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 CEO칼럼] 골프 스코어 용어(파→보기, 버디→이글→알바트로스→콘도르→오스트리치→피닉스) 
[전대길 CEO칼럼] 골프 스코어 용어(파→보기, 버디→이글→알바트로스→콘도르→오스트리치→피닉스)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2.07.27 0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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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    길
국제PEN클럽 한국본부이사
(주)동양EMS사장, 수필가

약 600년 전, 영국 스코틀랜드 'St. Andrews Old Course' 인근에서 양(洋)을 치는 목동들이 심심해서 나무 막대기 지팡이로 돌멩이를 치다가 생겨난 ‘골프(Golf)’는 ‘잔디밭(Green)에서 산소(Oxygen)를 마시며 햇빛(Light)을 받으면서 친구들(Friends)과 두 발(Foots)로 걷다’란 뜻이다. 
 
사람의 인체와 성(性/Sex)과도 관련이 있단다. 그린(Green) 위의 구멍(Hole)은 여성, 깃발이 달린 핀(Pin)은 남성을 상징한다. Hole 직경이 108mm인 것은 ‘인간의 108 번뇌를 담다’와 맨 처음에 108mm관 밖에 없었다는 설이 있다. 
   
세계 각국의 골프장 숫자는 얼마나 될까? 놀라지 마시라! 2015년 3월 기준, 지구상 골프장 숫자는 자그마치 34,011곳이다. 미국이 15,372곳, 대한민국 골프장은 549 곳이다. 그런데 앞으로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축구, 야구, 배구, 탁구, 테니스, 럭비 등 대다수 구기 종목은 상대를 속이거나 골탕 먹여야만 승리하는 경기다. 허나 골프는 자신의 양심(良心)과의 싸움이다. 골퍼가 공을 친 그대로 스코어를 기록하는 경기다. 이를 속이게 되면 신사로 대접받지 못한다. 

따라서 남성들이 많이 즐기는 골프는 신사(紳士)의 운동임에 틀림이 없다. 그런데 LPGA 골프대회를 휩쓸고 있는 우리나라 훌륭한 여성골퍼들의 경기를 볼 때 남녀 모두가 즐기는 운동임이 확실하다. 

골프란 운동은 끊임없이 연습하지 않으면 실력이 늘지 않는다. 3~4일, 1주일 정도만 골프채를 놓아도 Good shot을 치기가 쉽지 않다. 골프는 얕잡아 보면 크게 코를 다친다는 운동이다. 이 순간에도 세계 각국의 골프장마다 골퍼들이 골프의 매력에 빠져서 울고 웃는다. 골프는 마력(魔力)을 지닌 매력적(魅力的)인 운동이다. 

그렇다면 골프라는 운동은 어떻게 즐길 것인가? “천천히 고개 숙이고 마음을 비우고 끝까지 공을 보고 치라”며 ‘천고마비’를 Lesson Pro가 강조한다. 맞는 말이다. 천자문(千字文)처럼 골프도 ‘설렁설렁 쑥쑥’이란 ‘골프 6字文’이 있다. 

머리 정수리에서 공을 쳐서 눈(眼)에 집어넣는 것을 Middle-Hole(PAR4), 눈에서 코로, 코에서 입으로 공을 치는 것은 Short-Hole(PAR3), 입에서 쳐서 거시기(생식기)에 공을 쳐 넣는 것을 Long-Hole(PAR5)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남성과 여성의 인체는 각각 9개의 구멍이 있기에 골프는 18홀(전반9홀, 후반9홀)을 라운드(Round)한다. 영국 왕립골프협회는 전, 후반 각 9홀씩 2개의 Short-Hole, 2개의 Long-Hole로 정하고 나머지 5개 홀은 Middle-Hole로 배치하여 18홀을 골프 1라운드로 한다. 그래서 골프 18홀 라운드의 기본타수는 72타(전반36타, 후반36타)로 정했다고 한다.  

기준 타수보다 3타 적게 치면 ‘알바트로스(Albatross)’, 2타를 적게 치면 ‘이글(Eagle)’이다. 기준 타수 보다 1타를 적게 치면 ‘버디(Birdie)’란 골프 용어는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새(Bird)에서 유래했다. Short hole에서 기준 타수 3타를 1타 만에 공을 쳐서 넣는 게 ‘홀인원(Hole in One)’이다. 

골프에서 파(Par)와 보기란 스코어의 명칭은 언제부터 사용되었을까? 
‘파(Par)’란 용어는 1870년 영국에서 처음 사용되었으며 사전적 정의는 ‘주식의 액면가(額面價)’를 의미한다. 그래서 골프에서 Par라는 명칭은 미리 정해진 기준 타수에 맞춰서 공을 치는 것이다. 

