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선 교수의 직장인 건강관리] 외국인 근로자의 산재발생이 심각하다
[정혜선 교수의 직장인 건강관리] 외국인 근로자의 산재발생이 심각하다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3.10.20 0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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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선 교수
ㆍ가톨릭대학교 보건의료경영대학원 교수
ㆍ한국보건안전단체총연합회 회장
ㆍ대한환경건강학회 회장
ㆍ부천근로자건강센터장

▶ 우리나라의 외국인 근로자 수
우리나라에 취업해 있는 외국인 근로자 수는 2020년 기준 84만 8천 명이다. 여기에 불법체류 근로자, 단기체류 근로자를 합치면 전체 외국인 근로자는 1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가 심각한 우리나라에서 생산가능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근로자는 이제 당당히 우리나라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외국인 근로자는 주로 내국인 근로자가 기피하는 3D 업종에 취업해 있고, 내국인 근로자보다 더 위험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면서, 소규모 영세 하청업체에 소속되어 있어서 위험의 외주화 현상이 외국인 근로자에게 집중되었다고 할 수 있다.

▶ 외국인 근로자의 산업재해 현황
2020년 기준 외국인 근로자 중 산업재해를 당한 근로자는 7,583명으로 전체 재해자(108,379명)의 7%를 차지하였다. 이들은 주로 질병 재해보다 사고 재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높았는데, 업무상 사고사망자 중 외국인 근로자의 비율이 10.7%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20년 산업재해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건설업에서 외국인 근로자의 사망만인율은 5.97로 농림어업 1.05, 도소매·음식·숙박 0.30, 전기·운수·통신·금융 1.04보다 현격히 높았다.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의 발표에 따르면 2022년 건설업 사고 사망자는 402명인데 이 중 외국인 근로자는 47명으로 11.7%를 차지하고 있다. 건설업에서 사망한 근로자 10명 중 1명 이상이 외국인 근로자라는 것이다. 

▶ 외국인 근로자 산업재해 사례
최근에는 외국인 근로자의 사망이 더욱 많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10월 17일 경남 김해의 자동차 부품공장에서 지붕해체 작업을 하던 러시아 국적의 근로자가 추락하여 사망하였다. 10월 12일에는 인천 오피스텔 신축 공사장에서 중국인 근로자가 추락하여 사망하였다. 

10월 9일에는 서울 강남의 재건축 현장에서 아파트 외벽 작업을 하다가 곤도라에서 추락해 중국인 근로자가 사망하였다. 지난 8월에는 경기도 안성에서 신축공사장 붕괴사고로 베트남에서 온 형제 근로자가 사망한 일도 있다.

▶ 외국인 근로자의 안전보건 문제가 심각한 이유
외국인 근로자의 안전보건 문제가 심각한 이유는 언어소통의 문제로 인해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안전보건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렵고, 안전보건교육을 받지 않은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안전보호구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으면서 업무에 바로 투입하고 있어 재해 발생 가능성을 더욱 높인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 내국인 근로자들의 배려가 부족하고 외국인 근로자를 차별하는 일도 많이 발생하고 있어 더 힘들고 어려운 일에 투입됨에  따라 재해가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

▶ 외국인 근로자 지원센터 활용
외국인 근로자의 안전보건교육을 위해 안전보건공단에서는 여러 나라 언어로 제작한 외국인 근로자용 안전보건교육자료를 보급하고 있는데, 이 자료를 활용해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직장 내에는 외국인 근로자와 언어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부족해 충분한 교육을 시행할 수 없다. 지역사회에는 외국인 근로자 지원센터 등이 있는데 이 곳에는 통역을 해 줄 수 있는 사람들도 있어 이들의 도움을 받아 안전보건교육을 시행할 수 있다. 

특히 이 통역자를 안전보건교육 강사로 양성한다면 더 큰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불법체류 외국인 근로자도 외국인 근로자 지원센터는 많이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 근로자지원센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내년도 예산에서 외국인근로자 지원센터 예산이 전액삭감될 예정이라고 한다. 앞으로 우리나라에 유입될 외국인 근로자가 점점 더 많아질텐데 외국인근로자 지원센터 예산이 삭감되는 것은 더욱 안타까운 일이다. 

외국인 근로자도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우리의 이웃이다 외국인 근로자를 보호하고 배려하는 것이 곧 우리를 보호하는 것이다.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더욱 필요한 때이다.

정혜선 교수
ㆍ가톨릭대학교 보건의료경영대학원 교수
ㆍ한국보건안전단체총연합회 회장
ㆍ대한환경건강학회 회장
ㆍ부천근로자건강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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