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훈 소장의 세상사는 이야기] ‘일체유심조’와 ‘빛나는 성벽’
[최승훈 소장의 세상사는 이야기] ‘일체유심조’와 ‘빛나는 성벽’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3.06.08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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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훈
•한국생애설계포럼 대표
•한국생애설계연구소장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혼란스러운 마음과 삶의 어려움이 혼재되어 있어 우울한 마음을 달래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때일수록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할 것이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뜻을 새겨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뜻은 (한 일, 모두 체, 오직 유, 마음 심, 지을 조)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지어내는 것임을 뜻하는 불교 용어이다. ‘일체유심조’의 기원은 <화엄경>의 중요 사상으로 일체의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에 있다는 것을 일컫는다고 한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하면 ‘원효대사(元曉大師)’의 당나라 유학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원효’는 중국으로 유학을 떠나기 위해 육지인 고구려를 통해 가려다 실패하고 백제의 당진으로 가서 바닷길로 가려고 했다. 이때 7년 아래인 ‘의상대사’와 동행을 하였다. 

그러던 중 날이 저물어 당항성 앞 어느 토굴 안에서 잠을 자게 되었다. 그런데 한밤중에 목이 말라 물을 찾다가 바가지에 고여있는 물을 아주 맛있게 마셨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난 의상대사가 이곳은 토굴이 아니라 무덤이라 알려주어 깜짝 놀라 일어나 보니, 간밤에 마셨던 물이 해골에 고인물이었던 것이다. 

‘원효’는 너무 놀랍고 역겨운 나머지 구역질을 하다가, 큰 깨달음을 얻었다. 해골에 담겨 있는 물을 맛있게 먹었을 때와 아침에 구역질이 났을 때는 아무것도 변한 것도 달라진 것도 없었다. 

단지 달라진 것은 자신의 마음뿐이라는 (심생즉종종법생 心生卽種種法生. 심멸즉촉루불이 心滅卽髑髏不二), 큰 깨달음을 얻고 ‘의상’을 혼자 유학 가도록 하고 자신은 유학을 중단하고 신라로 돌아가 이때의 깨달음으로 생활불교를 가르치며, 백성들을 교화하는데 힘을 쏟았다고 한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로 새로운 삶을 개척한 실제 이야기가 있는데, ‘델마 톰슨’이라는 미국 여인이 쓴 '빛나는 성벽'이라는 유명한 소설을 들 수 있다. 

'텔마 톰슨'이라는 여인은 2차 세계 대전 중에 행복(幸福)한 결혼 생활을 꿈꾸며, 한 육군 장교와 결혼을 하였다. 남편은 군인으로서 캘리포니아 ‘모제이브’ 사막 근처의 육군 훈련소에 배속받게 되었다. ‘톰슨’은 남편과 함께 있고자 그곳으로 이사를 하고 행복을 꿈꾸었지만, 그곳의 형편은 아주 나빴고. 못마땅한 점은 이루 말할 수도 없었다. 

남편은 ‘모제이브’ 사막의 훈련에 참가하고, 그녀는 오두막집에 혼자 남게 되었다. 선인장의 응달도 50도가 넘는 무더위인데다, 이야기 상대라고는 멕시코인과 인디언뿐, 그나마도 영어로는 의사소통이 되지 않았다. 

그런가 하면 항상 모래바람이 불어 공기는 물론 음식물에도 모래가 가득 차기도 했다. 저절로 신세 한탄이 나오고 슬픈 생각이 들어 친정아버지에게 그곳 사정을 전하는 편지를 썼다. “아버지! 이런 곳에서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습니다. 당장이라도 짐을 꾸려 집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이곳에 더 눌러사느니 차라리 감옥에 가는 편이 낫겠습니다.”라고 호소했다.” 

그런데 이에 대한 아버지의 회신이 왔는데 내용은 단 두 줄뿐이었다. "사랑하는 딸에게, 두 사나이가 감옥에서 조그만 창문을 통해 밖을 바라보았다. 한 사람은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헤아리며 자신의 미래를 꿈꾸며 살았고, 다른 한 사람은 감옥에 굴러다니는 먼지와 바퀴벌레를 세며, 불평과 원망으로 살았다." 

