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훈 소장의 세상사는 이야기] 삶의 질과 웰에이징(Well Aging)
[최승훈 소장의 세상사는 이야기] 삶의 질과 웰에이징(Well Aging)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3.11.16 0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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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훈
•한국능률협회 전문위원
•연세대학교 외래교수
•한국생애설계포럼 대표

최근 ‘워라밸’이 이 시대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데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크 라이프 밸런스(Work-life balance)’에서 온 말이다. 돈보다는 삶의 질을 우선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워라밸’을 직장 선택의 기준으로 삼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불완전한 상태 그대로를 인정하고 긍정적인 태도로 ‘자기애’를 높이며 물질보다는 삶의 균형을 더 중요한 가치로 여기기 때문으로 보인다. 마음의 여백이 없는 삭막한 사람일수록 자신이 잘난 줄 착각하고 용서와 화해에 인색하게 된다. 

‘워라밸’ 실현을 위해서는 과도한 업무 탓에 일과 삶의 균형이 깨진 우리에게 휴식과 여백이 있는 활동을 통하여 오히려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춰 개인과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기회가 많아져야 할 것이다. 

‘삶의 질(영어: quality of life, QOL)’은 사람들의 복지나 행복의 정도를 말하는데, 생활 수준과 달리, 삶의 질을 직접적으로 측정할 수는 없지만, ‘삶의 질’이라는 개념에는 물질적인 측면(건강, 식사, 고통의 부재 등)과 정신적인 측면(스트레스나 걱정이 없고 즐거움 등)이 있다. 

사람마다 어떤 것들이 갖추어진 상태에서 만족을 느끼는지가 다르므로, 특정한 사람의 삶의 질을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할 것이다. 

삶이란 생명의 시작과 더불어 내, 외의 자극을 받아 신체적 스트레스 그리고 인간의 경우 특히 정신적 갈등을 겪게 되는바, 이에 대응하여 개인은 싸우느냐 도망하느냐의 또는 적응하느냐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러한 ‘도전과 응전’의 경험을 통해 개인은 더욱 발전하고 성숙할 수도 있으나, 스트레스와 갈등을 이기지 못하면 결국 질병과 사망으로 고통받게 되는 것이다. 이왕 인생을 사는 김에 만족스럽고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운동의 중요성은 알고 있지만, 운동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시간이 없어 운동을, 못한다는 것은 핑계일 뿐이다. 마음이 즐겁고 자신의 일이 즐거우면 운동에 투자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스트레스를 받기 쉬운 현대인들은 삶의 밸런스가 깨지기 쉬운데 일과 운동을 병행하면 육체와 정신이 더 건강하게 조화를 이룰 수 있다

잘 먹고 잘사는 ‘웰빙’과 더불어 이젠 ‘나이를 잘 먹는’ ‘웰에이징’이 행복을 위한 시대적인 흐름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평균 수명이 83세를 훌쩍 넘어 100세로 향하고 있으니 나이를 잘 먹는 방법에 당연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웰에이징(well-aging)’은 좋게, 잘의 뜻을 가진 well, 그리고 나이 들다의 뜻을 가진 aging이 합쳐져 만들어진 신조어인데 통상적으로 건강하고 멋지게 나이 드는 것을 ‘웰에이징’이라고 한다. 늙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웰에이징’은 흔히 말하는 ‘안티에이징(anti-aging)’과는 반대되는 개념이다. 

‘안티에이징’은 노화를 죽음에 이르는 과정으로 생각하여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며 노인을 무기력하고 쓸모없는 존재로 치부해 버리기 일쑤이다. 의료처방에 기대하지 않고 ‘그 나이까지 살아있다는 것’ 자체를 감사하게 생각하며 노화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축적된 지식과 경험을 지혜로 융합하고 삶에 반영하여 활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상태로든지 최대한 오래 사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사는 것이 누구나 바라는 성공적인 노화이며 이것이 곧 ‘웰에이징(곱게 늙어가는 것)’인 것이다.

‘웰에이징’은 육체와 정신의 균형이 필요한바 가는 세월을 붙잡을 수 없다면 이왕이면 조금 더 품위 있고 건강하게 늙고 싶은 마음은 남녀를 불문하고 누구나의 소망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해서는 신체적인 건강과 정신적인 건강을 균형 있게 유지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신체적 건강 못지않게 노년기 ‘삶의 질’을 위협하는 것이 정신건강의 문제다. 우울증의 경우 면역력을 저하(低下)시켜, 암과 같은 자기 면역능력이 중요한 질환의 치료 효과를 떨어뜨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불면증이나 과민성 대장증후군, 위장장애 등의 증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정신이 건강하지 못하면 규칙적인 운동을 하거나 영양을 골고루 섭취하는 등 몸 관리에도 소홀하게 되는 것이다. 오래 사는 것도, 활기차고 건강할 때라야 비로소 의미가 있다는 점은 누구나 공감하는 부분일 것이다. 

따라서, ‘웰에이징’을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나이를 긍정적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부분이 가장 필요하고 좋을 것이다. ‘내 나이가 지금 나에게 가장 맞고 어울린다’는 자신감이 웰이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오승근의 ‘내 나이가 어때서’ 노래를 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웰에이징’의 삶을 살고 있다면 ‘웰다잉(well-dying)’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죽음에 관하여 종교적인 관점으로 보면 영생이니 윤회 등 영원히 살 수 있다고 착각하고 산다. 그러나 현상계에서 보면 사람은 태어나 생노병사(生老病死)의 과정을 누구나 겪게 된다. 

누구도 이 과정에 예외일 수는 없다. 이러한 죽음이 언제 올지 예측할 수 없고, 사전에 경험해 볼 수도 없다. 나의 대리인을 내세워 대리인이 죽게 할 수도 없는 것이 분명하다. 

우리가 생각하는 아름답고 좋은 죽음이란 아주 평범하다. 즉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다가 천수(天壽)를 다하고 고통 없이 죽는 것이다. 이러한 죽음이 최고의 행복일 것이다. ‘웰빙’에서 ‘웰에이징’ ‘웰다잉’으로, 즉 좋은 삶이 좋은 죽음으로 이어질 것인데, 이는 생각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평소에 적절한 운동, 균형 잡힌 식생활, 마음의 평안 유지 등 절제된 삶으로 죽음에 대한, 공부와 마음의 짐을 정리하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적절히 잘 정리할 필요가 있다.

또 ‘엔딩노트(Ending Note. 유언 등 작성)’를 작성하여 자녀들의 분쟁 방지를 위한 상속이나 유산에 대한 문제 등을 미리 준비해 두는 것도, 현명한 삶의 방법이 될 것이다. 삶의 질과 ‘웰에이징’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그 해법이 있다.

최승훈 
 •한국능률협회 전문위원
 •연세대학교 외래교수
 •사이에듀 평생교육원 교수
 •한국 생애설계연구소 소장 
 •한국 생애설계포럼 대표(경영지도사, 평생교육사, 생애설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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