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 CEO칼럼] 비타민(Vitamin)
[전대길 CEO칼럼] 비타민(Vitamin)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3.01.25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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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비타민C 결핍으로 생겨나는 괴혈병(壞血病/Scurvy)은 선원(船員)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배가 난파되어 죽는 사람보다 괴혈병으로 죽는 사람이 더 많았다. 

옛날에는 괴혈병을 전염병으로 생각하고 병에 걸린 사람을 격리했다. 18세기 중엽 영국 해군 함정에서 한 수병이 다리가 퉁퉁 부어 걸을 수 없게 되었다. 선장은 전염을 막기 위해 그를 대서양의 어느 섬에 내려놓았다. 수병은 그 섬에서 풀(Scurvy Grass)을 뜯어 먹으면서 연명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가 며칠 후 기력을 회복했다.

제임스 린드(James Lind, 1716~1794) 
제임스 린드(James Lind, 1716~1794) 

이 수병의 이야기에 특별한 관심을 둔 의사가 있다. 스코틀랜드 군의관, 제임스 린드(James Lind) 박사는 영국 해군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해마다 수천 명의 수병(水兵)이 괴혈병으로 죽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사람들의 보통 식사에 포함되지 않은 어떤 것이 그 풀 속에 있으며 괴혈병과 음식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는지 관심을 가졌다. 1747년에 린드 박사는 괴혈병 환자 12명을 대상으로 오렌지와 레몬을 먹게 했다. 이를 섭취한 사람들이 6일 만에 건강을 원상회복했다.

당시 의학계는 이 실험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어떤 선원들은 레몬주스를 마셨는데도 괴혈병에 걸렸다며 반박했다. 하지만 그들은 레몬주스를 끓여 마신 경우였다. 당시에는 레몬주스를 끓이면 비타민C가 파괴된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었다.

47년이 지나 영국해군은 이런 실험을 다시 했다. 23주 동안 항해하면서 승선한 해군 수병들에게 레몬주스를 충분히 마시게 했다. 그런데 어느 누구도 괴혈병 증세를 보이지 않았다. 1년 후인 1795년 레몬주스는 영국 수병들의 식사에 빠짐없이 포함되었다. 

비타민과 관련된 레이건 대통령의 유머를 적는다. 
어느 날 레이건 비서가 "미국 국방 예산이 너무 많아 비난이 있다"는 보고했다. 그러자 레이건이 어깨를 으쓱하며 "나는 B-1(미군 군용 비행기)이 비타민인 줄 알고 결재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레이건은 70살 생일파티에서 노령을 오히려 유머의 소재로 삼았다. "오늘은 나의 서른아홉 살 생일의 서른한 번째 기념일이다“라고.  
우리나라 정치 지도자들은 입이 가벼워서인지 툭하면 말실수가 잦다. 
“남자의 말 한마디는 천금(千金) 같다”는 “남아일언 중천금(南兒一言 重千金)”이란 금언(金言)을 까먹었지 싶다. “지도자는 귀는 크게 열고 입은 굳게 다물어야 한다” TV 화면에 비친 그들의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불안하고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의 링컨 대통령이나 레이건 대통령의 위트와 유머 감각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늘 화가 잔뜩 난 얼굴 표정이다. 두 눈을 씻고 보아도 환하게 웃는 정치지도자가 없다. 

링컨 대통령과 레이건 대통령처럼 유머와 위트가 넘쳐나는 정치 지도자를 갈망(渴望)하는 게 무리(無理)일까?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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