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만의 컨택센터 칼럼] 사람은 누구나 귀하다.
[황규만의 컨택센터 칼럼] 사람은 누구나 귀하다.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2.10.26 08: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황규만 부회장
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황규만 부회장

사람들은 자기가 가진 게 많거나 높은 지위에 있으면 없는 사람이나 지위가 낮은 사람에게 함부로 해도 된다는 생각을 하는 못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위력에 의한 범법 행위들이 많이 일어납니다. 

서울시장, 부산시장, 충청남도 도지사의 경우 자신을 보좌하는 비서 내지는 수행비서 같은 직원을 상대로 자신의 직장 내 지위에서 나오는 권력을 이용하여 피해자의 반항 의사와 의지를 제압한 것이죠. 

피해자는 만약 거부하면 불이익을 당하거나 직장을 잃게 될까 두려운데다 특히 자신이 직접 모시는 상사이기에 더욱 심리적, 신체적으로 위축되기 마련입니다. 위 사건들처럼 직장 내에서 행해지는 것을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폭력 범죄’라고 합니다. 

이런 사건들은 한 때 들불처럼 일어났던 미투운동을 통해 사회적 문제로 인식이 되면서 조금씩 정화되어 가는 듯 보입니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이 눈을 부릅뜨고 다시는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가해자는 엄벌에 처해야 하며, 피해자는 더 이상 2차 피해를 입지 않도록 보호해야 합니다.

위력에 의한 성폭력 범죄와 더불어 해결해야 할 또 다른 문제는 못난 고객에 의한 고객응대근로자(구 감정노동자)에게 행해지는 성희롱과 언어 폭력입니다. 이것도 위력에 의한 범죄입니다. 

같은 조직내에 있지는 않지만 고객이라는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기업의 직원들에게 함부로 하는 것이니까요. 이런 못된 짓을 하는 못난 고객들은 자신은 고객이기에 그들에게 함부로 해도 된다고 생각을 하는 듯 합니다. 

과거에는 기업이 이런 못난 고객들을 고소ㆍ고발할 경우 시민 단체나 다른 고객들이 SNS를 통해 “어떻게 기업이 고객에게 감히 그럴 수 있냐?”고 들고 일어났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기업들은 사내고객인 직원을 보호하기 보다는 나쁜 짓을 하고도 뻔뻔하게 항의하는 못난 고객을 달래느라 선물을 갖다 바치기도 했지요.

하지만 정부와 관련단체들이 합심해서 전국적인 캠페인을 통해 조사를 한 결과 대부분의 국민들은 그런 못된 짓을 하는 고객이라는 탈을 쓴 범법자들은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힘을 실어 주셨고, 산업안전보건법 제26조의 2(감정노동자보호법)항을 추가해 기업이 더 적극적으로 직원을 보호하고 지원하도록 했으며, 성희롱이나 언어폭력이 범죄행위임을 사전에 고지하도록 해 많은 부분에서 개선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요? 
저는 역지사지(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못된 짓을 하고 있는 고객들도 분명 어느 곳에선 가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파는 회사에 근무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못된 고객을 응대하고 있는 고객응대근로자도 못된 고객이 근무하는 회사의 고객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고객응대근로자는 누군가의 엄마이고, 누군가의 아내이고, 누군가의 딸입니다. 다 귀한 사람들입니다. 누구도 함부로 해서는 안 되는 사람들인 것입니다.

“당신을 행복한가”(티베트의 정신적인 지도자 달라이 라마)라는 책을 읽다가 이런 구절을 읽었습니다. 

한쪽 집단이 다른 쪽 집단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은 한마디로 말에 무지의 결과라는 것입니다. 과거와 같이 노예제도가 성행하거나 양반과 상놈이 살던 시대도 아닌데 누가 누구에게 함부로 할 수 있다는 것입니까?

고객이기에 기업에 함부로 해도 된다는 잘못된 고정관념이 원인이지요. 물론 세상에는 바뀔 수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인간 존재들 속에는 실로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의 다양성이 있으니까요. 

요즘 국회에서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는데 국회의원들은 국감에 출석한 정부의 장관이나 기업의 대표들에게 함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그들은 국회의원들에게 그렇게 함부로 대우받아도 되는 사람들이 압니다. 

그런데 과거 국회의원들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졌던 그 기억을 고정관념으로 박혀 있는지 못된 짓들을 하네요. 제발 정신 차리세요. 당신들이 함부로 해도 되는 사람은 당신 가족을 포함해서 이 세상에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는 각자의 역할이 있습니다. 그 역할에는 높고 낮음도 귀하고 천한 것도 없습니다. 서로의 역할이 다를 뿐이지요. 상대의 역할을 존중하고 함께 하려 할 때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살기 좋은 사회가 될 것입니다. 

황규만
(사)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부회장
(사)푸른아시아(기후위기 대응 NGO 환경단체) 이사
(사)한국액티브시니어협회 이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