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특별한 힘을 가진 기록 습관
[최승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특별한 힘을 가진 기록 습관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2.11.24 0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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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훈
•한국생애설계포럼 대표
•한국생애설계연구소장

▶ 놀라운 기록 습관 
종의 기원을 저술한 찰스 다윈은 "살아남은 종은 가장 강한 종도, 가장 지능이 높은 종도 아니다. 변화에 가장 빠르게 적응한 종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다윈이 말한 적자생존(適者生存)은 환경변화에 적응하는 자만이 생존할 수 있다고 했다. 학습과 목표를 달성할 때의 ‘적자생존(記錄生存)’은 적는 사람만이 각박한 환경에서 살아남거나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로 널리 회자(膾炙)되고 있다.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글로 쓰게 되면 엄청난 시너지가 폭발하게 된다.
첫째, 목표를 향한 궤도 이탈을 방지해 준다. 
둘째, 일의 진행 상황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셋째, 생각이 구체화 되고 생각이 행동화하도록 동기부여가된다.
넷째, 기록은 목표에 대한 참고서이자 훌륭한 독촉장이 된다. 
다섯째,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해 준다. 
여섯째, 목표들 사이에 조화와 균형을 이루게 된다. 
일곱째, 시각화와 다짐의 효과가 있다. 
여덟째, 상호작용의 일반법칙이 있다. 총명한 머리보다 둔한 연필이 낫다고 하지 않은가? (총명불여둔필(聰明不如鈍筆)

    
소망을 글로 쓰는 것은, 마음을 긍정화하고 행복한 삶으로 다가가는 더없이 좋은 도구이다. 기록의 과학적 가치를 역설해온 컨설턴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헨리에트 앤 클라우저 박사('라이팅 리소시스Writing Resources'의 대표. 워싱턴 대학교, 시애틀 대학교,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교, 캐나다 소재 레스브리지 대학교, 포드햄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놀라운 '기록의 힘'에 대해서 강의하고 있다.)는 기록의 중요성을 이렇게 말한다. 

"자신이 쓴 대로 이루어진다는 믿음을 갖고 열정적으로 펜을 움직이면 스스로 에너지를 발산하게 된다. 결국 자신의 손으로 삶을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자신의 소망에 집중해서 쓰는 글이 생각의 힘을 강화해서 현실화하는 강력한 동력이 된다는 말이다. 

▶ 긍정적 마음의 도구, 글쓰기 
소망을 글로 쓰면, 그 꿈은 종이 위에 글자로 구체화되어 형체를 갖게 된다. 꿈을 볼 수 있고, 잡을 수 있고, 만질 수 있게 된다. 머릿속에 머물던 행복에 대한 소망이 형체를 갖고 보이게 되면, 큰 동력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뇌 과학의 입장에서 볼 때도 소망을 기록하는 행위는 무의식을 움직이는 일이다. 우리의 뇌에는 자신이 집중하는 생각에 초점을 맞추어 정보를 저장하는 세망 신경계(RAS:Reticular Activating System)가 있다. 

우리가 행복을 간절히 바라고 집중한다면, 행복과 관련된 정보는 놓치지 않고 받아들이게 된다. 곧 소망을 쓰는 행위는, 그것에 반응하는 특별한 레이더를 무의식에 설치하는 것과 같은 셈이다. 행복과 소망을 글로 쓰는 행위는 마음을 긍정화하는 훈련이자, 행복을 뇌에 각인시키는 의식이다. 또 열망을 배가시키는 일이자, 자신의 소망에 날개를 다는 길이다.

▶ 걱정과 두려움을 없애는 기록 습관 
기록의 특별한 힘은 걱정이나 불안 같은 심리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쓸 수 있다. 현재 두려움이나 고민거리가 있다면, 우선 두렵고 우울한 이유를 종이에 생각나는 대로 써보자. 

