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훈 소장의 세상사는 이야기] 100세 인생 어떻게 살 것인가?
[최승훈 소장의 세상사는 이야기] 100세 인생 어떻게 살 것인가?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4.01.18 0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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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훈
•한국능률협회 전문위원
•연세대학교 외래교수
•한국생애설계포럼 대표

20세기까지만 해도 일자리는 대부분 정해져 있었다. 성공이란 남들이 개척해놓은 시장에서 싸워 내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가온 정년에 퇴직하고 몇 년 뒤 사망하던 과거와 달리 은퇴하고도 30~40년을 더 살게 된 환경은 일자리 개념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일거리를 찾으려면 지금은 없는 새로운 일자리를 스스로 개척해야 할 수밖에 없다.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 둘 중 한 명이 100세 인생에 돌입하게 된다. 이미 다가온 100세 인생을 저주가 아닌 선물로 만들려면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가? 

2022년 4월 28일부터 5월 3일까지 EBS에서 방송된 ‘위대한 수업’을 다시 시청해 보았다. 런던 경영대학원 ‘린다 그래튼’ 교수의 강의로, ‘100세 시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주제의 강의였다. 

4강으로 나누어 진행된 강의는 ‘1강, 우리를 바꿀 세 가지 힘’, ‘2강 성공적으로 늙는 방법’, 3강 장수 시대의 일자리 설계‘, 4강 노년에 적응한다는 것’ 순으로 진행되었다.

< 린다 그래튼 교수, 유트브 영상 캡춰>
< 린다 그래튼 교수, 유트브 영상 캡춰>

‘린다 그래튼’ 교수는 “교육 수준이 높은 한국에서 좋은 삶은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회사에 취업하는 것이라고 여기는데, 이는 100세 시대 인생의 준비가 아니다”라는 따끔한 지적을 하면서 “회사가 70, 80대까지 일할 수 있는 미래, 장수 시대를 지지하도록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00세 시대에 과거 부모와 조부모 세대의 ‘교육, 일, 퇴직’으로 구성된 3단계의 삶은 앞으로는 더, 이상 전개되지 않으며, 자기의 삶을 다양하게 설계할 수 있는 ‘다단계의 삶’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3단계 삶에서는 전환기가 교육에서 취업 단계, 퇴직단계 두 번이었지만, 다단계 삶에서는 일과 다른 일, 일과 배움, 일과 휴식 사이에 무수히 많은 전환기를 맞이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한때는 청년들만 ‘갭이어(Gap year)’를 했지만 이제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갭이어’를 할 수 있다”라며 “다단계 삶에서 오래 일하려면 ‘재교육’을 받아야 하고, 완전히 다른 일을 위한 ‘새로운 교육’을 받아야 한다”라고 했다.

린다 그래튼 교수는 “새로운 삶인 다단계 삶의 핵심은 그 원동력과 궤도가 자신에게서 나와 자기 주도적인 것”이라며 자기 주도성과 통찰력을 강조했다. 

3단계의 삶에서는 앞선 세대를 보며 따라갈 수 있었으나, 다단계의 삶에서는 수많은 선택을 통해 각기 다른 삶이 펼쳐지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학습하지 않으면 그런 삶을 선택할 수가 없게 된다

프랑스의 사상가 ‘볼테르’는 ‘“노후에 자기관리 지혜(계발)가 없으면 행복해지거나 아름다운 마무리가 어렵게 된다.” “그 시대의 지혜를 모르면 그 시대에 겪어야 할 모든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일자리(創職)는 사실 만들어내기도 어렵거니와 기존 수준을 유지하는 것도 힘이 든다. 국내에서 도입하려다 막힌 ‘우버’나 새로운 규제에 결정타를 입은 ‘타다’의 사례에서 보듯 기존 질서를 흔드는 새 일자리의 탄생을 기득권이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 결국은 실패하고 말았다, 

거기다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정치권의 ‘포퓰리즘’은 새로운 일자리를 막는데 앞장서는 우를 범하기도 한다. 

시간강사를 보호해주겠다는 ‘강사법’은 수많은 석, 박사 실직자를 양산하였고, 최저임금을 받게 해주겠다며 감시, 단속 근로자에게까지 법을 적용하게 되자 아파트 경비원들이 줄줄이 실직하게 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나만의 일자리를 개척한다는 것은 황당한 꿈일지 모른다. 기존 시장만 보는 시각이면 그렇지만, 블루오션 전략은 업종의 경계와 현재를 넘어서는 유연한 사고, 신선한 안목이 있어야 한다. 시대의 변화는 새로운 수요의 촉발을 예고하였고 그런 수요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왔다.