너무 간단한 편지 내용에 처음엔 너무나 실망했지만, 이 두 줄의 회신이 그녀의 삶을 바꾸어놓게 되었다. 이 문구를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읽던 그녀는, 자신이 부끄러워졌고, 그때부터 현재의 상태에서, 무엇이든 좋은 점을 찾아내려고 애썼다. 

그녀 자신의 별을 찾으려고 한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원주민들과 친구가 되었는데 그들의 반응은 그녀를 놀라게 했다. 그들의 편물이라든가 도자기에 대해 흥미를 보이자, 여행자에게는 팔지도 않는 소중한 것들을 이것저것 마구 선물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선인장, 난초 여호수아 나무 등 기묘한 모양을 연구하기도 했다. 그리고 자연환경에 대해서도 조사를 해보기도 하고 사막들이 바다 밑이었을 무렵에 남겨진 조개 껍질을 찾아보기도 했다. 

하루하루가 행복 그 자체가 되었다. 도대체 무엇이 그녀를 긍정적으로 변화시켰을까. ‘모제이브’ 사막은 변함이 없고 인디언도 달라진 것이 없었다. 그런데 변한 것은, 바로 그녀 '자신'이었고, 그녀의 '마음가짐'이 달라진 것이었다. 

그녀는 비참하다고 여겨지던 경험을 자신의 생애에서 가장 즐거운 모험으로 바꾸었던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발견한 새로운 세계에 자극받아 너무도 감격한 나머지 그것을 소재로 해서 ‘빛나는 성벽’이라는 소설을 썼다. 그녀는 자신이 만든 감옥의 창문을 통하여 ‘별’을 찾아낸 것이다. 

출판 기념회'에서 그녀는 이렇게 인사했다. “사막에서 생활하는 동안에 ‘너는 불행하다' '너는 외톨이다' '너는 희망이 없다'는 소리도 들렸고, '너는 행복한 사람이다' '복 받은 사람이다.'”라는 소리도 들려 왔다고 했다. 

그녀는 행복(幸福)은 자신이 마음먹기에 달려있음을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어떤 상황'이나 '조건' 때문에 행복하고 불행한 것이 아니라고 하는 것을 ~

또 다른 경우 마음이 실제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음도 확인되었다. 그 예로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가 있다. 아무런 약효가 없는 가짜 약을 환자한테 주면서 대단한 효과가 있는 진짜 약인 것처럼 거짓 정보를 주었는데도 환자는 약효가 클 것이라고 믿고 그 약을 먹고 병이 나았다고 했다. 

실제로는 아무 효과도 없어야겠지만 그것을 믿고 복용하여 효과가 있다는 실험 결과가 상당수 보고되었다. 그만큼 환자의 마음이 신체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플라시보 효과‘의 반대로 ’노시보 효과(Nosebo effect) 라는 것도 있다. 이것은 진짜 약을 줘도 환자가 믿지 않아서 약효가 없게 되거나, 가짜 약을 줬는데도 부작용을 겪는 상황을 말하는 것이다. 

얼마 전에 코로나 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뉴스가 많이 나오니까, 실제로 아무 효과도 없는 가짜 백신을 맞았는데도 백신 부작용을 겪는 사람들이 다수 있었다. 이것도 마음의 작용을 나타내는 ‘노시보 효과’라고 볼 수 있다. 

학습이나 운동을 할 때도, 이 방법이 맞는다는 확신에 따라서 학습효과가 엄청나게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긍정적인 ”플라시보 효과‘로 나올지 부정적인 ’노시보 효과‘로 나오게 될지는 각자의 성향과도 연관성이 있을 것이다. 이 성향 이 마음이 바로 ’일체유심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나폴레옹은 유럽을 제패한 황제였지만 “내 생애 행복(幸福)한 날은 단 6일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는데, 말하지도, 듣지도, 보지도 못하는 삼중고의 장애를 갖고 있던 ‘헬렌 켈러’는 ”내 생애 행복(幸福)하지 않은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는 고백을 남겼다. 

이 땅에 태어난 사람들은 모두 행복(幸福)을 누리고 살 권리가 있으며, 부자가 될 권리는 있어도 가난할 권리는 없다는 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긍정적이고 바른 마음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로 현실을 슬기롭게 타개하는 지혜를 발휘할 때이다.

최승훈
•한국생애설계포럼 대표
•한국생애설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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