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만의 컨택센터 칼럼] 이변이란 일어나라고 있는 것이다
[황규만의 컨택센터 칼럼] 이변이란 일어나라고 있는 것이다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2.12.27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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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황규만 부회장

2002년 월드컵은 생각만 해도 힘이 불끈불끈 솟는다. 그 날 시청과 광화문 광장을 가득 채웠던 붉은 악마들의 열기가 지금도 생생하게 느껴진다. 한국이 월드컵 4강에 진출한 것은 최대의 이변이었다.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강호 폴란드에 2:0으로 승리하고, 미국에 1:1로 비겨 16강 진출이 확정되자 국민들은 세상을 다 얻은 듯 행복해했다. 

그리고 16강에서 이탈리아를 2:1로 물리쳐 8강에 진출했고, 8강에서 스페인과 0:0으로 비긴 후 승부차이에서 5:3으로 승리를 거둠으로써 꿈의 4강에 진출하게 된다. 

마치 전 국민의 열광적인 응원과 붉은 악마의 하늘을 찌르는 듯한 힘찬 기운을 받아 한국의 선수들은 매 경기마다 절대 실력으로는 이길 수 없는 팀들을 격파하며 이변을 넘어선 정말 기적과 같은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또 한 번의 이변이 일어났다. 물론 어떤 대회보다도 이번이 많이 일어나기는 했지만 한국의 16강 진출은 우리 국민을 제외하고는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않았다. 

심지어 미국 CBS는 한국이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최하위로 탈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런 상황에서 16강 진출을 가늠하는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는 정말 마지막까지 가슴을 조이게 했다. 하지만 한국은 다시 한번 기적을 쐈다. 

한국은 H조 3차전에서 포르투갈을 2-1로 물리쳤다. 그리고 같은 시각 우루과이가 가나를 2-0으로 제압하면서 포르투갈이 H조 1위, 한국이 2위로 16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기적이었다. 이날 경기 전 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의 16강 진출은 일단 포르투갈을 잡은 뒤 우루과이가 가나와 비기거나 2점차 이내 승리를 챙겨야 16강 진출이 가능했다.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그런데 믿기지 않은 일이 일어났다. 먼저 한국이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0-1로 지다가 김영권과 황희찬의 득점을 앞세워 2-1로 이긴 것이다. 그 당시 다른 경기장에서는 우루과이가 가나를 2:0으로 이기고 있었는데 우루과이가 한 골을 더 넣어 3:0으로 이긴다면 한국은 16강 진출은 물 건너 가는 상황이었다. 

포르투갈전을 승리로 이끈 선수들은 운동장에 모여 초조한 마음으로 핸드폰 으로 우루과이와 가나전을 지켜봐야 했다. 잠시 후 우루과이의 2:0 승리가 확정 되자 마침내 한국은 우루과이와 승점과 골득실이 같았으나 우열을 가리는 3번째 기준인 다 득점에서 앞서 조 2위로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하게 된다. 

정말 바늘구멍 같은 확률을 뚫고 얻어낸 16강 진출이었다. 월드컵 경기 시작 전에 한국 팀이 조 하위로 16강 탈락을 예상했던 언론들은 “대한민국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혼을 발휘했고 그들의 집념과 정신력으로 월드컵 16강에 올라가는 기적을 써 내려갔다.”,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대한민국이 13%의 가능성을 뚫고 16강에 진출한 것입니다.” 

ESPN에서는 “한국 팀의 성적에 주목하며 지난 월드컵에서 디펜딩 챔피언이자 세계 1위 독일을 탈락시키는 Buzzer Beater를 성공시킨 손흥민이 이번에는 포르투갈을 상대로 천금 같은 역전 골을 Assist하며 월드컵 역사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고 극찬을 쏟아냈다. 

또 다른 이변은 일본이 죽음의 조로 평가받았던 E조에서 우승후보 독일과 스페인을 연파하며 조1위로 16강에 올랐다. 

이로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정상에 올랐던 ‘영원한 우승후보’ 독일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최종전에서 한국에 패해 조별리그에 탈락하더니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일본에 밀려 두 대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이처럼 이변은 일어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일어나라고 있는 것 같다.

2023년 계묘(癸卯)년 새해가 밝았다. 토끼의 눈은 어둠 속에서도 잘 보고, 귀는 작은 소리도 잘 감지하며 코는 냄새를 잘 맡는다고 한다. 토끼의 눈과 귀 그리고 코처럼 미세한 변화도 감지해 남보다 먼저 세상을 읽어 서광이 미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라며, 코로나를 포함해 경기 침체와 부도덕한 정치인들이 모두 사라지는 그런 이변이 반드시 일어나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황규만
(사)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부회장
(사)푸른아시아(기후위기 대응 NGO 환경단체) 이사
(사)한국액티브시니어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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