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 CEO칼러] 리오넬 메시에게 쓴 시골 여교사의 편지
[전대길 CEO칼러] 리오넬 메시에게 쓴 시골 여교사의 편지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2.12.21 0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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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리오넬 메시에게,
당신은 아마 이 편지를 읽지 않겠죠. 하지만 저는 오늘 축구팬이 아닌 한 사람의 교사로서 당신에게 편지를 전합니다.

저는 비록 교사이긴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저를 향한 아이들 존경심은 아이들이 당신을 좋아하는 마음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그만큼 아이들은 당신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들이 영웅이 포기하는 모습을 지금 보게 됐습니다.

당신을 지치게 만든 일부 아르헨티나인의 어두운 면을 저도 잘 압니다. 그러나 대표팀의 은퇴는 당신을 욕하고 깍아내리는 이들에게 굴복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들처럼 승리에만 가치를 두고 패배를 통해 성장하는 것을 무시하는 어리석음에 넘어가지 않았으면 합니다.

아이들에게 이기는 것만이 우선이고, 유일한 가치라는 선례를 남겨서는 안 됩니다. 아르헨티나 어린 아이들이 인생 목적은 다른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만 하게 해서는 절대로 안됩니다.

당신이 어린 시절부터 어떤 어려움을 이겨내며 오늘의 메시가 되었는지를 잘 압니다. 성장 호르몬 결핍이라는 희귀병을 앓은 당신이 어린 나이에 고통스러운 주사를 얼마나 맞으며 자랐는지를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지금 당신이 은퇴하면 이 나라 아이들은 당신에게 배웠던 노력의 가치를 더 이상 배우지 못합니다. 지금 당신처럼 단지 졌다는 이유만으로 포기를 한다면 오늘도 하루하루를 어렵게 살아가는 이 나라의 많은 사람들은 인생의 가치를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당신을 얘기할 때 당신이 얼마나 멋지게 축구를 하는지를 얘기하지 않습니다.

프리킥으로 단 한 골을 넣기 위해 당신이 같은 장면을 수천 번이나 연습한다는 사실을 알려 줍니다. 당신은 아르헨티나 대표팀 유니폼을 벗어선 안됩니다. 우리 모든 팬들이 당신에게 승리와 우승만을, 트로피와 메달만 바라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제발 우리 아이들에게 2위는 패배이며, 경기에서 지는 것이 영광을 잃게 되는 일이라는 선례를 남기지 말아 주세요.

진정한 영웅은 패했을 때 포기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영웅이라면 이길 때는 같이 이기고, 질 때도 혼자가 아니라는 진리를 알려줘야 합니다.

당신이 우리나라를 대표할 때 만큼은 리오넬 메시가 아닌 아르헨티나 자체라는 마음으로 대표팀에 남아 주었으면 합니다.

결과에 관계없이 사랑하는 일을 해서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게 가장 위대한 우승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세요.

-아르헨티나 비알레 초등학교 교사, 요아나 푹스(Yohana Fucks)-

지난 12월14일, 아르헨티나와 크로아티아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준결승전이 있었다. 결과는 일방적 아르헨티나 3:0 승리였다. 그 주인공은 단연 1골 1도움의 메시였다. 특히 1도움은 메시가 아니면 할 수 없는 귀신같은 단독 드리블 후 절묘한 패스로 골을 만들었다.

2022년 12월19일 한국시간 밤 0시에 벌어진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 경기에서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은 프랑스 대표팀을 전후반 2:2, 연장전 3:3,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해서 리오넬 메시 주장이 월드컵 트로피인 ‘FIFA 월드컵(The FIFA World Cup)’- FIFA컵 이전 우승국에는 ‘줄리메컵(Jules Rimet Cup)’이 수여됐으나 브라질이 월드컵 3회 연속 우승으로 줄리메컵을 영구 소장하게 되자 FIFA컵이 제작되어 1974년 당시 서독 월드컵에 처음 등장-을 하늘로 번쩍 들어 올렸다. 

<2022 카타르 FIFA 월드컵을 들어 올린 메시와 아르헨티나 선수들>

‘필생의 라이벌’ 호날두가 못 가진 월드컵을 '16년 만'에 품에 안으면서 ‘축구의 신’ 라오넬 메시가 시대를 통틀어 해당 분야의 최고를 뜻하는 ‘GOAT(The Greatest Of All Time)’ 논쟁에 마침표를 찍는 순간 세계인이 환호와 축하의 박수로 리오넬 메시를 연호했다. 어찌 보면 기적(奇蹟)을 보는 것만 같았다. 필자도 밤을 꼬박 새우면서 메시를 열렬히 응원했다.    