20세기까지 인생은 3단계의 삶이었지만, 교육을 받고, 직업 활동을 하고, 결국 퇴직을 하였다. 21세기에는 ‘틴에이저’와 ‘퇴직자’라는 두 단계가 새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이미 우리 주위에는 ‘퇴직자’로서 오랫동안 힘겹게 삶을 영위하고 있는 사람들이 차고 넘친다. 

남의 일이 아니다. ‘린다 그래튼’ 교수에 따르면 지금 60세인 사람이 90세 이상 살 가능성은 50%나 된다고 했다.

그렇다고 너무 막막해하지 말아야 한다. 이미 시장에는 시니어 일자리 수요와 시니어 마켓이 늘어나며, 중장년 이상을 상대로 한 시장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 회사는 재택근무를 할 수 있고, 주 10~20시간 정도는 확실히 일해줄 베테랑들을 환영한다. 

특히 기대급여가 높지 않고 조합(노조)활동에 관심이 적으면 더 좋아한다. 단 일할 의지가 있고 젊은 상사를 모실 각오가 되어야 하며 새로 배울 자세가 되어 있어야 가능하다. 그리고 평생 배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스스로 자기 일을 찾든, 새로 나타나는 일자리에 적응하든 일을 계속할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방법은 많다. 유튜브에서 충분히 대박을, 칠 만한 콘텐츠가 있지만 ‘외모’에 자신이 없다면 오디오 방송을 하면 되고, 장소가 문제라면 ‘오피스(Office)’가 아니라 자주 들락거리는 동네 커피숍을 ‘커피스Coffice)’로 활용하면 된다.

주된 직장에 다닐 때 못 해본 전혀 새로운 직업이든, 돈 버느라 꿈만 꾸어 왔던 창직(創職)이든, 꼭 해보려고 남겨둔 봉사활동이든, 60세 이후의 일자리는 스스로 개척하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학습을 해야 하고 장년의 위기를 장년 재창조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100세 시대에는 나만의 블루오션을 만들기 위한 공부를 지속하지 않으면 기회는 오지 않는다. 30년 넘게 일했는데 이 나이에 또 일자리 이야기가 왜 필요하냐는 시니어들에게 호서대 설립자이자 명예 총장 ‘강석규 박사’가 ‘95세 때 쓴 수기’를 읽어 보기를 권하고 싶다. 

강석규 박사는“65세에 퇴직 후 ‘이제, 다 살았다. 남은 인생은 그냥 덤이다’라는 생각으로 그저 고통 없이 죽기만을 기다렸다고 한다. 

덧없고 희망이 없는 삶…. 그런 삶을 무려 30년이나 살았다고.” 그는 95세 생일에 눈물을 흘리면서 ‘어느 95세 어른의 수기’를 썼다. 그 이후 작고하기 전까지 외국어 공부에 다시 도전하기로 했다고 한다.

 <강석규 박사. 다음 이미지>
 <강석규 박사. 다음 이미지>

‘강석규 박사’는 105세 목표 2년 전인 2015년 향년 103세에 노환으로 별세했다. 
젊은 시절 가난과 역경을 딛고 결코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았던 ‘고 강석규 박사’, 그는 65세 은퇴 후, 95세가 되던 해까지 ‘남은 인생은 덤이다’라며 허송했던 30년에 대한 후회를 털어놓으며, 95세에 “어학 공부를 시작하였는데. 그 이유는 105세 생일날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했다.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것을 잊지 말고, 스스로 포기하지 않고 용기를 내어 도전한다면 어떤 성과와 성취보다 더 큰 보람과 감격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KFC 창업자인 ‘커넬 할랜드 센더스’는 65세 나이에 전 재산 105불로 1008번의 거절을 이겨내고 1009번째 스폰서를 만나 전 세계 13,000여 개의 체인점을 운영하는 꿈을 이루어 냈다. 

"그대 가슴에서 뛰는 심장에 고동 소리가 멈출 때까지는 그 무엇이든 늦지않다."고 말한 ‘롱펠로우’의 말을 기억 하고. 그들 앞에서 우리는 아직 팔팔한 청년이라는 자세가 필요하다.

영화 ‘역린’에 중용 23편이 인용되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에 배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하게 할 수 있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 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먼저 변하지 않으면 주변을 바꿀 수 없고 새로운 창조는 없다. 과거와 타인을 절대로 바꿀 수 없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다. 

나이 들었다고 멈추지 말고 중용 23장의 내용처럼 작은 일도 사소하게 여기지 말고, 정성을 다해 최선을 다해야 하겠다는 각오가 필요한 때이다. EBS ‘위대한 수업’의 ‘100세 시대, 어떻게 살 것인가?’ 영상(유투브)을 시청해 보시기를 권한다.

최승훈 
 •한국능률협회 전문위원
 •연세대학교 외래교수
 •사이에듀 평생교육원 교수
 •한국 생애설계연구소 소장 
 •한국 생애설계포럼 대표(경영지도사, 평생교육사, 생애설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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