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 CEO칼럼] ‘톰 글래빈’, ‘윌리엄 아서 커밍스’, ‘재키 로빈슨’ 
[전대길 CEO칼럼] ‘톰 글래빈’, ‘윌리엄 아서 커밍스’, ‘재키 로빈슨’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3.03.15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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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Major League Baseball) ‘톰 글래빈(Tom Glavine) 투수’는 신장이 크지 않고 체구도 호리호리한 편이다. 그의 직구 속도는 최고 시속 140km 중반이다. 두산 Bears 야구팀에서 은퇴한 유 희관 투수를 연상케 한다. 이런 구속으로도 메이저리그에서 23년 동안 맹활약했다. 가공할만한 변화구를 던지는 것도 아니다. 느린 직구의 체인지업이 주요 무기다. 

  <MLB 야구선수 Tom Glavine>
  <MLB 야구선수 Tom Glavine>

어찌 보면 특징이 없는 평범한 야구 선수다. 그런데도 그는 14년 연속 10승이란 대기록으로 'Ace of Ace' 칭호를 받았다. 또한 5번의 다승왕을 차지했다. 최고의 투수에게 주는 사이영상을 2번이나 받았다. 300승 대기록도 23번째로 세웠다. 참고로 박 찬호 선수는 12년간 124승을 올렸다.

변화구는 투수의 손가락 등 신체상 제약을 받는다. 그는 최고의 변화구와 빠른 구속(球速)을 갖지 못했지만, 타자와 철저한 승부를 겨룰 줄 아는 최고의 승부사였다. 

그야말로 특색 없는 공이지만 공 하나마다 최고의 열정과 호흡으로 타자와 승부했다. 그가 던지는 야구공 하나, 하나에는 살아 있는 혼(魂)이 실려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느린 공으로 위대한 업적을 쌓을 수 있었다. 

스포츠 스타들은 자신을 최고의 순간까지 경주할 기회가 많기에 여러 '명언'을 남기곤 한다. 그중에서도 야구 경기에는 수많은 명언이 있는데 최고의 명언으로 꼽히는 말이 있다. 

"야구에 대한 나의 열정은 스피드 건으로는 찍히지 않는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는 야구 명예의 전당에 오른 ‘요기 베라 포수’의 말이다. 

야구 명예의 전당에 오른 투수 ‘크리스티 매튜슨’은 “승리하면 작은 것을 배울 수 있으나 패배하면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홈런왕 베이브 루스는 "3,000개의 삼진을 당할 때마다 홈런 치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미국 인디언은 구슬 목걸이에 흠이 있는 구슬 하나를 일부러 꿰어 넣는다. 모든 사물에는 반드시 문제가 있다는 그들의 지혜를 인용했지 싶다. 

‘헨리 루이스 게릭’(1903~1941)은 메이저 리그 뉴욕 양키스의 내야수로 활약했다. 그가 컬럼비아 대학 재학 중 뉴욕 양키스에 입단했다. 이후 베이브 루스와 함께 팀의 중심 타선으로 활약했다. 훗날 이 타선의 이름을 ‘살인 타선(Murderers' Row)’이라고 불렀다. 

1925년 경기 출장 이후 14년간 2,130경기를 연속 출장한 기록을 세워 ‘철마(The Iron Horse)‘란 별명을 얻었다. 이 기록은 1995년까지 56년간 이어졌다. 

12년 연속(1926~1937년) 3할대 타율과 5번의 40홈런 이상 시즌을 기록했다. 1939년에 대뇌와 척수의 운동신경 세포가 파괴되어 근육이 점점 힘을 잃어가는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ALS)’ 질병으로 은퇴했다. 

이 질병은 퇴행성 신경질환으로 대뇌 및 척수의 운동신경원이 선택적으로 파괴되기 때문에 '운동신경원 질환'이라고도 한다. 1941년 6월2일 ‘헨리 루이스 게릭’은 37살 나이에 요절했다. 

그 후 ‘헨리 루이스 게릭’ 이름을 따서 이 질병을 ‘루 게릭 병’이라고 부른다. 1939년 은퇴 선언 후 동년 7월4일 그는 양키 스타디움에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란 주제로 유명한 은퇴 연설을 했다. 이날 양키스 구단은 ‘헨리 루이스 게릭’의 등번호 4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했다. 이는 MLB 역사상 최초의 영구 결번이다.  

  ‘윌리엄 아서 커밍스’ 동판 
  ‘윌리엄 아서 커밍스’ 동판 

야구(野球) 커브(Curve)의 발명 이야기다. 
1863년, 미국 뉴욕시 브루클린에 사는 14세 소년, ‘윌리엄 아서 커밍스(William Arthur Cummings)’가 해변에서 조개껍데기를 던지며 놀고 있었다. 그는 손목의 움직임에 따라 조개껍데기의 구질이 변화가 생겨남을 발견하고 이 방법을 야구에 적용해 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동네 친구들과 야구 하면서 손목을 비틀어 공을 던져 보았다. 자신의 던진 휘어지는 공을 받은 포수가 깜짝 놀랐으며 실제 경기 때 던져볼 것을 제안했다. 그는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던질 때 휘어지는 효과가 크다는 것을 깨우쳤다. 