골프 소설가 ‘A. H. 돌먼’은 소설 속의 주인공을 묘사하기 위해 프로 골퍼인 ‘데이비드 스타라’와 ‘제임스 앤더슨’에게 “브리티시 오픈에서 우승하려면 몇 타를 쳐야 하나”라고 물었다. “완벽한 플레이는 12홀 골프코스인 프레스트윅 골프장에서 49타를 치면 된다”고 그들이 대답했다.

그 당시 브리티시 오픈은 1860년부터 프레스트윅 골프장에서만 개최되고 있었다. A, H, 돌먼은 저서에서 12홀에서 49타를 기준으로 ‘파’라고 기술했다. 그해 ‘영 톰 모리스 주니어’ 선수는 12홀씩 3라운드(36홀)를 돌면서 149타로 우승했다. 그러자 돌먼은 한 라운드 49타, 총 147타(49타X3회)를 기준으로 2타를 더 쳤기 때문에 2 오버파가 된다’고 기록했다. 

그래서 초창기 골프는 12 Hole 경기로 시행해 오다가 Out/IN 코스별 9 Hole씩 총 18 Hole(Par 72) 경기로 정착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1911년 미국골프협회(USGA)에서 파(Par)의 개념을 통일했다. 
USGA는 코스 길이가 325야드 이내는 파 3홀, 425야드까지는 파 4홀, 그 이상부터 600야드까지는 파 5홀로 각각 정하고, 파 4홀에서의 4타를 파라고 명명했다. “미국이 왜 함부로 명칭을 정하느냐”며 영국은 불만을 터트렸다. 

1914년 영국의 한 잡지가 미국의 규정을 따르자고 의견을 내놓았지만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는 바람에 파(Par)의 명칭에 대한 제정은 뒷전으로 밀렸다. 1925년에야 영국 왕실골프협회(R&A)가 ‘파(Par)’라는 명칭을 공식적으로 사용하면서 현재에 이르렀다. 

골프에서 ‘파(par)’보다 한 타 더 치는 것이 ‘보기(bogey)’다. 
영국 빅토리아 시대에 ‘보기 맨(The Bogey Man)’이란 노래가 있었다. 어린이들 방에 몰래 들어가서 온갖 소동을 일으킨다는 상상 속의 귀신, 도깨비를 주제로 한 노래다. 1890년 ‘토머스 브라운 박사’가 그레이트 야머스에서 골프를 치다가 ‘보기 맨(The Bogey Man)’이라는 노래가 떠올랐다. 

당시에는 골프에서 상대 골퍼와 기준 타수로 경쟁한다는 개념이 나온 지 얼마 안 되었다. Par, Eagle, Birdie라는 용어가 없었다. 골퍼가 친 총 타수를 합산해서 적게 친 사람이 이기는 방식이었다. 토마스 브라운 박사는 이날 처음으로 기준 타수 이내로 골프를 쳤는데도 성적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람을 상대로 치는 것보다 정해진 기준 타수 이내로 친다는 게 힘들었다. 기준 타수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그 ‘골프 귀신’은 노래 속에 나오는 ‘보기 맨’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토마스 브라운 박사가 떠올린 ‘골프 귀신’, ‘보기 맨’은 골퍼들 사이에서 퍼져 나갔다. 

‘보기(the bogey)’라는 가상의 선수를 상대로 경기를 한다는 개념은 점차 유명해졌다. 결국 ‘보기’는 기준 타수 자체를 의미하게 되었다. 1940년대에 들어 ‘보기’란 의미가 바뀌어 ‘파’보다 한 타 많은 타수를 뜻하게 되었다. 

어떻게 해서 그 의미가 바뀌었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지금도 영국 일부에서는 동네 대회에서 우승자를 ‘보기 맨 대령’이라고 부른다. 

1911년 USGA가 Par를 의미하던 보기라는 명칭을 스트로크 플레이 방식에  도입하면서 정해졌다. 보기는 파보다 1타를 더 친 숫자를 의미하는 1오버파를 뜻한다. 기준 타수 보다 2타를 더 치면 다블 보기(double bogey)이다. 3타를 더 치면 트리플 보기(triple bogey)이며 4타를 더 치면 쿼드러플 보기(quadruple bogey)이다.  

‘버디(Birdie)’는 홀마다 정해진 타수(예를 들면 Par 3, Par 5 등)보다 한 타를  적게 쳐서 홀에 넣는 골프용어다. 미국의 한 골퍼가 샷을 한 공이 하늘로 날아가는 것을 바라보며 "새(Bird) 한 마리가 하늘을 나는 것 같다"고 말해서 버디(Birdie)로 정했단다. 버디는 미국에서 새를 의미하는 ‘버드’에서 유래했다. 
 
어느 날 스미스가 2번 홀 페어웨이에서 친 세컨드 샷이 그린에 올라 핀 옆에 붙자 “야, 이거 죽이는데(That’s a bird of shot)”라고 말했다. 스미스는 탭 인해서 홀 아웃 했다. 파 4홀에서 3타 만에 홀 아웃을 한 것이다. 