<2022 카타르 FIFA 월드컵 트로피>      

예전에 세계 최고 축구선수 메시가 과거에 아르헨티나 축구 대표팀으로 출전했을 때 아르헨티나는 월드컵에서 기대치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2016년 메시는 죄책감과 많은 사람들의 비난으로 인해 자포자기 상태에 빠져 국가대표팀 은퇴를 선언했었다. 

<1970년대까지의 줄리메 월드컵 트로피>
<1970년대까지의 줄리메 월드컵 트로피>

 

이때 메시의 조국 아르헨티나의 한 시골 마을의 초등학교 여교사가 메시에게 위 내용과 같은 편지를 보냈다. 이 편지는 아르헨티나는 물론 전 세계로 삽시간에 퍼져 나갔다. 이 편지를 읽은 메시는 생각을 바꾸어 아르헨티나 대표 팀으로 6주만에 복귀했다.

아르헨티나 초등학교 여교사가 메시에게 쓴 편지 내용은 구구절절 감동적이다. 그녀의 편지 한 통이 진정한 축구영웅 리오넬 메시를 탄생시켰다. 세상을 바꿨다. 세계인에게 “결과가 중요한 게 아니라 과정이 중요함”을 새삼 일깨워 주었다. 

대한민국 국민은 물론 모든 어린이들이 읽고서 그 감동을 함께 나누면 좋겠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 축구 대표 선수들과 함께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펄쩍펄쩍 뛰는 리오넬 메시는 시골 마을의 초등학교 여교사와 어린애들이 기뻐 춤추는 모습을 뇌리에 그렸을 것이다. 

진정한 축구 영웅으로 거듭난 리오넬 메시와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선수들 그리고 아르헨티나 국민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준우승을 차지한 프랑스 축구대표팀과 ‘킬리언 음바페’ 선수에게도 축하를 보낸다. 카타르 월드컵 16강에 올라 선전(善戰)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도 파이팅을 보낸다.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

특별히 축구 애호가인 김 일성 LG그룹 前 CEO가 보내온 글을 옮긴다. 
“2022년 12월19일 0시부터 새벽 4시까지 잠 한숨 안 자고 월드컵 결승을 TV로 지켜보았다.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우승은 참으로 극적이었다. 12월19일 아침 신문은 온통 ‘축구의 신 메시’로 도배가 되어있다. 아르헨티나 정계에서는 대통령 후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단다. 메시를 열심히 응원했는데 기분이 참 좋은 새 아침이다”

"메시는 역대 첫 번째로 ‘4관왕’에 오른 유일한 선수가 되었다. ‘월드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 리그, 올림픽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발롱도르(한 해 최고의 축구 선수)’를 수상했다. 지금까지 ‘3관왕’(월드컵, 챔피언스리그, 발롱도르)은 총 8명이 있었다. 바비 찰튼(잉글랜드), 프란츠 베켄바워(독일), 게르트 뮐러(독일), 파올로 로시(이탈리아), 지네딘 지단(프랑스), 히바우두(브라질), 호나우지뉴(브라질), 카카(브라질)가 달성했다. ‘3관왕’ 탄생조차도 카카(2007년) 이후 15년 만이다.”

“메시는 월드컵 관련 각종 기록을 갈아 치웠다. 월드컵 최다 출전, 최장 출장 시간 기록을 세웠다. 이날 월드컵 결승전은 메시의 26번째 출전이다. 로타어 마테우스(독일·25경기)를 갱신(更新)했다. 그리고 파울로 말디니(이탈리아)가 갖고 있던 2,217분의 최장 출장 기록도 넘어섰다. 메시는 이날 월드컵 결승 경기까지 합쳐 총 2,314분이란 최장 출장 기록을 세웠다.” 

“월드컵 최다 공격 포인트도 메시가 새롭게 세웠다. 메시는 이번 월드컵을 포함해 통산 13골 8도움으로 21개의 공격 포인트를 달성했다. 도움을 공식 집계한 1966 월드컵 이후인 게르트 뮐러(14골 5도움), 호나우두(15골 4도움), 미로슬라프 클로제(16골 3도움)의 기록도 넘어섰다, 위대한 축구 영웅의 새로운 탄생이 진심으로 기쁘며, 그가 은퇴하지 않고 계속해서 축구선수로 뛰겠다는 다짐에 고마움을 느낀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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