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 CEO칼럼] 황제펭귄의 허들링(Huddling)과 겨울철 안전
[전대길 CEO칼럼] 황제펭귄의 허들링(Huddling)과 겨울철 안전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2.12.28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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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허들링(Huddling)’이란 무슨 뜻일까? 
‘알을 품은 황제펭귄들이 한데 모여 몸을 비비면서 서로의 체온으로 혹한(酷寒)의 겨울추위를 이겨내는 독특한 방법’이다. 기온이 –50°C 아래인 남극의 강추위 눈보라 속에서도 펭귄들이 동사(凍死)하지 않는 생존법이 허들링(Huddling)이다.  

펭귄의 서식지를 눈보라가 덮치기 직전 펭귄들은 본능적으로 서식지 중앙으로 모이기 시작한다. 잠시 후 빽빽한 대오가 형성된다. 이렇게 모이게 되면 안쪽 펭귄은 자신보다 바깥에 있는 펭귄들이 눈 폭풍을 막아주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따뜻하다. 

하지만 바깥쪽 펭귄들은 영하 –50°C가 넘는 눈 폭풍을 맨몸으로 견뎌야 한다. 이에 펭귄들은 무리 전체가 달팽이처럼 돌면서 바깥쪽과 안쪽에 있는 펭귄들이 자리를 교대한다. 펭귄들은 느리지만 쉬지 않고 움직이며 추위를 이겨낸다. 

황제펭귄의 허들링을 통해서 우리들 인간은 자성(自省)해야 한다. 허들링은 남극의 황제펭귄이 알을 낳고 양육하는 기간에 일어난다. 펭귄알을 훔쳐 가거나 갓 부화한 새끼들을 공격하는 천적을 피해서 알을 낳고 양육하는 장소로 남극의 해안에서 18km를 이동, 지구상에서 가장 추운 곳을 선택한다. 

암컷이 펭귄알을 낳으면 수컷이 알을 품고 부화시킨다. 이때 눈보라나 혹독한 추위가 닥치면 펭귄 모두가 허들링으로 펭귄 자신과 펭귄알을 보호한다. 자기 자신과 소속집단의 이익만을 위해서 몸부림치다가 패가망신하는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인간들이여! 우리들에게 가르침을 받으라”고 펭귄들이 말하는 것 같다. 

그리고 겨울철 강추위가 몰아칠 때 사람들이 주의해야 할 요점이다. 집 밖으로 나서려면 모자, 목도리, 장갑, 귀마개, 마스크를 고루 갖추는 게 좋다. 

그중에서도 첫째 목도리, 둘째 모자, 셋째 장갑은 꼭 챙겨야 한다. 목은 추위에 민감하며 뇌로 올라가는 굵은 혈관들이 있다. 이 혈관이 수축되면 뇌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다. 만약 강추위에 머리가 띵한 증세를 느낀다면 뇌중풍의 경고 신호일 가능성이 있다.이럴 땐 곧장 실내로 들어와 방한 장비를 갖추고 실내에 머무는 편이 안전하다. 

목도리는 다른 의류에 비해 세탁을 소홀히 하기 쉽다. 호흡기와 가까운 곳에 있어 청결(淸潔)이 중요하다. 세균, 독감 바이러스 등이 호흡기로 들어와 알레르기, 감기, 천식 등을 유발하기 쉽다. 특히 집 먼지, 진드기는 대표적인 알레르기 원인물질이다. 

겨울철 외부 기온이 5°C 내려가면 심근경색증 발병률이 5% 상승한다며 겨울철 체온 관리를 의사들은 강조한다. 그뿐만 아니라 뇌출혈 예방 차원에서 ‘겨울철 모자 쓰기’를 권장한다. 여러 임상적 관찰에 따르면 겨울철에 강추위 때 모자를 쓸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때에 비해 몸 전체의 체온에 약 2°C의 차이가 난다. 