그렇게 글로 쓰다 보면, 대개 자신의 걱정을 관찰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얻게 되고, 동시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머릿속에 있는 근심이나 두려움은 막연하기 때문에 해결책을 얻기가 어렵지만, 종이 위에서 구체적인 실체를 드러내면 그것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가 쉬워진다.

또한 괴롭거나 두려워하는 내용을 종이 위에 글자로 옮기다 보면, 두려움의 정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자신이 실체도 없는 미래의 막연한 두려움에 휩싸여 있었다면, 그런 사실을 깨달을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일본의 교육가이자 심리학 강사인 야마자키 후사이치 박사(山崎 房一, Yamazaki Fusaichi. 日작가 인문/교육작가 심리치료사/카운셀러 1926년~1993)는 두려워하는 것을 글로 쓰는 것이 '두려움이란 환상과 결별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두려움이 가득했던 마음이 기록을 하다 보면, 점차 진정되는 것이 그때문 이라는 설명이다. 

마음의 큰 상처로 남아있는 일이 있다면, 그 일을 종이에 쓴 후 구겨서 쓰레기통에 던지거나 태우는 것도 부정적인 감정을 없애 버리게 도움이 된다. 

이 방법은 실제 심리치료에서 쓰이는 요법이기도 하다. 20여 년간 계속된 중증 우울증을 치료한 후, 정신 건강과 행복 전도사로 활동 중인 폴 빈센트(영국. 작가)는 이 방법을 '부정적인 감정을 없애는데 간단하면서도 효과적 방법'이라고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고 했다. 

▶ 소망과 행복을 창조하는 기록의 방법
긍정적인 감정을 강화해 행복감을 키우고 싶다면, 자신의 소망과 행복을 종이 위에 글로 써본다. 행복한 감정을 유도하는 상상 훈련이나 언어훈련처럼, 기록훈련 역시 긍정적인 단어를 사용해서 일인칭 현재 시점의 간단한 문장을 만들어 반복하면 된다. 

문장을 만들 때는 '행복한 삶이 될 것'이라는 미래 가정형이 아닌, 현재 행복하고 소망을 이루어 낸 것처럼 써야 한다. 행복한 모습을 생생히 상상할 때 뇌가 행복하다고 착각하고 실제 행복 호르몬을 생산하듯, 글 역시 행복하다는 현재형의 단정적인 표현이 효과적이다. 

'나는 축복받은 사람이다'처럼 행복한 삶을 이룬 후 그 기쁨을 느끼면서 쓰는 것이 영향력을 발휘한다. 원하는 내용을 글로 간단명료하게 쓰고, 날짜까지 기록하게 되면 기록된 글이 무의식을 더욱 자극하게 되는 것이다. 

어디에 어떤 내용으로 쓸 것인지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하면 된다. 행복 노트를 마련해서 시간을 정해 매일 쓰는 것도 좋고, 소망의 목록을 기록한 메모를 휴대하고 다니면서 수시로 보며 마음을 다지는 것도 좋다. 모든 마음 훈련이 그렇듯이, 기록훈련 역시 꾸준히 반복하거나 자극을 주게 되면 무의식을 움직이는데 효과적이다. 

▶ 행복 일기
전쟁의 공포 속에서도 행복해지려는 의지를 담은 일기를 쓰면서 극단적인 불행과 맞선 유대인 소녀 안네 프랑크(독. Annelies "Anne" Marie Frank 1929~1945)를 보면, 매일 쓰는 일기가 감정을 정화하고 내적 의지를 강화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유대인 학살이 계속된 전쟁 속에서도 안네는 '오늘도 나는 행복할 것을 선택하겠다. 나는 지금 행복하기 때문에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노래하기 때문에 행복한 것이다'라는 내용의 ‘행복 일기’를 쓰면서 자신의 운명과 당당히 맞섰다고 한다.

최승훈
•한국생애설계포럼 대표
•한국생애설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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