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름값도 교통비도 모두 올랐다...묶여버린 서민의 발
[기자수첩] 기름값도 교통비도 모두 올랐다...묶여버린 서민의 발
  • 이윤희 기자
  • 승인 2023.10.17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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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부지 치솟는 기름값에 대중교통으로 눈 돌리니...대중교통도 기본요금 인상
정부, 국제유가 변동에 현행 유류세 인하 연말까지 연장 결정

[아웃소싱타임스 이윤희 기자] 중동 발 글로벌 위기가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도 출렁이고 있다. 특히 최근 중동에서 발생한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태로 중동 위기로 원유 공급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배럴당 100달러를 육박했던 국제 유가가 82달러로 하락하면서 다소 안정화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터진 전쟁은 다시 국제 유가를 요동치게 했다. 주요 증권가에서는 배럴당 유가가 최대 100달러에서 150달러까지 상회할 수 있다는 불안한 우려도 제시한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9월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139.67로 8월보다 2.9% 상승했는데, 국제 유가 상승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수입 물가 중 원재료 부문에서 석탄 및 석유제품이 7.9% 인상됐으며 세부 품목으로 원유가 8.8%가 인상되는 등 국제유가 변화가 심상치 않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이 터진 10월 기준 수입 물가 지수는 더 치솟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혀재 도입하고 있는 유류세 인하를 연말까지 연장하겠다는 안을 발표했다. 현재 정부는 탄력세율 조정을 통해 휘발유 유류세는 25%, 경유는 37% 인하(L당 약 200원 안팎)하고 있다. 당초 10월 말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국제 정서를 반영해 올해 말까지로 종료 기간을 뒤로 미룬 것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에너지·먹거리를 중심으로 한 물가 관리 노력 등 민생·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에 편승한 가격 인상이 없도록 현장점검을 더욱 강화하겠다"며 유류세 인하 기간 연장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나 정부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중동 위기가 고조되고 글로벌 경제 위기가 심화되면서 휘발유의 리터당 공급비용이 2000원대를 돌파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달부터 지하철 탑승 시 개찰구 LED 화면에 표시되는 숫자가 달라졌다. 1250을 표시하던 숫자는 알게모르게 1400으로 바뀌었다. 표시되는 숫자는 지하철 기본요금이다. 

서울시가 지하철 기본요금을 1250원에서 1400원으로, 2015년 6월 이후 8년 1개월만에 교통료 인상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지하철 요금 뿐 아니라 버스 요금도 인상됐다. 버스 요금은 시내버스 기준 기본 1200원에서 1500원으로 인상됐다. 

'대중교통 요금조정안'이 물가대책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이후 10월부터 시행이 본격화되면서 서민들의 교통 요금 부담이 본격적으로 가중된 것이다. 

대중교통 요금 인상에는 그 나름에 이유가 있다. 시내버스를 운영하는 운수업계의 누적 부채는 8900억원을 넘어서 1조원을 앞두고 있고, 서울교통공사의 경우 누적 적자가 17조 6080억원까지 불어났다. 서울시의 재정지원금이 반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021년과 2022년에도 각각 9644억 원, 642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그러나 자가용을 끌기 위한 차량유지비가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대중교통 이용 비용까지 상승한 까닭에 일각에서는 현 시기 교통비 인상이 최선이었느냐는 볼멘 소리가 흘러 나온다. 자가용도 아니고 대중교통 이용까지 부담스러워지면서 뚜벅이(자기 자동차 없이 대중교통이나 걸어 다니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조차 어렵다는 호소다. 

근본적인 적자 원인에 대한 해소 방안은 없다는 점 또한 요금인상에 대해 비판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지하철 요금을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오늘, 요금 인상일로부터 열흘만에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73.4%의 찬성률을 얻어 파업이 가결됐다. 

시민들은 요금 인상으로 부담을 안고 있는데 정작 교통공사와 노조는 임금과 인력 감소를 둔 협상에 갈등을 빚으며 불편 또한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오고 있는 셈이다. 

근본적인 원인 해결 없이는 결국 적자와 요금 인상의 굴레만 반복될 것이 분명하다. 국민, 시민의 발이 비용이란 덫에 걸려 묶이지 않도록 근본적 문제 해결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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