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참다운 인간관계는 가정에서 비롯된다
[최승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참다운 인간관계는 가정에서 비롯된다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2.11.10 0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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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훈
•한국생애설계포럼 대표
•한국생애설계연구소장

장자님 말씀에 “사람의 마음은 무수한 현(絃)으로 된 금(琴)의 음색보다도 미묘한 것이며, 때아닌 바람에 현이 터지기도 하고 사소한 부주의로 음조가 흐트러지기도 하는 것”이라고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갈파(喝破)했다.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살고자 하고 성장하고자 하며 자손을 번식(繁殖)시키려 하는 본능을 가진 존재다. 인간의 존재가치를 찾는 근거로서 인간의 사고능력을 말하기도 하지만 인간이 살아 있다는 증거는 결국,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대상 사물을 감각으로 지각(知覺)하고 기억하고, 추리・판단하며, 결단하고, 행동하여 그 행동 과정과 결과를 평가하고 느끼는 일련의 활동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즉, 인간은 행동하는 존재이다. 

인간은 행동하기 위하여 감각기관을 통하여 자신을 둘러싼 물리적 사회적 대상을 관찰하고 느끼며, 인식하며 생각한다.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여 만족해하기도 하고 불만에 빠지기도 한다.

간단한 동작에서부터 집을 짓고, 길을 만들고 거대한 공장을 만드는 등 복잡하고 다양한 일들이 있으며, 수많은 사람이 힘을 합쳐야 이루어 낼 수 있는 모든 활동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공통된 구조를 갖고 있으나, 혼자의 힘으로는 본능조차도 달성할 수 없는 약(弱)하고 제한된 힘을 가지고 세상에 태어나는 것이다. 

수많은 생물 중에서 가장 미완인 채로 태어나는 것이 인간인 것이다. 태어난 즉시 제힘으로 걷고 먹을 것을 구하고 살아가지 못하는 약하기 그지없는 것이 인간이다.

인간은 다른 인간에 의존하거나 도움을 받아야 성장하고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인간의 욕구는 다른 사람을 통하여 구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인간의 생활 양태를 바탕으로 해서 인간과 인간의 관계 중 혈연적인 관계인 가정 속의 관계와 계약적 기능관계인 조직 속의 인간관계를 어떻게 개선해 갈 수 있는가 하는것이 평생 동안의 과제인 것이다.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최초의 관계는 가정 속에서 시작된다. 그것은 사랑의 관계로 출발하며, 홀로 설 수 있을 때까지 부모와의 관계, 가족과의 관계 부부와의 관계로 발전해 나간다. 가정 속의 관계는 성장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오늘날 신문의 사회면을 장식하는 내용 중에는 가정 관계의 상실로 수많은 문제가 발생하며, 온갖 사회 범죄가 가정의 관계의 부재로 비롯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 남자와 여자가 만남에 있어 처음부터 꼭 들어맞는 잘 어울리는 관계라서 원만하고 행복하게 살아간다고 말 할 수 있을까? 

사랑의 마음으로 양보하고 배려하고 격려하면서 조화 있는 가정을 꾸리기 위한 지고(至高)한 노력이 있을 때 화목(和睦)한 가정의 관계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아래의 사례를 통해서 인간관계를 어떻게 하는 것이 바른지 좋은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H 사 K 부장의 사례 
K 부장은 G도 C군의 정통농가에서 3남 4녀 가운데 맏이로 태어나 현재에 이르기까지 무수한 사연(事緣) 속에서 관계를 형성해 오면서 본바탕이 착해서인지 많은 어려움을 잘 극복하고 정상적이고 원만한 가족관계를 형성해 오고 있는 배경에는 인간 관계상의 관습적인 룰을 잘 지켜왔기 때문이라고 서슴없이 말하고 있는 것이 대단해 보인다.

