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근박사의 물류이야기]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과 모빌리티 모먼트
[이상근박사의 물류이야기]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과 모빌리티 모먼트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2.10.04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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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근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

국토교통부는 완전자율주행차, 도심항공교통(UAM), 로봇 배송 등 미래 모빌리티를 상용화하는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 로드맵은 '모빌리티 시대 본격 개막'을 위한 초석이다. 민관합동 모빌리티 혁신위원회가 선정한 △자율주행차 △UAM △디지털물류 △모빌리티 서비스 △모빌리티 도시 총 5개 분야에 대한 중장기 과제를 발표했다. 

이 발표에서는 이동을 더 편리하게 하고, 시간을 단축해 소중한 삶의 시간을 시민에게 돌려주는 혁신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2019년 기준 40분대인 전국 평균 출퇴근 시간을 2035년 20분대로 줄이고, 3기 신도시를 모빌리티 특화도시로 조성하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정부는 2027년 '레벨4(Lv4)' 완전자율주행차 상용화를 목표로 정했다. 2025년 완전자율주행 버스·셔틀 서비스를, 2027년 구역 운행 서비스를 상용화한다. 이를 위해 2024년까지 현행 여객 운송 제도를 자율주행에 부합하게 재검토하고 여객 운송 제도 개편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아울러 2030년까지 전국 도로(약 11만㎞)에 완전자율주행차량을 지원할 수 있는 실시간 통신 인프라를 구축하고, 전국 단위 정밀도로지도를 구축하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자율주행 전용차료 지정·운영 등을 통해 화물차 자율 군집주행 등을 실증할 수 있는 '모빌리티 혁신 고속도로'를 선정할 방침이다. 

항공 모빌리티 구현은 2025년 UAM 서비스 최초 상용화를 시작으로 나선다. 최초 서비스는 수도권 특정 노선으로 시내버스와 유사한 방식으로 운행할 계획으로, 정부는 서비스가 실현되면 수도권에서 서울 도심까지 통행시간이 48분에서 13분으로 70%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위해 도서지역 긴급 택배, 도심 화물 운송 등 실증사업도 확대한다. 로봇과 드론을 활용한 무인 배송도 이르면 2023년부터 실시한다. 배송수단을 화물차와 이륜차로 제한하고 있는 현행법을 개정해 '전국 당일 운송 서비스'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안전 기준을 충족한 배송 로봇의 보도 통행도 허용해 무인 배송을 활성화한다. 또 자율주행 화물 운송 상용화에 대비해 2024년까지 화물 운송 제도 개편 방안을 마련하고, 지하 도시철도망을 활용한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할 예정이다.

물류 인프라의 디지털 전환도 추진한다. 24시간 생활물류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주요 교통거점에 도시첨단 물류단지를 조성하고 공유형 인프라인 스마트 공동물류센터도 확대한다. 도심 내 근린생활시설에 소규모 주문배송시설 입주를 허용하는 한편 대규모 개발 사업 시 생활물류시설 용지 확보 의무화 등 인프라 확충 제도 마련에 나선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2월말 기준 우리나라 차량 등록대수는 2490만대를 넘어섰다. 이중 비사업용(자가용)승용차는 1917만대, 비사업용(자가용)화물차는 315만대가 넘는다. 

차량은 계속 늘고 있지만 차량의 일 주행거리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서울지역의 자가용 승용차의 일일 평균 주행거리는 2018년 말 기준 30.2km, 화물차는 44km로, 사업(영업)용 승용차 85.6km, 화물차 116.8km에 대비해 1/3 정도인 각각 35.2%, 37.6%로 이동 효율성이 현저히 낮다.

우리 국민은 하루 평균 2시간 정도를 이동에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중교통으로 통근하고, 주말에만 자가용을 이용하는 차량과 주부용 세컨드카까지 고려하면 자가용 승용차의 실제 운행 시간은 10% 이내로 추정된다. 나머지 시간은 운행하지 않고 주차된 상태다. 

