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그 사람의 품격(品格)
[최승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그 사람의 품격(品格)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2.10.06 0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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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훈
•한국생애설계포럼 대표
•한국생애설계연구소장

부드러운 말과 올바른 행동은 곧 그 사람의 품격이다. 
사람은 한평생 동안 수많은 말을 하고 산다. 어떤 학자의 연구에 따르면 한 사람이 평생 5백만 단어의 말을 한다는 보고서를 냈다. 원석을 갈고 다듬으면 보석이 되듯 말도 갈고 다듬으면 빛이 나게 된다. 

상대방이 말할 때는 적극적으로 경청을 하여야 하고, 불평과 불만을 입에 담는 것을 삼가야 한다. 불평과 불만은 불운의 동업자이기 때문이다. 눈으로도 말한다고 한다. 오히려 눈은 입보다 더 많은 말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입으로만 말하지 말고 눈과 표정으로도 말을 하고 앞뒤가 맞도록 말하여야 한다. 

장자님 말씀에 “사람의 마음은 무수한 현(絃)으로 만들어진 금(琴)의 음색보다도 미묘한 것이며, 때아닌 바람에 현이 터지기도 하고 사소한 부주의로 음조가 흐트러지기도 하는 것”이라 했다. 명심보감에는 “강물이 마르면 속과 바닥이 보이지만 사람은 죽어도 그 속과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 사람의 품격을 제대로 파악하기란 쉽지 않지만, 품격이란 사람의 됨됨이와 기본바탕을 타고난 인격이라 하였다. 인격은 어떻게 말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 보이게 된다. 그 사람의 품격을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는 비법이 있다고 한다.

어느 레스토랑에서 ‘CEO 모임’이 열리고 있었다. 각자 인사를 나누는 중에 웨이터의 서빙이 시작되었다. 그때 한 웨이터가 ‘와인’을 서빙을 하던 중에 실수를 하여 어떤 CEO의 양복에 와인을 쏟아 버리고 말았다. 실수를 한 웨이터가 어쩔 줄 모르며 "죄송합니다, 손님!" 하면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봉변을 당한 그 CEO에게 관심이 집중되었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두가 주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CEO의 반응은 의외로 침착하게 미소를 잃지 않으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오늘 아침 바쁜 일이 생기는 바람에 ‘샤워’를 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그걸 알았죠. 허허."하면서 오히려 웨이터를 다독여 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또 다른 한 사람의 IT 업체 CEO가 있었는데 그는 이 장면을 목격하면서 "실수를 한 웨이터를 웃음으로 용서하는 걸 보고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었어요. 저는 그와 즉각 거래를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은 어떤 것일까?
"죄송합니다. 손님." 웨이터가 사과를 한다 하더라도 "여기 주인 나오라고 해!" "나 너 당장 해고시킬 수 있어." 고성이 오가고 쩔쩔매는 웨이터는 결국 매니저나 사장이 나타나 사과와 보상을 약속하고 상황을 해결하게 된다. 웨이터는 징계를 받거나 해고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런 풍경과 흔하게 마주치게 된다. 당신이 이러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의류업체의 어떤 CEO는 웨이터나 부하직원을 쓰레기처럼 취급하는 사람에겐 기대할 것이 전혀 없다고 했다. 상대에 따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사람과는 비즈니스를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고 한다.

전 세계 수 많은 CEO들이 비즈니스 비법으로 삼는 법칙이 있다. 그것이 바로 '웨이터의 법칙'이다. 미국의 방위산업체인 레이시언의 CEO ‘빌 스완슨(Bill Swanson)’이 정리한 '책에서는 찾을 수 없는 비즈니스 규칙 33가지'를 보면,

모르면 모른다고 말해라. / CEO에 대한 비판이 없다면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 사업은 시작하기보다 빠져나오는 게 더 어렵다. / 자신의 가족을 고를 수는 없지만 사장을 선택할 수 있다. / 당신에게는 친절하지만 ‘웨이터’에게 무례한 사람은 절대 좋은 사람이 아니다. / 그중에서도 ‘웨이터 의 법칙’은 결코 오차가 없는 확실한 비법이라고 말한다. 

‘웨이터의 법칙’ ‘부하직원의 법칙’ ‘경비원의 법칙’ ‘운전기사의 법칙’ ‘청소 원의 법칙’ ‘비서의 법칙’ ‘아르바이트생의 법칙’ 등 이 모든 법칙으로 우리는 그 사람의 품격을 알 수 있다. (인성채널e 참조)

회사에서 상사에게 듣는 말 가운데 "일을 이따위로 하고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 가냐?" / "이런 것 하라고 월급 주는 거잖아" / 이런 상황, 이런 종류의 말들을 하거나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경비원에게, "자리 안 지키고 어딜 그렇게 돌아다녀요?"/ "떨어진 낙엽 안 치우고 뭐해." "왜 분리수거가 이 모양이야." 등등 힐난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한다. 

오랫동안 주민의 폭언을 참아왔던 서울의 ‘A 아파트 경비원이 분신(焚身)’을 해 목숨을 끊은 일이 있었다. (2014.12.05. 조선)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던 이 사건은 며칠 동안 뉴스에서 언급되기도 했다. 그 사건의 인터넷 기사 뒤에 올라온 많은 댓글이 있었다.

그중 가슴에 와닿는 말 “경비원을 했던 사람입니다. 경비원들 보시면 그냥 이 한마디만 해 주십사 부탁드립니다.” "수고하시네요." ‘그저 빈말이라도 좋으니 그 말을 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누군가의 아버지이고, 한 집의 가장인 이들에게 우리는 어떤 말들을 해왔는가? 이제부터라도 우리 함께 이런 말들을 실천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

"수고하시네요." "궂은일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애썼네.” “자네뿐 일세.” "고생 많았어요."
그런데 왜 따뜻한 말보다 폭언이 더 많이 오가는 것일까?

어떤 조사에서 좋지 않은 행위 1위로 '그 사람의 말하는 습관이 문제라서'가 55.9%를 차지했다. 그 사람의 말은 그 사람의 품격이고. 그 사람의 품격은 곧 그의 인격이다. 

지금 내 입에서 나오는 말이 내 인격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 사람에게 할 나의 말을 머릿속에서 한 번 더 다듬어서 말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어렵지 않은 이런 법칙을 지키는 사람이 늘어간다면 우리 사회는 더욱 밝아질 것이다.

최승훈
•한국생애설계포럼 대표
•한국생애설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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