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희 박사의 건강칼럼] 엔도르핀(endorphin)과 운동! 그게 나와는 무슨 상관인데?
[이윤희 박사의 건강칼럼] 엔도르핀(endorphin)과 운동! 그게 나와는 무슨 상관인데?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3.04.24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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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돌아가신 故황수관 박사님께서 전 국민이 힘들고 지쳐있을 때(그렇지 않은 적이 거의 없기는 하지만ㅠㅠ)  엔도르핀(일반적으로는 엔돌핀으로 발음하고 통용되고 있으나 가능하면 r과 l의 발음어원에 가깝게 하는 것이 맞는지라)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하셔서 학자로써 일약 유명인이 된 사실이 있었다. 

그 이후 IMF를 지나면서 삶의 괴로움을 이겨내기 위해 마라톤 열풍이 불었고 그 과정에서 달리면 “엔도르핀이 잘 분비되고 기분이 좋아진다”라고 하였다. 그런 과정을 통틀어 러너스 하이 (runner's high)라고 알려지기도 했다.

달리는 사람들은 각자의 경험으로 장거리를 달리면 운동 중에 기분이 좋은 느낌이나 거리, 시간대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기분을 느끼게 되는 것은 엔도르핀과 관계가 있다. 

엔도르핀은 내인성(內因性) 모르핀(endogenous morphine의 축약자로 아편의 주성분으로 마약성 진통제이며 중추신경계에서 통증 자극을 전달하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억제하여 진통효과를 나타냄)으로 통증에 대한 신호전달에 관계되는 뇌부분의 진정제 수용기에 직접 작용한다. 

즉 신체에서 발생되는 통증을 일시적으로 차단하여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하거나 약화시키고 늦추는 기능을 한다. 그런데 운동을 하면 엔도르핀이 분비된다고 하는데 누구나 언제든지 나타나는지는 각자의 운동경험, 운동 강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최대산소섭취량(VO²max)의 60%수준 이하에서 1시간 동안 운동(달리기)을 하였을 때 엔도르핀의 분비량이 감지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들이 있으며, 적어도 70% 이상의 운동 강도에서 엔도르핀의 분비량이 증가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최대산소섭취량(VO²max)의 70%수준이면 어느 정도일까? 의문이 들 것이다. 60%수준이면 달리면서 대화가 그럭저럭 가능하지만, 70%수준이면 일반적으로 달리면서 대화가 쉽지 않으며, 된다 해도 호흡이 약간 거칠어지면서 대화도 끊어지고 심신의 긴장도가 올라가기 시작한다. 

다만 운동 강도가 높아질수록(빨라질수록) 엔도르핀은 이른 시간에 분비되고, 잘 훈련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낮은 운동 강도에서도 엔도르핀의 분비는 더욱 왕성하다고 한다. 그러므로 운동경력이 비교적 짧은 사람은 엔도르핀의 분비가 낮으며 경험하기 쉽지 않으나, 경력이 쌓여가면서, 속도가 빨라지면 엔도르핀의 분비가 잘 된다. 

이는 지구성 운동 중 기분과 통증의 변화는 거리가 길어지거나, 빨리 달릴수록 그만큼 심장의 박동 수가 증가하고 혈류량도 많아지며, 근육섬유의 미세한 손상이 증가하므로 그에 따라 통증이 커지고 상승하게 된다. 

이럴 때 발생하는 통증, 불안을 감소, 상쇄시키기 위한 보호 장치로 뇌에서 엔도르핀이 분비되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또한 엔도르핀은 흥분 시, 매운 음식을 먹었을 경우, 사랑을 느낄 때, 성취감을 느낄 때, 출산 시 산통이 시작될 때도 (극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분비된다. 

실제로 진통제인 모르핀보다 약100배 정도 강력한 진통작용을 하기에 기분을 즐겁게 하고 통증을 현저히 줄여준다. 삶에서 힘들고 지칠 때 심신의 건강을 위해 이유 불문 달려야 하는 이론적인 배경이기도 하다. 당장 천천히 라도 달려보자.

*누죽달산: 누우면 죽고 달리면 산다.
*운동은 치킨처럼 : 유산소운동 반+무산소 운동 반
*닦고(심혈관 안팎을) 조이고(근육, 인대, 건 등을) 기름치자(조금 덜먹고 일찍 자자)

이윤희 (yhlee@posyko.com)
-운동생리학 박사
-한국운동영양학회 부회장,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대한육상연맹 의무분과 부위원장(운동생리,영양,도핑 부문)
-전 2020도쿄올림픽 특별지원팀(영양분과위원)
-이제는 운동도 식사처럼 삶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파워스포츠과학연구소 대표'
-(주)파시코 대표이사
-국가대표,프로스포츠 선수 영양컨설팅, 운동과 건강,영양 관련 수많은 기업강연 전문가.
-보디빌딩 1급 지도자, 건강운동관리사 3급
-풀코스 마라톤 250여회 
-울트라마라톤 60여회 완주 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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