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 CEO칼럼] 자율주행 화물차와 테트라포드(Tetrapod)
[전대길 CEO칼럼] 자율주행 화물차와 테트라포드(Tetrapod)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2.12.14 0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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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미국에서 화물차 교통사고 사망자는 연간 4,000여 명, 부상자는 100,000여 명이다. 
화물차 사고 원인의 15%는 운전자의 피로 때문이며 90% 이상이 운전자의 실수와 연관되어 있다. 

우리나라도 고속도로에서 화물차로 인한 사망자 수가 2016년에 124명이었으며 화물차 사망 사고 원인의 80%는 졸음운전과 전방 주시 태만이었다. 

사고 통계에 따르면 업무 과중으로 인한 피로가 대다수 사고의 주요 요인이다. 

<자율주행 화물차>
<자율주행 화물차>

미국은 지금 장거리 화물트럭 운전기사를 구하지 못해 극심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미국 화물트럭 연합은 향후 8년간 화물트럭 운전기사가 900,000여 명이 부족하단다.  

그래서 그 대안으로 등장한 게 바로 ‘자율주행 화물트럭’이다. 차량 공유 업체인 우버(Uber)가 자율주행 트럭 스타트업인 오토(Otto)를 인수 합병했다. 그리고 애리조나州에서 자율주행 트럭으로 장거리 화물을 운송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율주행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며 운전기사가 운전하다가 고속도로에 진입하면 자율주행 모드로 전환한다. 그리고 고속도로 운행이 끝나면 다시 자율주행 모드를 끄고 운전기사가 직접 운전한다. 그런데 화물트럭의 100% 자율주행 시대에 접어드는 것이 시간문제이지 싶다.   

2016년 어느 날, 오토(Otto)의 자율주행 트럭이 버드와이저 맥주 2,000박스를 배송하려고 미국 25번 고속도로를 따라 200km를 내달렸다. 이때 자율주행 화물 트럭에 타고 있던 운전기사는 화물 트럭을 운전하지 않고 운전석 뒤에만 멀뚱멀뚱 앉아 있었다. 현재 미국 내 모든 자율주행 화물트럭에는 운전기사가 탑승하고 있다. 

미국에서 화물 트럭 운전기사가 하루에 11시간, 주당 60시간 이상을 법적으로 운전할 수 없다. 미국 대형 트럭의 1대 값은 U$150,000으로 비싸다. 차량 부족과 운전자의 휴식이 물류가 지연되는 주요 요인이다. 

그래서 24시간 가동할 수 있는 자율주행 트럭은 물류비용을 크게 낮출 것이다. 또한 같은 구간, 같은 거리를 운전하더라도 운전 습관이 좋은 운전자는 나쁜 운전자와 비교해서 연비의 30% 정도가 높다. 

머지않아 미국처럼 우리나라 고속도로를 질주할 자율주행 화물트럭이 등장해서 최적의 여건에서 운행함으로써 유류비를 줄이고 사고율도 크게 낮출 것이다. 자율주행 전기 화물차의 등장도 시간문제이지 싶다.  

지금 우리나라 경제에 쓰나미(Tsunami)처럼 변화의 해일(海溢)이 밀려오고 있다. 
우리들에게 이런 높은 파고(波高)를 무방비 상태로 견뎌낼 힘이 있을까? 

프랑스 사상가 몽테스키외(M0ntesquieu/1689~1755)는 ”물레방아가 농부의 일자리를 빼앗았다“고 말했음을 잊지 말고 꼭 기억해야 한다.

우리나라 화물차주 겸 운전기사들 모임인 화물연대는 무관심(無關心), 무대책(無對策)이다. 오로지 안전 운임제 사수(死守)를 외치며 불법적인 파업을 벌였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화물연대의 불법 파업을 선동하고 부추겼었던 노동조합 단체는 유구무언(有口無言)이다.  

‘화물연대’는 노동조합 조직이 아니다. 개인별로 회사에 지입(持入)한 화물 차주(車主)들의 권익 추구를 위한 이익단체이다. 노동조합이란 착시(錯視)를 야기(惹起)한 것이다. 

개인이나 집단이건 불법 행위에 대한 책임은 모면할 수가 없음을 삼척동자(三尺童子)도 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정부의 법과 원칙의 강력한 대응으로 천문학적인 손실을 야기하고 불법파업이 멈춘 것이다. 

자율주행 화물차 시대가 코앞에 다가왔다. 앞으로 화물차주 겸 운전기사들의 일자리는 과연 어찌 될 것인가? 이들의 일자리가 흔적도 없이 송두리째 사라질까 봐 걱정이다. 

그리고 MZ 세대가 주도할 앞으로의 노동운동은 ‘정치 조합주의’를 탈피하고 노동자의 경제적 지위 향상을 위한 ‘경제 조합주의’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 개의 무게가 25ton(25,000kg)인 테트라포드(tetrapod)
     한 개의 무게가 25ton(25,000kg)인 테트라포드(tetrapod)

끝으로 자율주행 화물차 시대를 맞아 노사정이 합심단결해서 거대한 변화의 파고(波高)를 막아낼 방파제인 ‘테트라포드(Tetrapod)’를 튼튼하게 만들어 서둘러 피복(被覆)해야 한다. 

가지(pod)가 4개(tetra)인 ‘테트라포드(tetrapod)’는 높은 파도를 막아내는 방파제로 사용되며 그 약칭은 ‘TTP’다. 이러한 변화에 대한 해결대책 4가지 ‘테트라포드(tetrapod)’를 필자의 생각주머니에서 꺼내본다. 

첫째,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대한민국 헌법(11조)은 규정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법치주의(法治主義) 국가다. 불법 행동은 척결(剔抉)해야 한다. 공정(Fairness)과 상식(常識)이 살아 숨 쉬는 준법정신을 바로 세우자.    

둘째,  아날로그(Analogue) 시대를 넘어 디지로그(Digilogue) 시대에 살고 있다. 
새 시대에 맞게 노동법령과 각종 노사관계 제도를 미래지향적으로 바꾸자. 

셋째,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과 신성한 근로정신을 교과서에 담자.    

넷째, 노사상생(勞使相生), 노사협력(勞使協力), 노사문화(勞使文化)를 부활(復活)하자. 
언제부터인가 노사협조(勞使協調), 노사불이(勞使不二), 산업평화(産業平和)란 말이 실종(失踪)되었다. 이를 하루 빨리 되살리는 게 TTP의 하나이지 싶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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