차가 많으면 이동 문제가 나아져야 하는데 점점 더 원하는 시간에 차를 타기 어려워졌다. 이런 이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모빌리티가 최적화돼야 한다. 모빌리티의 최적화를 통해 더 적은 차량대수, 높은 가동률이 전제돼야만 원활한 교통흐름과 쾌적한 대기환경 등 모빌리티 도시의 삶 자체도 좋아진다.

◆이제 전 세계는 모빌리티 모먼트(Mobility Moment)를 예측할 수 있다.
2007년 6월 29일, 애플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휴대폰 산업과 생태계를 급속히 변화시킨 아이폰 모멘트(iPhone Moment)가 왔다. 전세계는 인공지능(AI)의 발전과 공유경제의 진화, 자율자동차의 등장과 급격한 도시화 등이 우리가 지금까지 겪지 못한 새로운 모빌리티의 등장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우리 일상 속의 자전거, 킥보드, 오토바이, 자동차, 기차, 비행기 등 다양한 모빌리티는 이제 더 이상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AI같은 첨단기술과 결합된 새로운 일상의 파트너로 등장한다. 첨단기술과 경합된 새로운 모빌리티 수단들은 우리의 생활 자체를 바꾸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 산업은 어느 산업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모빌리티 디바이스의 변화는 모빌리티와 연관된 완성차, 부품사, 전장(電裝), 가전, 엔터테인먼트, AI, 서비스,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등 연관 산업, 일자리와 직업의 변화도 동반한다. 

완전 자율주행차가 등장하면 우리는 차안에서 운전대신 다르게 시간을 보내야 한다. 이것이 글로벌 기업들이 하나같이 모빌리티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이다. (차두원, “이동의 미래”)

지난 2013년 CES 전시회에 자동차회사가 처음 나왔을 때 혹자는 ‘자동차가 가전제품인가?’라며 비웃기조차 했다. 과거에는 CES 전시회가 끝나고 2주 뒤에 열리는 북미 디트로이트 자동차 전시회가 오히려 더 큰 주목을 받았다. 

‘CES2018’에서 도요타는 다목적 모빌리티 서비스 전용 차세대 전기차 ‘e-Palette concept’을 선보인바 있다. ‘이팔레트’ 플랫폼을 통해 자동차를 이동이라는 쓰임 외에도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내부 공간이 재창조하는 모빌리티기업으로 변신을 발표했다.

‘CES 2020’는 ‘인공지능을 우리의 일상으로(AI in everyday life)’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자동차 메이커들은 CES 전시장을 찾았고 디트로이트 자동차 전시회는 사실상 문을 닫았다. 자동차가 TV와 다름없는 가전 소비재로 인식되고 있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 4500여 기업이 참가해 다양한 차세대 모빌리티, 로봇 인공지능, 5G 등 최첨단 기술이 구현되면서, 우리의 미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자리였다.  

‘CES 2020’에서 완성차 기업들은 스스로를 제조기업이 아닌 모빌리티 기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동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겠다는 기치 하에 제품과 서비스를 공개하고 있다. 여기에 첨단 기술이 산업의 경계를 허물고 기술의 융합이 새로운 혁신적 모빌리티를 가져오고 있다. 

자동차 공간은 이동하지 않는 시간에도 생활, 휴식, 생산적 작업 공간으로 확장된다는 뜻이다. 자동차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게 된다.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던 수준의 변신이 일어나고 있다.

기업에겐 미래 생태계의 패권을 겨루어 보는 시험장이였다는 평가를 남겼다. 앞으로 가까운 미래엔 지금의 자동차를 고르듯 개인용 비행체(Personal Air Vehicle)까지도 사고파는 시대가 오리라 예측할 수 있다. 

CES 2020은 물류 측면에서도 모빌리티 외에 델타항공(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가디언XO’), 포드(디짓)와 같은 물류기업이 아닌 기업들이 새로운 개념의 로봇 등을 통해 물류로의 진출을 시험했다.

올해 열린 CES 2022는 자율주행의 최신 기술을 보여주는 경연장이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 차에 자율주행 기술 도입을 서두르겠다고 발표했고, 자율주행 업체들은 이전보다 섬세하게 도로 상황을 파악하는 라이다 센서 등을 공개했다. 

