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근박사의 물류이야기] 감염병과 공급망 리스크 
[이상근박사의 물류이야기] 감염병과 공급망 리스크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2.10.31 08:4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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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근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

중국 우한(武漢)에서 2019년 12월 말 시작된 '코로나19(Covid19)’ 전염 사태가 전 세계적인 팬데믹(대유행 전염병)으로 발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표하는 코로나19 통계에 의하면, 2022년10월 30일 기준 전 세계적으로 확진자는 632,576,561명, 사망자가 6,600,288명에 달한다. 

지금도 그 끝을 모르고 진행되고 있다. 확진자가 많은 나라 순서는 미국(99,341,447명), 인도(44,652,266명), 프랑스(36,793,161명), 독일(35,571,130명), 브라질(30,921,145명)의 순이고, 우리나라는 6위로 25,583,799명에 달하고 있다. 

최근 들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로 인하여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으나, 중국 등 확진과 사망자 통계를 발표하지 않는 나라가 많아 실제로 얼마나 더 확진자가 발생했고, 앞으로 얼마나 더 지속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감염병과 함께 한 인류

◆감염병은 인류 역사와 함께하고 있다
감염병이 글로벌 공급망에 타격을 준 사건은 1918년 3월부터 1920년 6월까지 대 유행하면서 5,000만˜7,000만명 이상이 사망한 스페인 독감, 2002년 11월 발생해 2003년 7월에 종식된 사스(SARS), 2015년 5월부터 12월까지 대 유행한 메르스(MERS)가 대표적이다. 근세에 우리를 공포에 떨게 만든 악명 높은 전염병들은, 대개 동물을 숙주로 삼아 자신을 번식·변이시킨 바이러스이다.

이중 가장 큰 피해를 준 스페인독감(Spanish flu, Spanish influenza)은 1918년 초여름 프랑스 주둔 미군 부대에서 처음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미군 병사들이 본국으로 귀환하면서 그해 9월부터는 미국 본토에까지 확산됐다. 이후 1920년 6월까지 극지방은 물론 태평양의 도서 등 전 세계로 확산돼 2년 동안 창궐했다.

이 2년 동안 스페인독감으로 약 7,000만 명이 사망했는데, 이는 1차 세계대전의 전사자 (900만 명)보다 많은 사람이 희생되어 20세기 최악의 감염병으로도 일컬어진다. 당시 우리나라에도 스페인독감(무오년 독감)이 퍼져 인구 1,670만 명 가운데 절반 가량인 740만 명이 감염됐으며, 이 중 14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빌게이츠는 2015년 인류의 가장 큰 위협으로 전염병을 꼽았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7년전인 2015년 지식 콘퍼런스인 테드(TED) 강연에서 "만일 향후 몇 십 년 내 1,000만 명 이상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전쟁보다는 전염성이 높은 바이러스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라고 팬데믹을 예견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핵 억지를 위해 어마어마한 돈을 투자했지만 전염병을 막는 시스템에는 거의 투자하지 않았다. 우리는 앞으로 다가올 전염병에는 전혀 대비하지 않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빌 게이츠는 인류의 가장 큰 위협으로 전염병을 꼽았다. 특히 그가 경계하는 것은 호흡기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병이다. 가장 두려운 재난은 “핵무기도 기후변화도 아닌, 전염성 강한 인플루엔자(influenza) 바이러스”라고 말할 정도다. 

실제로 20세기 인류의 목숨을 앗아간 가장 치명적이었던 사건은 전쟁이 아니라 전염병이었다. 1918년 스페인 독감으로 약 7000만 명이 사망했다. 1968년 홍콩 독감, 2009년 신종 플루, 2020년의 코로나19까지 팬데믹의 발생 간격 또한 짧아지고 있다. 

인간의 질병 중 유일하게 퇴치된 천연두 이외에는 과거의 모든 전염병이 여전히 남아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세와 연결시키는 페스트도 아직 우리 곁에 있다. 2017년 마다가스카르를 강타한 페스트에 2,400명이 감염되었고 200명 이상이 사망했다. (빌게이츠, <넥스트팬데믹을 대비하는 법>)

감염병은 지역감염 정도에 몇가지로 구분된다.  '아웃브레이크 outbreak'는 특정한 지역에서 작은 규모로 질병이 급증할 때, ‘에피데믹 epidemic’은 한 국가나 그 이상의 넓은 지역에 더욱 광범위하게 퍼질 때, '팬데믹 pandemic'은 에피데믹이 전 세계로 퍼져 하나 이상의 대륙에 영향을 미칠 때를 말한다. 

전염병이 이동 없이 특정한 장소에 계속 머무르는 경우는 '엔데믹 endemic‘이라고 한다. 이제 코로나19는 팬데믹 단계를 넘어 엔데믹 상태에 접어들었다.

◆세계는 코로나19 팬더믹 이후 공급망 교란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미국의 일부 제조기업들은 미·중 무역전쟁을 피해 베트남 등 다른 아시아 국가로 생산라인을 이전하고 있었다. 

