지?
  • 이윤희 기자
  • 승인 2022.05.16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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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들었던 회식 다시 늘자 직장인 고통 호소
회식 강요로 정신적 스트레스 주는 경우 직장 내 괴롭힘 해당
줄어들었던 직장 회식이 다시 들며 속앓이를 하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줄어들었던 직장 회식이 다시 들며 속앓이를 하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아웃소싱타임스 이윤희 기자] 코로나19 감염 위험으로 인해 줄어들었던 회식이 다시 돌아왔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엔데믹 선언과 함께 해제되면서 회식을 하지 않을 이유도, 피할 명분도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다시 급격히 늘어난 회식에 속앓이를 하는 직장인도 적지 않다. 특히 일부는 회식 강요와 갑질까지 횡행하고 있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이어지는 상황까지 나타나고 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회식 관련한 갑질 제보가 지난 1~3월에는 3건이었으나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11건으로 늘었다”고 15일 밝혔다. 지난달 18일부터 거리두기가 완전히 풀리면서 미뤘던 회식이 이어지자 이와 관련한 제보가 늘어난것이다.

직장인 A 씨는 “휴무라 집에서 쉬고 있는데 상사가 술을 마신다고 무조건 나오라고 해서 나갔다”며 “술을 안 마신다니까 차를 가져오라고 해 사람들의 ‘셔틀’을 시켰다”고 했다. 또 “(다른 회식은) 참석을 거부하니 괴롭히고 못살게 굴어 정신과진료까지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회식을 불참한다고 하니 퇴사 협박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금융기관에서 근무하는 B 씨는 “직원회의가 끝나면 항상 회식을 하는데 그나마 코로나 시국에는 덜했는데 코로나가 주춤해지니 회식을 더 많이 하게 됐다”면서 “회식에 불참했다고그만두라는 퇴사 협박까지 받았다”고 토로했다. 

직장인 C 씨는 “사전에 공지하거나 상의도 없이 대표가 오늘 회식이라고 하면 그날 무조건 참석해야 한다. 가족 행사가있어도 대표가 무서워서 말도 못 하고 회식에 참여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 119는 “회식 강요는 명백한 직장 내 괴롭힘이다. 사장이나 상사가 회식을 강요하는 건 우위를 이용해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최연재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반복적인 술자리 강요나 회식 불참 노동자에 대한 따돌림·폭언 등은 업무상 적정범위를넘어 노동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해당한다”며 “회식 자리에서 일어나는 상사의 폭언이나 성희롱도 엄연한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말했다.

■회식 갑질로 '엔데믹블루' 거리두기 완화 후유증 호소하는 직장인 많아 

코로나19 이후 다시 일상회복이 이뤄지면서 오히려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이른바 '엔데믹블루'다. 

‘엔데믹(Endemic, 한정된 지역에서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감염병)’과  ‘우울감(Blue)’을 합친 신조어로, 코로나19에 따른 우울감을 뜻하는 '코로나 블루'에 반대되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코로나19확산 이후 늘어난 개인적인 시간을 중시해 왔던 사람들이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면서 오히려 우울감과 불안을 느끼는 현상을 말한다.

지난 2년간 시달린 코로나 이후 일상회복의 조짐이 보이자 '버티고 있던' 정신 건강이 무너졌다는 의견과 2년동안 익숙해진 거리두기 체제에서 다시 벗어나야한다는 스트레스에서 파생되는 멍든 감정이다. 

전문가들은 일상회복이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단계적인 심리 지원도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 이를 위해선 그동안 익숙해졌던 문화와 코로나19 이전의 문화의 적절한 이해와 조율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동안 퇴근 후 운동이나 취미생활들로 온전한 개인 생활을 즐겨왔던 이들은 코로나19로 거리두기를 하던 시절로 회귀하길 바라는 이들도 많다. 또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까닭에 사무실 출퇴근이 비효율적이라고 느끼는 MZ 세대도 많다. 모든 것을 그대롱 유지하거나 코로나19 이전으로 돌려놓기 보다는 적절한 단계에서 조화를 이뤄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대해 사단법인 직업상담협회 신의수 이사는 "직장인들은 다양한 이유로 감정적 어려움과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엔데믹 블루라는 우울감에 사로잡혀있다. 심리적인 문제는 업무 효율과 신체적 기능 저하까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일상회복으로 인한 우울감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주의깊게 살필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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