다양한 가족관계라 바람 잘 날 없는 복잡한 관계일 것이라는 추측을 쉽게 할 수 있는 배경에서 K 부장의 부부관계를 살펴보면 아주 잘 어울리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비교적 늦은 결혼을 한 K 부장은 아내와의 성격이나 마음 바탕이 잘맞아 떨어진 경우라고 생각되어 부부관계 개선이란 주제가 필요가 없을 정도라는 것이 주변의 평가이다.

나이 차이가 많아서인지 K 부장은 아내를 끔찍이도 아껴준다. 아내 또한 세심한 것까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항상 가지고 있다고 알려졌다.

20여 년이 다 되도록 부부싸움 제대로 한번 못해 보았다니 무미건조하지 않을까 남들이 말을 하지만 그는 전혀 그렇지 않단다. 그의 부인은 남편이 자정이 넘어 귀가하여도 바가지 긁는 법이 없고 오히려 꿀차 등을 준비하거나 마지막 잔을 집에서 마시게 배려하면서 하는 말 “가족들을 위해서 애쓰시는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과음으로 건강을 해칠까 봐 걱정되어요.”라고 오히려 술 취한 남편을 위로해 준다고 한다.

아침에는 북어국이나 해장국을 끓여서 속을 편하게 해주는 데 돌부처가 아닌 다음에야 그 고마움을 잊을 수가 있을까? 따라서 귀가가 늦게 되면 사전에 늦은 이유를 연락하고 늦지 않게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누구든 남편을 찾아오면(야밤 불구하고) 정성껏 대해 주며, 아이들은 지성(至誠)으로 키우고 항상 책을 가까이 하려는 모습을 보고 K 부장은 마음 든든해 한다. 그 역시 새벽 출근길에 아내가 곤히 잠들어 있으면 깨우지 않고 혼자 준비해 출근하면서 이불을 꼭 여미어 주고 집을 나선다고 하니 이를 두고 부창부수(夫唱婦隨)라 한다던가?

표현하는 말 한마디도 골라서 하는데 음식을 짜게 만든 경우에도 아내를 나무라지 않고 “내가 요즘 싱거운 짓을 많이 했나 보군” 하는 등의 유머로 암시해 준다고 한다. 잘한 일이 있으면 즉시 큰 소리로 칭찬해 주고 맵시가 변했으면 적절히 평가해 준단다.

어떤 일이든 애쓴 흔적이 있으면 손이라도 잡아주고 격려해 준다. 약점이 보이면 잘 보완하도록 방법을 일러주고 자신이 그런 점이 있으면 스스로 깨닫거나 적극적 수용으로 개선해 간다고 한다.

마음이 상하는 경우가 생기면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차분히 대화하여 풀어 버리고 특별히 분기나 반기 간격으로 밤새워 삶의 얘기와 미래를 함께 그려간다고 한다. 

가벼운 술상을 마주하고 마셔가며 평소에 하고 싶던 이야기와 그들의 현주소(생과 삶의 위치)를 확인하고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등 광범위한 인생 문제부터 내일을 준비하는 미래 지향적 화제로 새벽이 밝을 때까지 대화해 보면 모든 앙금은 용해(溶解)되고 새로운 정신에너지를 충전하게 됨을 실감한다고 한다. 이 방법은 친구나 후배들에게도 권하는 방법이란다.

방법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을 발견하지 못할 뿐이며, 그 실행을 어렵게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의 자녀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아이들은 부모가 시키는 대로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하는 대로 한다”는 사실을 중시한다. 부모라는 거울을 통해서 아이들은 성장해 간다는 것을 이해하는 그는 그래서 늘 모범을 보이려고 애를 쓰고 특히 기본적인 원칙과 질서 감각 교육을 남다르게 한다.

그는 그런 내용을 정리하여 “당신의 한마디가 자녀의 평생을 좌우한다.”는 소책자를 만들어 이웃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관심을 가지고 지도해 나간다. 그는 좋은 남편 좋은 아버지임에 틀림이 없어 보인다.

최승훈
•한국생애설계포럼 대표
•한국생애설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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