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이슈] 초기 지원점포 절반이상 휴폐업...기로에 선 전국 ‘청년몰’ 해법은?
[창업이슈] 초기 지원점포 절반이상 휴폐업...기로에 선 전국 ‘청년몰’ 해법은?
  • 김윤철 기자
  • 승인 2022.09.05 0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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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예산 600여원억 투입...전국 42곳 조성 38곳 운영중
초기 청년몰 입점 점포 256개 중 163개 점포가 폐업
5년간 평균 청년몰 입점 가게 생존율 53%로 나타나
창업·사후관리 전담하는 전문가와 컨설팅 지원 필요
인천 강화도 청년몰 '개벽2333'의 전경(사진 제공=중소벤처기업부)

[아웃소싱타임스 김윤철 기자]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2016년부터 청년 일자리 창출과 전통시장 상권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2017년 인천 강화도에 개장한 '개벽2333'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전국에 42여 곳을 조성한다.

소상공인진흥공단과 각 지자체는 청년몰을 조성하면서 임대료 동결조건으로 5년 이상 임차를 동안 청년몰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지원대상을 선정했다. 청년몰 입점 점포는 인테리어 비용을 포함해 최대 2년간 임차료 보조금과 재료비·물품구입비 등의 지원을 받게 된다.

정부가 청년몰 조성 이후 손을 떼고 각 지자체로 관리업무가 사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실제 2017년도에 개업한 청년몰 입점 점포의 256개 중 163개의 점포가 폐업해, 5년이 안 된 상태에서 점포 생존율은 34%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9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규민 의원이 소상공인진흥공단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청년몰 입점점포 중 폐업한 점포의 수가 293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5년간 평균 청년몰 입점 가게의 생존율은 53%였다.

특히 개업한 지 1년도 안 돼서 폐업한 점포도 상당수였다. 2017년부터 2021년 9월까지 1년 안에 폐업한 가게의 수는 총 폐업 점포 293개 중 128곳으로 43.6%의 높은 비율을 보인다. 

최근 5년간 입점 점포의 업종은 음식업이 410개인 61.0%로 가장 많았다. 그 외 공방 123개 18.3%, 도소매업 84개 12.5%, 서비스업 48개 7.1%, 기타 7개 1.0%를 차지했다. 이 중 장사가 잘돼서 확장 이전한 점포는 92개로 13.7%뿐이다.

여기에 복합청년몰 조성목적 사업예산도 2018년도 112억 5천여만 원에서 2019년도 37억, 2020년도 60억, 2021년도 42억 5천여만원, 올해 62억원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2017년과 2018년에 개장한 1기 청년몰 창업 상인들에게 중요한 변곡점이 다가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황의 여파가 여전한데다, ‘5년 의무 유지 기한’이 종료되기 때문이다.

소상공인진흥공단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서 운영 중인 청년몰은 38곳으로, 이 중 26곳이 올해와 내년에 5년 의무 기한이 종료한다. 사업성과가 부진한 해당 지자체의 경우 청년몰 폐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년몰의 원조인 인천 강화도 '개벽2333'은 현재 입점한 점포가 하나도 없어 강화군은 내년 사업이 종료되는 시점에 청년몰을 폐쇄하고, 청년 창업 관련 공간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서울시의 대표적 청년몰 중 하나였던 ‘이화52번가’도 사업 초기 입점한 22개 점포 중 1개 점포만 살아남았고, 현재 입점한 점포들도 50% 정도밖에 되지 않다 보니 해당 지자체에서는 내년에 해당 사업 중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 청년몰 '청년구단' 전경(사진 제공=소상공인진흥공단)

‘백종원의 골목식당’ 방송에도 나와 눈길을 끌었던 대전광역시 전통시장 청년몰인 ‘청년구단’도 2017년 개점한 지 4년 만인 2021년 6월 말에 모든 점포가 폐점했다. 2018년 12월 개장한 부산 중구 국제시장 ‘109인(in) 청년몰’은 14개 점포가 모두 떠나 운영이 중단됐다.

마케팅 홍보를 위해 건물 꼭대기에 ‘왕냄비’를 달아 유명세를 노리기도 했던 청년구단의 경우 대전 동구 원동 전통시장인 ‘중앙 메가프라자’ 내 20개 점포를 20~30대 청년에게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로 빌려주는 프로젝트였다. 

청년구단이 실패한 가장 큰 원인으로는 경쟁력 없는 입지가 꼽힌다. 창업전문가들은 건물이 원도심에 있어 유동인구 자체가 많지 않고 인근에 한복점 등 식당과 성격이 다른 업종이 몰려 있어 먹자골목과 비교해 활성화하기 어려운 조건을 가지고 있음을 지적한다.

‘골목식당’ 프로그램에서 백종원씨가 청년구단을 점검하며 점포당 중복되는 메뉴 문제를 지적하면서 2~3년 있으면 주저앉을 것이라고 예언했던 일이 현실화한 것이다.

그렇다면 모든 청년몰이 실패할 것일까?

지역 관광자원과 결합하면서 지역 문화단체들과 협업을 다양한 문화 이벤트 행사를 개최하고, 인플루언서들과 협업으로 SNS로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MZ세대들이 찾아가야 명소 중에 하나가 된 곳이 있다. 바로 강원도 속초 청년몰 ‘갯배st’로, 지난해 말에는 우수 청년몰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갯배st' 인터넷 검색 결과 갈무리

지자체의 적극적인 사후관리가 돋보이는 주목을 받고 있는 곳도 있다. 청년정책과를 신설하고 청년몰 2곳의 관련 사안을 전담하도록 하고 있는 ‘안산시’ 사례다. 시에서는 임대료 지원뿐만 아니라 전문 매니저 채용 등은 물론 메뉴 개발 등에 대해서도 함께 논의하면서 성공 창업의 길로 안내하고 있다.

창업 전문가들은 청년몰의 성공을 위해서는 안산시의 사례처럼 임대료와 인테리어비만을 지원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각 지자체의 체계적인 사후관리와 더불어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컨설팅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다행스런 부분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청년창업 점포의 ‘지속가능성’에 맞춰 개선책을 내놓고 있다는 점이다.

‘창업’ 초기에 임대료와 인테리어 비용 등에 집중됐던 지원 정책을 ‘인큐베이팅’ 개념으로 확대했다. 청년몰 창업 뒤 새로운 메뉴 개발, 홍보와 판촉, 판로 개척 등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는 ‘청년상인 도약지원’사업을 2019년부터 도입했다. 또한 올해 창업 의지가 높은 청년을 선별하기 위한 ‘공개경쟁’ 오디션도 새로 선보였다.

유준수 한림성심대 겸임교수는, “청년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출범한 청년몰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안산시’사례에서 볼 수 있듯 창업 자체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사후관리를 위한 2~3년간 전담 전문가가 배치돼 지원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청년몰 입점을 고려하는 예비 창업가들도 청년몰 지정장소가 주로 전통시장의 외진 곳에 위치해 접근성이 떨어지기에, 사람들을 끌어들일 만한 창업 아이템과 콘텐츠가 없다면 단순히 점포와 인테리어 지원책만을 보고 뛰어드는 창업은 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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