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 CEO칼럼] 다모클레스의 칼(Sword of Damokles)
[전대길 CEO칼럼] 다모클레스의 칼(Sword of Damokles)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2.08.24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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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지금부터 2400년 전, 이탈리아 시칠리아(Sicilia) 시라쿠사(Syracuse)의 ‘디오니시우스(Dionysius/BC 430-367) 왕’과 신하인 ‘다모클래스(Damokles)’에 관한 이야기다. 

아름다운 왕궁에는 값지고 귀한 보물로 넘쳐 났다. 절대 권력과 부귀영화(富貴榮華)를 누리는 ‘디오니시우스 왕’에게 ‘다모클래스(Damokles)’가 아뢰었다. “폐하께서는 누구나 바라는 모든 것을 다 갖고 계시니 참으로 행복하실 겁니다. 소인은 폐하처럼 하루만이라도 살아보는 게 소원입니다”라고. 

이 말을 들은 디오니시우스 왕은 “그대가 왕의 자리를 부러워하는구나. 그렇다면 왕의 자리에 단 하루만 앉아보라”고 허락했다. 

다음 날 진수성찬(珍羞盛饌)과 향기로운 술, 아름다운 여인은 물론 흥겨운 가무(歌舞)까지 세상의 모든 것을 즐기던 다모클래스는 최고조의 행복감을 만끽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보았다. 예리(銳利)한 비수(匕首)가 금방 머리 위로 떨어질 듯이 말총 한 가닥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게 아닌가? 그 순간 다모클레스는 왕의 자리가 얼마나 어렵고 위험한지를 느끼고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이를 지켜본 디오니시우스 왕이 다모클레스에게 말했다. 
“저 칼에 뭘 그리 놀라는가? 나는 매 순간마다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살아가면서 왕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고 있다네. 내가 가진 권력은 언제 추락할지 모르는 저 칼과 같다네. 그래서 나는 늘 위기와 불안감 속에서 정직하고 겸손한 자세로 국사(國事)를 공명정대(公明正大)하게 처리하려고 최선을 다 한다네” 

2022년 8월17일, 윤 석열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지켜보면서 ‘다모클래스의 칼’이 뇌리에 떠올랐다. 세계 여러 나라의 국가수반(國家首班)은 물론 우리나라 국가지도자도 예외일 수는 없다. 

기업의 CEO는 물론 모든 지도자(Leader)는 ‘다모클래스의 칼’ 아래에서 일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경복궁, 창경궁과 중국 자금성(紫禁城)의 용상(龍床) 천장에도 투포환 모양의 철퇴(鐵槌)가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다. 

신하가 임금에게 거짓으로 고(告)하면 신하 머리 위로 그 철퇴가 떨어진다는 경각심(警覺心)을 주기 위함이다. 가끔씩 머리 위의 천장을 살펴보라.  

‘국민을 무서워하고 두려워하라’는 다산(茶山)의 ‘외민사상(畏民思想)’을 하늘처럼 신봉(信奉)하라. ‘공정(公正)과 상식(常識)’을 입으로만 외쳐서는 국민의 신뢰를 잃는다. 

공직자는 언행일치(言行一致)가 되어야 한다. 태조 이 성계가 중요시한 유교(儒敎)의 기본 덕목인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을 갖추기 바란다. 그래야만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부강한 나라와 국태민안(國泰民安)을 이룰 수 있다.  

“권불십년(權不十年)”이란 4자성어가 있다. 
“아무리 막강한 권세라도 10년을 넘기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권력자가 화려하게 보이지만 언제 머리위로 떨어질지 모르는 날카로운 칼(刀) 아래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 눈에 비친다. 늘 위기와 불안감 속에 국민을 하늘처럼 받들고 섬겨야 한다. 

따라서 국가지도자와 고위 공직자는 정직(正直)하고 겸손(謙遜)해야 한다. “거짓 없이 힘써 일하고 나라에 충성하고 용감하라”는 도산 안 창호 선생의 “무실(務實) 역행(力行) 충의(忠義) 용감(勇敢)”이란 지도자의 4대 행동지침을 실천(實踐)해야 한다.    

필자가 오랫동안 지켜 본 청백리(淸白吏)로 소문난 공직자 이야기를 용기내서 적는다. 

노동부차관과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총장으로 일한 ‘문 형남 법학박사’다. 
은퇴 후 노사공포럼 상임대표로 봉사하고 있는 그가 공직에 입문할 때 선사(禪師)에게서 받았다는 <공불용침 사통거마(公不容針 私通車馬)>란 경구(警句)다. 

<공적(公的)으로는 바늘구멍도 통하지 않도록 자기관리(自己管理)에 철저하며 사적(私的)으로는 마차(馬車)가 통행할 정도로 넓은 마음으로 공무(公務)에 임하라>는 좌우명(座右銘)이다. 지금도 그는 이를 끝까지 지키려고 힘쓰고 있다.                       

 <순자(荀子/BC 298~BC 238)>
 <순자(荀子/BC 298~BC 238)>

“편안해도 게으르지 않고 수고스러워도 태만하지 말라. 원칙을 지키며 변화에 대응하라. 우여곡절(迂餘曲折)을 겪어도 합당(合當)함을 지켜라”  

중국 전국시대 철학자 순자(荀子/BC 298~238)가 후세에 준 경구(警句)가 ‘다모클레스의 칼’처럼 우리들 머리 위에서 대롱대롱 흔들린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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