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일하고 싶은 고령층 느는데...중장년 퇴직 준비는 여전히 '빨간 불'
[이슈] 일하고 싶은 고령층 느는데...중장년 퇴직 준비는 여전히 '빨간 불'
  • 이윤희 기자
  • 승인 2022.07.28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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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49세 주된 일자리 퇴직...평균 수명 증가로 은퇴시기도 늦어져
연금 수령자는 단 49%, 준비 없는 노후에 암담한 현실
퇴직 후 일거리 못찾으면 일 없이 버텨야하는 20년 눈앞
창업교육 대부분 청년에 초점...저임금 일자리로 몰리는 중장년
통계층이 고령층에 대한 부가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통계층이 고령층에 대한 부가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아웃소싱타임스 이윤희 기자] 55세에서 79세에 해당하는 고령층 인구가 지난 5월 기준으로 처음으로 1500만명을 넘겼다. 고령층 인구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나 이들의 미래가 모두 밝은 것은 아니다. 

고령인구 10명 중 7명이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계속 일하기를 희망하지만 이들을 위한 일자리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미흡한 노후 준비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노인들이 해마다 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자연스럽게 곧 이어 노년층에 진입하게 될 중장년에게로 시선이 쏠린다. 현재 한국 고령층이 처한 현실을 바라보며 반면교사를 삼은 중장년층이 노년 준비에 혈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장년을 대상으로 한 재취업지원, 퇴직 지원 교육의 질이 너무나 미흡하고 그 다양성 또한 폭이 매우 좁다는 지적이 나온다. 

■늘어가는 노인, 일하는 노인도 증가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2022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된 일자리에서 그만두는 당시 평균 연령은 49.3세로 조사됐다. 대부분이 50세 이전에 일자리를 떠나게 되는 셈이다. 

기존 중장년들의 경우 여러 경험을 하기 보다는 하나의 산업, 한 곳의 기업에서 장기 근무하는 경향이 강한 점을 감안하면 주된 일자리를 떠난 이들이 맞딱드리는 현실은 쉽지 않다. 

주된 일자리와 유사한 일자리에서 임금을 대폭 삭감해 근무하거나 더러는 전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야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일자리를 떠난 사유가 대부분 비자발적이었다는 점 또한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고령층 가운데 지난 1년간 경험한 일자리가 과거 주된 일자리와 관련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70.9%로 나타났으며 나머지 30% 가량은 이전 일자리와 전혀 관련이 없거나, 별로 관련 없는 일에 종사했다.

조사에 따르면 퇴사 사유로 사업부진, 조업중단, 휴·폐업이 30.9%로 가장 높았다. 권고사직·명예퇴직·정리해고(10.9%)를 포함하면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일자리를 잃은 비율이 40%를 넘었다.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에서의 평균 근속 기간은 15년 4.7개월로 1년 전에 비해 2.6개월 늘었다. 성별로 보면 남성(18년 11.3개월)의 평균 근속 기간이 여성(11년 9.6개월)보다 7년 1.7개월 더 길었다.

이처럼 비자발적인 이유로 퇴직을 겪은 고령츠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고령인구 자체가 인구구조상 비대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고령층 인구는 1509만 8000명으로 1년 전보다 33만 2000명 증가했다. 15세 이상 인구 가운데 고령층이 차지하는 비중도 33.4%까지 치솟았다.

■생활고 시달리는 고령층, 연금 수령은 70만원도 안돼
고령층 취업자는 877만 2000명으로 49만6000명 늘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고령층 고용률(58.1%)도 최고치를 경신했다. 조사에 따르면 고령층 인구 가운데 10명 중 7명 가까이가 계속 일하고 싶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주된 이유는 대부분이 생활비 문제 였다.

고령층 인구 가운데 1034만8천명(68.5%)은 장래에도 계속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근로를 희망하는 고령층 비율은 10년 전 59.2%에서 올해 68.5%로 증가했다. 일하고 싶은 사유는 '생활비에 보탬(57.1%)', '일하는 즐거움·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하고 싶어서(34.7%)' 순으로 많았다.

고령층 다수가 일하지 않으면 생활비 충당이 어렵다는 증빙이다. 고령층 인구 중 지난 1년간 연금을 수령한 고령층은 745만 7000명으로 전체 중 절반을 채우지 못했다. 49.4%만이 연금을 수령하고 있었으며 그 금액 또한 생활비를 충당하긴 턱없이 부족헀다.

월평균 연금 수령액은 69만 원으로 고령층이 생각하는 평균 한 달 생활비 150만원~200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적연금이나 일자리, 창업 준비 등이 미흡했던 노년층이 노인빈곤에 시달리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고령층은 평균 73세까지 근로하기를 희망했다.

■ 중장년부터 준비해야 노년층에 안정적
최악의 노인빈곤율을 보이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고령층 진입을 앞둔 중장년층은 분주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로 젊은세대의 부양 비용이 증가하면서 자녀로부터 노년시기의 도움을 받기는 더욱 어려운 시절이 되어가고 있다. 

이에 제 2의 직업찾기, 창업, 창직 등 '살아남기 위한' 중장년 층의 움직임은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 우리나라의 일자리 정책이나 교육이 청년층과 노인에만 초점이 맞춰져있다는 점에 있다.

노년층에는 직접일자리사업으로 단기일자리를 부양하는 방식으로, 청년층에는 다양한 창업지원과 구직활동 지원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중장년에게는 적절한 교육시스템이 마련되어있지 못하다.

그나마 올해들어 중장년 새출발 카운슬링 정도가 유일하다 시피 할 수준이다. 이전에 중장년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존재하기는 하나 단순 강연 정도로 끝나 교육의 수준이 실효성을 얻긴 어려운 상태인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 대해 사단법인 시니어벤처협회 신향숙 회장은 "중장년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라고 하여 나가보면 교육의 질이 낮은 경우가 많다. 개선되어야 할 여지가 너무나 많다"고 지적한다.

신 회장은 "창업 교육도 청년과 중장년이 같은 교육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의 커리큘럼이 청년에 맞춰져있기 때문에 교육에 참여한 중장년은 소통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중장년을 대상으로 한 벤처아카데미 등을 설립하고 이들이 노년시기에도 자립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한다"고 전했다.

중장년은 고령층의 과거이자 미래의 고령층이다. 이들에 대한 활발한 지원이 향후 다가올 미래 노인빈곤율 1위 국가라는 오명을 씻을 수 있는 주춧돌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탁상행정이 아닌 현재 중장년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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