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의 CEO칼럼] 마티 바덴(Marty Baden)과 김수팽(金壽彭)의 어머니
[전대길의 CEO칼럼] 마티 바덴(Marty Baden)과 김수팽(金壽彭)의 어머니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3.12.20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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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세상을 감사하며 착하게 살았던 두 사람의 이야기다. 먼저 독일 재무장관으로 일했던 ‘마티 바덴(Marty Baden)’ 이야기다. 

그는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보고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국가를 위해서 헌신했다. 그가 어떻게 그런 삶을 살게 되었는지 특별한 전기(轉機)를 밝힌다.          

그가 젊은 시절, 고생할 때 이야기다. 지방에 여행을 갔다가 돈이 부족해서 싸구려 여관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다. 그러나 다음날 일어나 보니 구두가 없어졌다. 밤새 도둑을 맞은 것이다. 

여행 중에 구두를 잃어버렸으니 다시 사야 하고, 다시 사려고 보니 사러 나갈 신발도 없었다. 그는 화가 나서 “어느 놈이 내 신발을 훔쳐 갔느냐?”고 욕을 했다. 

"하느님도 무심하시지. 나같이 가난한 사람의 신발을 다 훔쳐 가게 하다니." 하며, 아무 관련도 없는 하느님까지 원망했다. 

그런데, 마침 그날은 주일날이었는데 여관 주인이 창고에서 헌 신발을 꺼내 빌려주면서 함께 교회에 가자고 했다. 그는 마지못해 교회에 따라갔다. 그러나 남들은 다 찬송하고 기도하는데 그는 전혀 내키지 않았다. 신발을 도둑맞은 것 때문에 계속 화가 풀리지 않았다.

그러다가 바로 옆에 앉아 있는 사람을 보았다. 찬송하는데 눈물을 흘리며 감사를 하고 있었다. 기도할 때도 눈물을 흘리며 간절한 기도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자세히 살펴보니 그 사람이 두 다리가 없는 게 아닌가? 그 자리에서 바덴은 큰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았다. 

"저 사람은 신발을 잃어버린 정도가 아니라 두 다리를 전부 잃어버렸으니, 신발이 있어도 신을 수 없겠구나! 그에 비하면 나는 신발만 잃어버렸으니, 신발이야 없으면 또 사서 신으면 된다. 괜히 남들을 저주하고 하느님까지 원망했구나!"라고 생각했다. 

그 후 바덴은 인생관이 바뀌었다. 자기는 없는 것보다 있는 게 훨씬 더 많음을 깨우쳤다. 

두 번째, 조선시대 영조 때 청백리인 호조서리(戶曹胥吏) 김 수팽의 홀어머니 이야기다. 
김 수팽과 홀어머니가 사는 집은 초라하고 낡은 초가삼간이었다. 집을 수리하는데도 가난한 형편에 돈을 들일 수가 없어 김수팽의 어머니는 흔들리는 대들보와 서까래를 직접 고쳐가며 살아야 했다. 

더운 여름날, 김 수팽의 어머니가 집의 기둥을 수리하고 있었다. 땀을 뻘뻘 흘리며 기둥 밑을 호미로 파고 있는데 기둥 밑에서 돈이 가득 든 항아리가 나왔다. 거금을 본 김 수팽의 어머니는 욕심이 생겼다. 기와집, 비단옷, 기름진 음식에 대한 욕심이 아니었다. 

이 돈이 있으면 가난한 홀어머니 밑에서 주경야독하며 고생하는 아들이 걱정 없이 하고 싶은 공부만 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수팽의 어머니는 돈 항아리를 땅에다 다시 묻었다.      

조선 영조 때 청백리 김 수팽
조선 영조 때 청백리 김 수팽

그 후 김 수팽이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올랐을 때 어머니는 아들에게 그 돈 항아리에 관해서 처음 입을 열었다. 

"그 돈을 가졌으면 몸은 편히 살았을지는 몰라도 요행으로 얻은 돈으로 얻은 편안에 무슨 복락(福樂)이 있겠느냐? 나는 오히려 내 자식이 요행이나 바라고 기뻐하는 게으름뱅이가 되는 것이 더 무섭고 두려웠다. 그런 염치없는 돈에 손을 대지 않았기에 오늘 같은 좋은 날이 온 것 같구나." 

어머니의 뜻에 크게 감동한 김 수팽은 청렴하고 충직한 관리로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청백리(淸白吏)로 거듭난 것이다.  

최근 여의도 정치판에서 ‘불법(不法) 돈 봉투 사건’으로 한 정치인이 영어(囹圄)의 몸이 되었다. 죄가 있으면 의당 처벌받고 죄 없으면 무고(誣告)한 자가 처벌받는 게 이치(理致)다. 

거짓말로 세상을 어지럽히는 사악(邪惡)한 군상(群像)의 어설픈 이야기이지 싶다. 우리는 자유롭고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具現)해야 한다. 

노력하지 않고 공짜 돈을 주고받는 나쁜 행위를 배척(排斥)하고 올바른 언행으로 청렴(淸廉)함을 젊은이들의 생활 덕목(德目)으로 가르쳐야 한다. 

삼강오륜(三綱五倫)과 화랑(花郞)의 세속오계(世俗五戒)가 실종(失踪)된 지 오래다.   
B.C 8세기 말 그리스의 서사시인(敍事詩人) ‘헤시오도스(Hesiodos)’는 “부당한 이득을 얻지 말라. 그것은 손해와 같은 거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디세이(Odyssey)를 쓴 서구 문학의 조종(祖宗)인 ‘호메로스(Homeros)’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그리스의 시성(詩聖)이다. 

눈만 뜨면 나쁜 말, 거짓말이 난무(亂舞)한다. 세상이 어지러워서 현기증(眩氣症)이 난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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