또 2019년 말부터 미국 유통업체들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되기 전에 제품을 대량으로 사들여 미국 내 재고상태는 평소보다 높은 상태를 유지했다. 

그럼에도 2020년 초부터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재고 부족 위기가 머지않아 현실화될 것 경고했고 이는 현실로 나타났다. 미국 아마존과 월마트는 팬데믹이 시작되자 중국산 상품공급이 제한되면서 재고 부족 위기에 봉착했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마스크와 화장지 등 위생·생활용품은 극심한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 아마존과 월마트가 직면한 재고 부족 리스크는 코로나19 발병 이후 공급망 리스크에 예민한 미국 산업계에 큰 부담을 안겨주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공급망 붕괴 원인은 공장가동중단, 수출규제, 물류망 단절이다
첫째, 공장 가동을 중단시켰다.
코로나19의 확산방지와 근로자 보호를 위해 출근이 금지되면서 공장과 항만, 공항이 멈췄다. 글로벌 소싱을 통해 조달되던 자동차와 전자산업의 원·부자재의 공급망이 붕괴되면서 멈춘 공장이 급증했다. 또 급격한 소비 위축 분위기는 주문감소와 주문 취소로 이어져, 다시 공장의 가동 중단이라는 악순환을 이어갔다. 

둘째, 수출을 규제했다. 자국 우선주의에 따른 마스크와 위생용품, 생필품, 식량의 수출규제로 공급망이 교란됐다. 

셋째, 물류망이 단절되었다. 국경폐쇄에 따른 화물이동 제한과 항공·해상·육상 운송수단의 운행중단, 항만과 공항 근로자의 출근금지령이 물류망을 단절시켜 공급망이 붕괴됐다. 

글로벌공급망관리와 적기생산체계은 공급망 단절과 붕괴시엔 리스크를 키우는 독이 될 수 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기업들은 중국이외의 다른 국가로부터 대체 수입을 늘리려 했지만 전 세계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이마저도 어려워졌다. 글로벌 공급망 구축이 기업들의 효율성을 올리는 한편, 재난 사태 땐 리스크를 키우는 독이 되었다. 

공급망 리스크는 기존의 정설이었던 재고 최소화와 2차와 1차 협력업체를 거쳐 최종 조립 공정에 이르기까지 낭비없이 완벽히 동기화한 글로벌 공급망 관리(GSCM Global Supply Chain Management)와 재고를 최소화하는 적기 생산체계(JIT Just In Time)의 공급망 리스크를 되돌아보고 위기관리시스템 구축 필요성의 큰 교훈을 주었다. 

◆우리가 지금 직면한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단발적으로 끝날 사안은 아니다
2021년 3분기 이후 비대면 생활에도 어느정도 적응되고 백신 2차접종자가 늘면서, 우리나라와 미국, EU 등 선진국은 위드(With)코로나 정책으로 전환을 시도했다. 제한적이지만 서서히 코로나 이전의 생활로 돌아갈 준비를 하던 상황이었다. 

멈췄던 경제활동이 재개되고 대규모 정부 보조금은 수요 개선을 더욱 부추겼다. 4분기에 들어 오미크론 변이가 전세계로 확산되었지만 제로코로나(칭링)정책의 중국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곤 위드코로나 정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의 ‘위드(With) 코로나19’ 시대를 지나 앞으로 올 ‘포스트(Post) 코로나19’ 시대와 그 이후에 올 새로운 코로나와 같이 가야하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물류망의 단절, 복구, 재 단절 등이 반복되면서 새로운 변이 출현에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는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면서 팬데믹에서 앤테믹으로 약화되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코로나19 변이와 또다른 새로운 코로나와 재난들이 우리의 생활과 공급사슬, 가치사슬과 산업 전반을 지속적으로 위협할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될 감염병과의 전쟁은 국민의 적극적인 협력, 지도자와 정부의 리더십, 의료계의 적절하고 빠른 대응, 언론의 정확한 정보전달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국민, 정부, 의료계와 언론 등이 공공의 가치를 위해 서로 협력할 때 이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 

이러한 협력의 기반에는 방역, 의약, 생필품의 공급망의 안정을 통한 사회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상근(ceo@sylogis.co.kr)
ㆍ산업경영공학박사 
ㆍ삼영물류(주) 대표이사(현)
ㆍ국토교통부  '국가물류정책위원회 정책분과위원'(현)
ㆍ국토교통부 규제심사위원  (현)
ㆍ인천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위원(물류분과위원장) (현)
ㆍ대한상공회의소 물류위원회 부위원장(겸 실무위원장) (현)
ㆍ국립 인천대학교 전문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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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우 2022-10-31 09:31:31
좋은 정보 글 감사합니다. ^^
이상근박사님 의견에 적극 공감합니다. 바이러스의 주기 또한 점점 짧아지고 다양해지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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