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새만금 잼버리, 축제 아닌 사태로 끝나나
[기자수첩] 새만금 잼버리, 축제 아닌 사태로 끝나나
  • 이윤희 기자
  • 승인 2023.08.04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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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탕물 위 텐트에 그늘 한점 없는 간척지...온열질환자 다수 발생
부실 운영으로 '국제 망신', 미국·영국 등 현장 안전 예의주시

[아웃소싱타임스 이윤희 기자] 상한 음식과 폭염 속 열악한 환경으로 온열질환을 앓는 참가자가 다수 발생하는 등 세계적인 축제 '잼버린 대회'가 각종 악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당 대회 공식 SNS 인스타그램에는 열악한 환경을 호소하는 외국인 참가자들의 악평이 쏟아지며 세계적 행사 유치가 국제 망신과 국격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1920년 영국 런던에서 34개국에서 8,000여명이 참가하는 청소년행사로 시작된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대한민국에 들어와 최악의 캠프로 변질된 오명을 안게 된 것이다. 

공식적으로 잼버리 대회를 위해 편성된 예산은 1천억원에 달한다. 새만금개발에 투입된 예산까지 더하면 그 금액은 천문학적인 수준이다. 수 천 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데다가 개막 직전까지 정부의 현장 점검을 받았음에도 참가자들에게 닥친 현실은 허허벌판의 갯벌이었다. 

간척지는 그 특성상 자연그늘이 없다.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날씨에도 땡볕을 피할 수 있는 공간도 마땅치 않은 셈이다. 텐트나 천막으로 그늘을 만들어도 요즘과 같은 폭염, 열대야에는 무용지물이다. 가만히 누워있기만 해도 숨막히는 날씨다 보니 제대로된 야외프로그램을 운영할 수도 없는 상태다.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화장실 등 위생 문제도 이어졌다. 천여명이 넘는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지만 의료시설도 열악해 이들에 대한 관리조차 이뤄지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결국 영국, 미국을 포함한 참가국들이 자국민 보호에 직접 나서기까지 이르면서 국가적 대망신이 지금 이순간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냉장,냉동 탑차를 무제한 공급하고 생수 10만병을 매일 보급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국무회의 통해 대회 지원에 필요한 60억원의 예비비도 의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충분한 예산이 공급되었음에도 이와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에 대해 원인 찾기에 나선 이들 중 일부는 예산이 착복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던지고 있다. 

준비한 기간이 상당한데도 불구하고 제대로된 시설이나 인력 부족 문제를 대비하지 못한 상황에 대한 비판의 화살이 예산 누수로 이어지고 있다. 사고가 발생하자 조직위는 추가 설비와 인력을 투입하고 있는데, 이를 두고 충분히 대응할 역량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인다.  

심지어 누리꾼들 사이에는 '잼버리'가 아니라 '잼비리'라는 우스개소리도 나온다. 잼버리에 투입된 예산은 938억원이다. 

잼버리 행사는 158개국 스카우트연맹 소속 청소년 4만 3000여명이 참석하고 있다. 축제가 아닌 '사태'로 변질되고 있는 잼버리가 국제적인 집안 망신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 또 기대를 품고 참여했을 어린 참가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지 않기 위해 충분한 대응책 마련이 마련되어야 한다. 참가자들의 안전 보장은 그 무엇보다도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향후 같은 잘못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부실 행사 진행의 원인과 책임소재를 찾아 일벌백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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