동반자 중 누구라도 파보다 1타를 적게 치면 내기 액수의 2배를 받기로 정했다. 이들은 규정 타수 보다 1타를 줄인 명칭을 ‘버디’라고 불렀다. 이렇게 시작된 버디(Birdie)란 용어는 자연스럽게 1언더파를 의미하게 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이글(Eagle)’은 기준 타수보다 2타를 적게 쳐서 홀컵에 넣는 것이다.  
예를 들어 파 5홀에서 3타에 넣는 것이다. 1타 적게 쳐서 Hole에 넣는 것이 "버디"이니 "새"보다 큰 "독수리"로 그 이름이 붙었단다. 

  알바트로스(Albatross)
  알바트로스(Albatross)

기준 타수보다 3타 적게 치면 ‘알바트로스(Albatross)’다. ‘알바트로스(Albatross)’란 새는 한 번 날아오르면 최장 50일 정도를 공중에 머무를 수 있다. 수면(睡眠)도 공중에서 잠깐씩 잔다. 이런 방법으로 30,000KM를 쉬지 않고 날 수 있다. 

새끼를 키울 때에도 이런 방식으로 비행하기 때문에 조류학자들은 알바트로스를 '기적(奇蹟)의 새'라고 부른다. 세상에서 장거리를 비행할 수 있고 가장 오랜 시간을 날 수 있는 큰 새가 알바트로스다. 

키와 덩치가 더 큰 타조가 있지만 날기를 포기했기에 하늘을 나는 새 중에서는 최고의 새라고 할 수 있다. 탁월한 생존전략 덕분에 수명도 80여 년에 이른다. 

무엇이 알바트로스를 이처럼 기적의 새로 만들었을까? 큰 날개와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는 코 그리고 끊임없는 비행 훈련이 그 비결이다. 

사람들이 기피하거나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라는 '폭풍'을 알바트로스는 삶의 동력(動力)으로 삼는다. 알바트로스는 위기가 곧 훌륭한 생존공간이 될 수 있음을 오래전부터 숙지하고 있다. 

가장 큰 날개를 갖고 있어서 멀리 날고 오래 날게 된 것이 아니다. 멀리 날고 오래 날고자 노력한 덕분에 창공을 박차고 비행하는 지상 최고의 새가 된 것이다. 그러기에 골프 스코어에서 알바트로스를  이글보다 높이 평가한다. 

콘도르(Condor)
콘도르(Condor)

‘콘도르’는 독수리, 부엉이 등 새 중에 상위 포식자 중 가장 크다. 
기준 타수보다 4타를 적게 쳐서 홀컵에 넣는 것이 콘도르(Condor)다. Par 5홀에서 한 번에 쳐서 홀컵에 넣는 경우다. Par 6홀에서 두 번에 쳐 넣어도 콘도르(Condor)이다. 지금까지 4명의 골퍼가 콘도르를 기록했다고 전한다. 

타조(駝鳥/(Ostrich)
타조(駝鳥/(Ostrich)

‘타조(駝鳥/(Ostrich)’는 지구 위 모든 새 중에서 날지 못하는 가장 큰 새다. 
기준 타수보다 5타 적게 홀컵에 넣는 것이 오스트리치(Ostrich...駝鳥)다.  예를 들면 국내 최초로 공인된 강원도 삼척 파인벨리CC 벨리코스의 2번홀 Par 6홀(718 야드)에서 홀인원을 하는 경우다. 인간의 능력으로는 불가능하다. 하늘의 뜻이라면 누군가가 꿈을 이룰 것이다. 

피닉스(Phoenix)
피닉스(Phoenix)

‘피닉스(Phoenix/不死鳥)’는 인간의 영역을 초월한 골프 용어다. 
기준 타수보다 6타를 적게 쳐서 홀컵에 넣는 경우다.
Par 7홀에서 홀인원을 할 경우에 피닉스라고 한다. 인간의 영역이 아니다. 

(군산CC 정읍 코스 3번홀) 
(군산CC 정읍 코스 3번홀) 

9홀 코스 9개를 보유한 초대형 골프장인 군산CC 3번 홀이 Par 7홀이다. 그 코스 길이가 무려 1,004M(Red-Tee에서는 853M)이다.   전북 군산의 버려진 폐 염전을 골프 코스로 개발한 81홀 규모의 골프장이다. 

Par, Bogey, Birdie, Eagle, Albatross 란 이름이 어떻게 해서 생겨났는지도  모르면서 골프란 운동을 즐기며 지냈다. 몸이 아파서 공을 못 친 적도 있었다. 

지난 2022년 7월 8일, 필자는 18홀 정규 골프코스를 1,000 번째 라운드 했다. 
스코어 카드 1,000장을 모두 모으게 도와준 선후배, 가족, 친구들께 감사한다.  

전    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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