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 CEO칼럼] 시애틀 추장(Chief Seattle) 연설문
[전대길 CEO칼럼] 시애틀 추장(Chief Seattle) 연설문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3.08.23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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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아메리카 원주민 ‘시애틀 추장(1786~1866)’은 현재의 미국 워싱턴州에 해당하는 인디언 땅에서 ‘수쿼미시족’의 추장 아버지와 ‘두와미시족’ 어머니와 사이에서 태어났다. 

<위대한 인디언 시애틀 추장>    

169년 전인 1854년, ‘프랭클린 피어스(Franklin Pierce/1804~1869)’ 미합중국 제14대 대통령이 파견한 백인 대표자가 인디언 부족에게 인디언들이 전통적으로 살아온 땅을 미국 정부에 매각할 것을 강요한데서 이 연설문이 나왔다. 

현재 워싱턴州에 해당하는 미국 서부지역 인디언들의 삶터를 미국 정부가 차지하는 대신에 인디언들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보존지구를 마련해 주겠다는 게 ‘프랭클린 피어스’ 미국 백인 정부의 제안이었다. 

그러자 체구가 장대하며 우렁찬 목소리의 시애틀 인디언 추장이 연설했다. 19세기라는 한정된 시대를 뛰어넘어서, 지금의 우리들에게 감동적으로 전해오는 백인들의 환경 파괴를 비판한 그의 명(名) 연설문은 우주와 세상을 조화로운 질서 있는 하나의 전체로 보는 통찰력을 담고 있다. 

대자연을 바탕으로 한 소박한 언어와 이미지, 그리고 비유를 통한 시애틀 추장 연설문은 자연의 위대함과 인간의 삶터와 창조주와의 관계에 대한 직관적인 인식을 진솔하게 표현한다. 시애틀 추장의 연설문 전문(全文)을 요약해 적는다.


 시애틀(Seattle) 추장 연설문(演說文) 요약
 
워싱턴의 대추장(피어스 대통령)이 우리 땅을 사고 싶다는 전갈을 보내왔다. 대추장은 우리만 따로 편히 살 수 있도록 한 장소를 마련해 주겠다고 한다. 그러니 우리 땅을 사겠다는 그대들의 제안을 잘 고려해 보겠지만, 우리에게 있어 이 땅은 거룩한 것이기에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개울과 강을 흐르는 이 반짝이는 물은 그저 물이 아니라 우리 조상들의 피다. 만약 우리가 이 땅을 팔 경우에는 이 땅이 거룩한 것이라는 걸 기억해 달라. 

거룩할 뿐만 아니라, 호수의 맑은 물속에 비치는 신령스러운 모습들 하나하나가 우리네 삶의 일들과 기억들을 이야기해 주고 있음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물결의 속삭임은 우리 아버지의 아버지가 내는 목소리이다. 강은 우리의 형제이고 우리의 갈증을 풀어준다. 카누를 날라주고 자식들을 길러 준다. 저 강들이 우리와 그대들의 형제임을 잊지 말고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형제에게 하듯 강에도 친절을 베풀어야 할 것이다.  

아침 햇살 앞에서 산안개가 달아나듯이 홍인(아메리카 원주민 별칭)은 백인 앞에서 언제나 뒤로 물러났었지만 우리 조상들의 유골은 신성한 것이고 그들의 무덤은 거룩한 땅이다. 

그러니 이 언덕, 이 나무, 이 땅덩어리는 우리에게 신성한 것이다. 백인은 우리의 방식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백인에게는 땅의 한 부분이 다른 부분과 똑같다. 

땅은 그에게 형제가 아니라 적이며, 그것을 다 정복했을 때 그는 또 다른 곳으로 나아간다. 백인은 거리낌 없이 아버지의 무덤을 내팽개치는가 하면 아이들에게서 땅을 빼앗고도 개의치 않는다.
 
백인은 어머니인 대지와 형제인 저 하늘을 마치 양이나 목걸이처럼 사고 약탈하고 팔 수 있는 것으로 대한다. 우리의 방식은 그대들과는 다르다. 그대들 도시의 모습은 홍인의 눈에 고통을 준다. 