내복을 입은 것과 맞먹는 보온효과(保溫效果)를 낸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모자를 꼭 쓰는 게 좋다. 미끄러지지 않는 방한화(防寒靴)를 신는 게 좋다. 미끄러운 눈길이나 지하철 계단에서 넘어지는 낙상(落傷) 사고를 당하면 노약자에게는 치명적(致命的)이다. 

지하철 입구 계단을 오르내릴 때 오른쪽 벽에 설치된 손잡이를 붙잡는 게 안전하다. 눈비가 내릴 적에는 지하철 계단을 지그재그(Zig Zag)로 천천히 내려가는 게 안전하다. 특히 겨울철 밤에는 흑색(黑色) 방한복을 입지 말자. 어두운 밤에는 운전자의 시야에 잘 띠지 않기 때문이다. 

겨울밤에 굳이 외출할 적에는 흰색이나 노란 색상의 목도리나 모자를 착용하면 운전자의 시야에 잘 비쳐서 보다 안전하지 싶다. 

그리고 겨울철 혹한기에 중고교 학생들의 등하굣길에 슬리퍼(Slipper)를 신고 다니는 모습이 종종 눈에 뙨다. 위험도 하거니와 동상 걸리기 십상이다. 학부모와 선생님들이 운동화나 방한화를 신도록 지도해주면 좋겠다. 

그리고 겨울철에 공중목욕탕 내에서 미끄러짐을 주의해야 한다. 나이 든 노인들이 건강에 좋을 거란 막연한 생각으로 42°C 이상의 열탕(熱湯)에서 장시간 앉아 있다가 졸도(卒倒)해서 119 구급대가 출동하는 걸 보았다. 자기 체력을 낭비하거나 무리하지 않고 균형을 유지하는 게 능률적인 건강관리 방법이다. 한 마디로 중용(中庸)에 나오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이런 비화(祕話)도 있다. 예전에 풍산그룹 류 찬우 회장은 이런 사원을 무척 싫어했다. 

첫째는 신문지 들고 화장실에 가는 직원이다. 지금에는 핸드폰으로 인터넷을 검색하여 신문을 보지만 말이다. 두 번째는 슬리퍼를 신고 회사 밖으로 외출한 사원을 발견하고 아연실색(啞然失色)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슬리퍼(Slipper)는 가정이나 직장 내에서 신는 실내용이다. 집이나 직장에서 밖으로 외출할 때는 구두나 운동화를 착용하자, 슬리퍼(Slipper)는 삼가자. 

24절기 안내도
24절기 안내도

절기(節氣)와 기후(氣候)에 관한 이야기로 마무리한다. 옛날 중국 주(周)나라 때 황하강 주변 화북(華北)지방의 기후 특징을 바탕으로 24절기(節氣)가 생겨났다. 화북지방은 위도(緯度)가 34.8도이다. 부산(釜山)이 북위 35.0도이니 부산보다 남쪽에 위치한 따뜻한 지역이다. 

일반적으로 위도가 북쪽으로 1도 높아지면 개화 시기는 4~5일 정도 늦어진다. 서울과 부산의 위도 차이가 약 3도가 난다. 따라서 봄의 화신(花信)도 보름 정도 차이가 있다. 

절기(節氣) 간격은 평균 15.2일이다. 주나라가 한 절기씩 먼저 시작함을 알 수 있다. 봄과 더위는 남쪽부터 시작되니 주나라 개구리는 경칩에 깨어나도 우리나라 개구리는 동면(冬眠) 중이다. 

가장 더울 때는 대서(大暑/7월23일 경)이다. 우리나라는 대서가 지나고 보름 후인   가을의 시작이라는 입추(立秋/8월8일 경)가 가장 덥다. 반대로 추위는 북쪽부터 내려오므로 24절기 중 마지막 절후인 대한(大寒/1월20일 경) 보다 보름 전인 소한(小寒/1월5일 경)이 가장 춥다. 그래서 “대한(大寒)이 소한(小寒)이네 집에 놀러 왔다가 얼어 죽는다”는 이야기가 생겨났다고 한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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