CES에 참가한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등은 자율주행 기술 도입 일정을 구체적으로 내놨다. 여기에 도요타가 투자한 일본 스타트업 스카이드라이브(SkyDrive)는 eVTOL(전기 수직이착륙기)를 출품해  '날아서 출퇴근하는 꿈같은 미래'에 도전장을  냈다. 

스카이드라이브의 eVTOL는 2020년 5분간의 시험 비행을 완료했으며 일본 정부로부터 형식 인증을 받기도 했다. CES 2022에 전시된 SD-03는 400kg의 무게를 싣고 시속40~50㎞로 날수 있다. 이 회사의 다음 목표는 2인승 eVTOL이다. 2023년 2인승 버전을 공개하고 2025년 일본 오사카만 지역에서 택시서비스를 시작하는 게 목표다.

◆스마트폰을 능가하는 통합 디바이스 모빌리티는 ‘모빌리티 모먼트’를 가져온다.
뉴노멀 시대에 접어든 지금은 스마트 모빌리티, 스마트 시티, 공유경제가 중요한 화두다. 과거 백화점 명절선물 가정배달 등에는 화물차 외에 택시, 승용차, 오토바이 등 가능한 모든 여객 모빌리티가배달 수단으로 이용됐었다. 

고속버스, 시외버스, 열차 같은 여객 수송용 수단도 도시간 긴급화물운송에 활용되었고, 서울 동대문 시장에서 지방 의류상이 애용하던 전세버스는 여객운송과 화물운송을 통합한 모빌리티였다.

공유경제의 기본원리인 유휴자산의 활용측면에서 보면 가까운 미래에 모빌리티는 사람과 화물운송이라는 경계가 붕괴될 것이다. 택시, 승용차, 지하철, 자전거, 오토바이, 버스, 선박, 항공기, PAV, 제트팩(Jet Pack) 등 여객수송용 모빌리티와 화물차, 화물열차, 콜벤, 배달로봇, 드론 등 화물 수송용 모빌리티의 경계는 급속하게 무너지고 기능은 통합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가까운 미래에 등장할 자율주행차와 운행중인 화물차, 선박, 항공기내에서 3D프린터 등을 통한맞춤형 생산이 가능하게되면, 모빌리티가 생산, 유통, 물류의 통합 기능을 수행할 날도 올 것이다.

<이동의 미래>(차두원)에서는 “앞으로의 미래는 모빌리티를 지배하는 자의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럼 모빌리티 혁명을 성공으로 이끌 주인공이 누구일까? <미래자동차 모빌리티>(정지훈, 김병준)에서는 이동의 미래의 지향점인 ‘서비스로서의 모빌리티(MaaS)’를 성공적으로 구현해 이끌어 나갈 사업자일 것으로 밝히고 있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제조, 유통, 서비스와 물류의 영역 성을 더 높이 쌓고 있다. 과거 지향적 사고에 갇혀, 연결과 융합의 성벽을 더 높여 나도 넘으려 하지 않고, 남도 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우리는 모빌리티의 급격한 변화를 보면서, 아이폰 모멘트(iPhone Moment)가 사회를 어떻게 바꿨는지를 기억해야 한다. 

모빌리티 모먼트 (mobility Moment)가 온다. 지금 모빌리티 산업은 새로운 혁신의 길로 가고 있다. 모빌리티 산업은 분명 현존하는 제품, 서비스나 업종이 아닌, 급속히 떠오르는 알파라이징 산업이다.  

이상근(ceo@sylogis.co.kr)
ㆍ산업경영공학박사 
ㆍ삼영물류(주) 대표이사(현)
ㆍ국토교통부  '국가물류정책위원회 정책분과위원'(현)
ㆍ국토교통부 규제심사위원  (현)
ㆍ인천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위원(물류분과위원장) (현)
ㆍ대한상공회의소 물류위원회 부위원장(겸 실무위원장) (현)
ㆍ국립 인천대학교 전문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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