연습을 많이 하다 보니 손에 물집이 생겨서 장갑을 낀 손으로 야구공을 던졌으며 손목을 삐기도 했다. 드디어 ‘윌리엄 아서 커밍스(William Arthur Cummings)’ 소년은 자기 뜻대로 '휘어지는 커브(Curve) 공'을 던질 수 있었다.

1908년 ‘커밍스’는 <<어떻게 최초의 커브를 던졌나(How I Pitched the First Curve>>란 책을 펴냈다. 커브의 발명이 우연의 소산이었음을 밝혔다. 1867년, 뉴욕시 브루클린 선수였던 그는 케임브리지와 하버드 간 경기에서 맨 처음 커브를 던졌다. 

그는 커브를 앞세워 아마추어 야구에서 명성을 쌓았으며 '캔디(Candy)'란 별명도 얻었다. 그는 1871년 탄생한 최초의 프로 야구 리그인 '내셔널 어소시에이션(NA)' 팀들로부터 입단 제의를 받았다. 뉴욕과 볼티모어, 필라델피아, 하트포드에서 투수로 활약한 후 1876년 결성된 내셔널리그(NL)에서도 하트포드, 신시내티 유니폼을 입었다. 

157㎝, 54㎏의 왜소한 체격이었던 그는 자신의 핸디캡 극복을 위해 타자를 현혹하는 '마구(魔球)'를 던졌다. NA에서 124승(72패)을 거둔 그는 메이저리그로 인정되는 NL에서는 21승 22패에 그쳤지만 커브 볼 개발 덕분에 자랑스러운 명예를 얻었다.

<재키 로빈슨(Jackie Robinson>
<재키 로빈슨(Jackie Robinson>

‘재키 로빈슨(Jackie Robinson/1919~1972)’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최초의 흑인 선수다. 
인종차별을 극복하고 미국을 바꾼 사나이로 평가받는다. 1947년 당시에는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때였다. 구장 밖에서는 주유소 화장실 이용을 거부당했으며 버스를 탈 때도 뒷자리에만 앉아야 했다. 식당과 호텔 등에서도 출입을 막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는 타석에서 몸에 맞는 야구공과 1루에 나갈 때마다 상대 팀 1루수의 발길질에 시달려야 했다. 그리고 수비할 때도 1루로 달려오는 타자가 2루수인 로빈슨의 발목을 공격하는 일이 빈번했다. 

더구나 살해하겠다는 편지와 테러 등의 위험도 늘 도사리고 있었다. 그가 타석에 들어서면 관중석과 더그아웃에서 입에 담지도 못할 욕설과 야유가 난무했다. 

그러나 묵묵히 편견과 차별에 맞서 싸운 재키 로빈슨의 모습은 팀 동료들의 인식에 변화를 불러왔으며 진정한 동료로 점차 인정받게 되었다. 2루수로 맹활약하면서 신인상(1947)과 시즌 MVP(1949)도 받았다. 팀의 내셔널리그 및 월드시리즈 우승(1955)에도 기여했다. 

통산 출루율이 4할이 넘었으며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는 등 야구의 전설이다. 메이저리그는 이런 재키 로빈슨의 업적을 기리고자 1997년 4월 15일부터 모든 구단을 대상으로 42번을 영구결번으로 남겨놓았다. 또 매년 4월 15일을 ‘재키 로빈슨 데이’로 정했으며 이날에는 전 구단의 모든 선수가 등번호 42번을 달고 뛴다. 

"의미 있는 인생이란 타인의 삶에 영향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재키 로빈슨이 말했다. 

<2023 World Baseball Classic(2023. 3. 8~3. 22)>이 미국, 일본, 대만에서 열리고 있다. 참가국은 대한민국, 미국, 일본, 호주, 니카라과, 파나마, 체코, 영국, 이스라엘, 쿠바, 중국, 대만, 네덜란드, 푸에르토리코, 멕시코, 이탈리아, 콜롬비아, 캐나다, 베네수엘라, 도미니카 등이다. 

우리나라는 1차 예선에서 일본과 호주에 패배하고 체코와 중국에는 이겼지만 탈락하고 말았다. 그 패인(敗因)은 국가대표선수로서의 기술과 실력의 부족, 지도자의 전술 전략 부재 등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쏟아진 물이다. 어찌하겠는가? 다음번 세계대회에서는 우리 국가대표팀이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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