백인의 도시에는 조용한 곳이 없다. 홍인이 미개하고 무지하기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도시의 소음은 귀를 모욕하는 것만 같다. 쏙독새(검은 갈색의 30cm 새)의 외로운 울음소리나 한밤중 연못가에서 들리는 개구리 소리를 들을 수가 없다면 삶에는 무엇이 남겠는가? 

나는 홍인이라서 이해할 수가 없다. 인디언은 연못 위를 쏜살같이 달려가는 부드러운 바람 소리와 한낮의 비에 씻긴 바람이 머금은 소나무 향기를 사랑한다. 만물이 숨결을 나누고 있으므로 공기는 홍인에게 소중한 것이다. 짐승들, 나무들, 그리고 인간은 같은 숨결을 나누고 산다.
 
백인(白人)은 자기가 숨 쉬는 공기를 느끼지 못하는 듯하다. 그러나 공기는 우리에게 소중하고, 또한 공기는 그것이 지탱해 주는 온갖 생명과 영기를 나누어 갖는다는 사실을 그대들은 기억해야만 한다. 
 
짐승들이 없는 세상에서 인간이란 무엇인가? 모든 짐승이 사라져 버린다면 인간은 영혼의 외로움으로 죽게 될 것이다. 짐승들에게 일어난 일은 인간들에게도 일어나게 마련이다. 만물은 서로 맺어져 있다. 

그대들은 아이들에게 그들이 딛고 선 땅이 우리 조상의 뼈라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그들이 땅을 존경할 수 있도록, 그 땅이 우리 종족의 삶들로 충만해 있다고 말해주라. 우리가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친 것을 그대들의 아이들에게도 가르쳐라. 

땅은 우리 어머니라고, 땅 위에 닥친 일은 그 땅의 아들들에게도 닥칠 것이니, 그들이 땅에다 침을 뱉으면 그것은 곧 자신에게 침을 뱉는 것과 같다. 땅이 인간에게 속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땅에 속하는 것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만물은 마치 한 가족을 맺어주는 피와도 같이 맺어져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인간은 생명의 그물을 짜는 것이 아니라 다만 그 그물의 한 가닥에 불과하다. 그가 그 그물에 무슨 짓을 하든 그것은 곧 자신에게 하는 짓이다. 
 
마지막 홍인이 이 땅에서 사라지고, 그가 다만 초원을 가로질러 흐르는 구름의 그림자처럼 희미하게 기억될 때라도, 기슭과 숲들은 여전히 내 백성의 영혼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가 돌본 것처럼 이 땅을 돌보아 달라. 온 힘을 다해서, 온 마음을 다해서 그대들의 아이들을 위해 이 땅을 지키고 사랑해 달라. 하느님이 우리 모두를 사랑하듯이. 

한 가지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 모두의 하느님은 하나라는 것을. 이 땅은 그에게 소중한 것이다. 백인들도 이 공통된 운명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결국 우리는 한 형제임을 알게 되리라.  -연설문 요약 끝-


미합중국(50개 州) 지도의 왼쪽 맨 위가 Seattle 시가 있는 Washington 州 이다.
              미합중국 수도(首都) Washington D.C는 오른쪽 상단에 있다.

1853년 미국 서부 워싱턴(Washington)주에 맨 처음 마을이 세워졌을 때 백인 정착민과 우호적 관계를 가졌던 인디언 ‘스쿼미시족, 두와미시족,’의 ‘시애틀(Seattle) 추장’을 기념하여 시애틀(Seattle)’이란 도시명(都市名)이 탄생한 것이다. 

1890년 시애틀市에서 시애틀 추장의 묘지에 기념비를 세웠다. 한마디로 ‘시애틀(Seattle) 추장’이야말로 <ESG 경영의 창시자>이다. 

최근 미국 하와이 마우이 섬, 캐나다, 스페인의 대형 산불로 인해서 고통받는 사람이 많다. 서구에서의 전쟁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런 난세에 시애틀 추장의 연설이 가슴에 와닿는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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