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현재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있다. 지난 2017년에 65세 이상 고령자 인구의 비율이 14%를 넘어 고령사회에 접어들었으며, 앞으로 4년 뒤인 2026년에는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접어들 예정이다. 

이러한 인구 변화에 함께, 기술 분야의 발전 또한 진행 중이다. 기술의 특징이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발전하는 특성이 있다는 점에서, 고령자에게도 적합한 기술의 특징이 나타날 수 있다. 고령자의 필요를 고려한 기술 제품의 개발은 제론테크놀로지(gerontechnology)의 필요성을 부각시키는 실마리라고 할 수 있다. 

■제론테크놀로지는 무엇인가?

"제론테크놀로지"는 고령자의 일상적인 기능 향상을 위한 기술 연구와 인간의 노화에 대한 연구분야인 노년학이 결합한 복합어이다. "제론테크놀로지"라는 용어가 1989년 Jan Graafmans에 의해 만들어진 이래로,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수행되어 왔다. 

제론테크놀로지는 연구, 디자인, 제조 및 마케팅과 같은 매우 광범위한 연구 영역을 다루고 있다. 제론테크놀로지의 연구는 여러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로 고령자의 특성과 이러한 특성에서 비롯된 고령자가 필요로 하는 부분을 명확히 할 수 있다. 두 번째로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제품이나 환경에 관한 연구가 포함된다. 또한 노화 관련 기능 저하를 막는 기술 및 교육 분야도 다루는 영역이다. 

다음으로 제론테크놀로지와 관련된 몇 가지 연구 주제를 소개하고자 한다. 

■연령에 따른 쇠퇴

일상생활에서 젊은 성인과 고령자의 차이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는 노화 과정을 통해 다양한 기능들이 저하되는 것을 보여준다. 연령이 증가함에 따른 변화에서 감각 및 지각 기능에서는 미각의 쇠퇴, 청력 감소, 시력 감퇴 현상이 나타난다. 

인지와 관련하여, 기억력의 감소, 주의력의 쇠퇴, 정보 처리 속도가 느려지는 부분이 있다. 운동 통제와 관련하여, 고령자는 더 천천히 반응하고, 젊은 성인들보다 움직임이 느려지는 특성이 나타난다. 

이러한 연령과 관련된 쇠퇴에 관한 연구를 위해 정량적 데이터가 필요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정량적 데이터가 통제된 실험실 환경에서 주로 수집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제론테크놀로지에서는 고령자를 고려하여 설계된 다양한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일상적인 상황에서 고령자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연령 관련 쇠퇴가 어느 정도 관찰되는지를 분명히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가전제품에 대한 제론테크놀로지

현대 가전제품은 현재 매우 발전되어 있으며 유용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다양한 요리 메뉴를 가진 전자레인지, 소독 기능을 갖춘 세탁기, 음성 안내 기능이 있는 밥솥 등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전제품은 종종 고령자들에게는 사용하기가 어렵다. 

예를 들어, 메뉴가 많을수록 버튼이 많거나, 버튼 공간의 제한으로 크기가 작은 예도 있다. 제론테크놀로지의 관점에서 이러한 고령자를 위한 최소한의 기능은 갖출 필요가 있다. 

하지만 버튼을 누르기 위해 요구되는 최소의 힘은 고령자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 또한 고령자의 시각 기능에 맞게 대비, 휘도레벨, 글꼴 크기 및 서체를 조정하여 디스플레이에서 기호의 가독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빠르게 발전된 다양한 기술들이 젊은 사용자의 일상생활을 지원하고 있지만, 고령층은 뒤처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초고령사회에서는 기술은 고령자가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이바지할 수 있어야 한다. 

고령자의 일상적인 기능 개선을 위한 기술 및 노화 연구를 의미하는 제론테크놀로지를 통해 고령자를 겨냥한 제품의 유효성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경험적 연구가 필요하다. 동시에 더 많은 사람이 제론테크놀로지에 익숙해지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김수형 강남대학교 실버산업연구소 팀장
ㆍ현) 한양사이버대학교 실버산업학과 외래교수
      강남대학교 실버산업학과 겸임교수
      인하대학교 노인학과 초빙교수
ㆍ전) 성남고령친화종합체험관 연구원 
        실버산업전문가포럼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