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만해도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다보니 일생동안 삶 자체가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육체노동이었다. 정말 고되고 힘들다. 그 고통을 조금이나마 희석시키고 잠시라도 잊기 위해 노동요도 부르고 농주도 마시면서 끊어질 듯 한 허리 통증을 겨우겨우 달래며 하루하루를 이어갔다.
그 당시에는 배나온 사람을 찾아볼 수 없었다. 생산되는 식량의 절대량이 부족하였기도 하거니와 배가 나올만큼의 음식물 섭취도 현실에서 쉽지 않았으며 그나마 먹은 음식물의 에너지도 육체노동으로 모두 소모되었고 그것마저도 태부족한 것이 현실이었다.
한 세대 만에 전 국민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배고픔을 극복하고 온갖 노력을 경주하여 세상은 천지개벽, 상전벽해를 이루었다. 농업위주의 후진국에서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중진국을 뛰어넘어 형식적으로는 선진국 근처에 거의 다다른 듯하다.
비록 식량자급율(30%미만)은 낮지만 수입농수축산물의 증가로 어느 정도 배고픔은 해소하였고 도리어 너무 많이 먹어 나타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몸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보다 과도하게 먹어서 진행되어 아른바 만성대사질환으로 불리는 과체중, 비만,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고콜레스테롤 등이 바로 그것이다.
주위에 배나온 사람이 천지다. 어린 나이임에도 비만형태의 성인체형을 보이고, 애어른 할 것 없이 입만 열면 '다이어트'(diet) 라는 말을 달고 사는 형편이다.
육체노동에서 정신노동으로 노동의 형태가 급격히 바뀌면서 필요에너지량이 현저히 줄었음에도 먹는 양은 예전과 비슷하거나 도리어 더 먹어 나타나는 질환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자 정부차원에서 국민복리증진, 건강을 위해 운동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과체중, 비만, 고지혈증 등이 장기화되면서 당뇨로 진행되는데 이를 예방하거나 조금이나마 개선시키고자 한다면 오전시간보다 오후에 운동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The effect of morning vs evening exercise training on glycaemic control and serum metabolites in overweight/obese men: a randomised trial.Trine Moholdt, Diabetologia, 2021 Sep)
그렇다고 오전에 운동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절대 아니며 이미 적응되고 적정체중을 유지하며 각종 생화학지표가 정상적인 사람들은 어느 시간대 관계없이 건강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다만 오후나 늦은 시간대에 운동을 하면 지방이 많이 함유된 식사를 즐겨하는 분들이나 과체중, 비만, 당뇨인 분들의 경우 지방대사와 혈당조절을 개선하는데 조금 더 건강적인 이점이 있다는 것이며 이는 신체의 물질대사가 상대적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우리 몸은 생물학적 조직을 조정하는 분자시계가 작동되어 배고픔, 심박수, 졸음, 유전자발현, 근력, 세포분열, 에너지 소비 등과 함께 하루 종일 혈당의 오르내림을 반복한다.
운동도 마찬가지로 내부 시계에 따라 그 효과도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며 다만 오후시간대가 만성대사질환의 개선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네 삶이 그렇게 오후시간대에 운동을 할 수 있게끔 호락호락하지만은 않기에 가능한 시간대라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지름길이라 하겠다.
*닦고(운동으로 혈관 안팎을) 조이고(근육, 인대 건을) 기름치자(조금 덜 먹고 일찍 자자)
**누죽달산 : 누우면 죽고 달리면 산다.
이윤희 (yhlee@posyko.com)
-운동생리학 박사
-한국운동영양학회 부회장,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대한육상연맹 의무분과 부위원장(운동생리,영양,도핑 부문)
-전 2020도쿄올림픽 특별지원팀(영양분과위원)
-이제는 운동도 식사처럼 삶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파워스포츠과학연구소 대표'
-(주)파시코 대표이사
-국가대표,프로스포츠 선수 영양컨설팅, 운동과 건강,영양 관련 수많은 기업강연 전문가.
-보디빌딩 1급 지도자, 건강운동관리사 3급
-풀코스 마라톤 250여회
-울트라마라톤 60여회 완주 매니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