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 CEO칼럼] 수필가(隨筆家) 피천득(皮千得) 기념관
[전대길 CEO칼럼] 수필가(隨筆家) 피천득(皮千得) 기념관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4.01.24 06: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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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영문학과 피천득 前. 교수(1910~2007)는 수필가, 시인이다. 우리들이 학창 시절 국어 교과서에서 배운 그의 수필에 관한 글이다.

<수필가 금아 피천득 교수>

“수필은 청자연적(靑瓷硯滴)이다. 
수필은 난(蘭)이요, 학(鶴)이며 청초하고 몸맵시 날렵한 여인이다. 
수필은 그 여인이 걸어가는 숲속으로 난 평탄하고 고요한 길이다. 

수필은 가로수 늘어진 페이브먼트(Pavement)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길은 깨끗하고 사람이 적게 다니는 주택가에 있다.“ 

“​수필은 청춘의 글은 아니요. 서른여섯 살 중년 고개를 넘어선 사람의 글이다. 
정열이나 심오한 지성을 내포한 문학이 아니요, 그저 수필가가 쓴 단순한 글이다. 
수필은 흥미는 주지만 읽는 사람을 흥분시키지는 아니한다. 
수필은 마음의 산책이다. 
그 속에는 인생의 향기와 여운이 숨어 있다
“ 

​“수필의 색깔은 황홀 찬란하거나 진하지 아니하다. 
검거나 희지 않고 퇴락하여 추하지 않고, 언제나 온아우미(溫雅優美)하다. 
수필의 빛은 비둘기 빛이거나 진줏빛이다. 
수필이 비단이라면 번쩍거리지 않는 바탕에 약간의 무늬가 있는 것이다. 
무늬는 읽는 사람의 얼굴에 미소를 띠게 한다. ​
수필은 한가하면서도 나태하지 아니하고, 
속박을 벗어나고서 산만하지 않으며 찬란하지 않고 
우아하며 날카롭지 않으나 산뜻한 문학이다.” 

“​수필의 재료는 생활 경험, 자연 관찰, 인간성이나 사회 현상에 대한 새로운 발견 등 무엇이나 좋을 것이다. 그 제재(題材)가 무엇이든지 간에 쓰는 이의 독특한 개성과 그때의 심정에 따라 '누에의 입에서 나오는 액(液)이 고치를 만들 듯이' 수필은 써지는 것이다. 

수필은 플롯이나 클라이맥스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가고 싶은 데로 가는 것이 수필의 행로(行路)다. 그러나 차를 마시는 거와 같은 이 문학은 그 차가 방향(芳香)을 가지지 아니할 때는 수돗물같이 무미(無味)한 것이 되어 버린다. 

수필은 독백이다. 소설가나 극작가는 때로 여러 가지 성격을 가져 보아야 한다. 셰익스피어는 햄릿도 되고 오필리아 노릇도 한다. 그러나 수필가 찰스 램은 언제나 램이면 되는 것이다. 수필은 그 쓰는 사람을 가장 솔직히 나타내는 문학 형식이다.”

수필(隨筆)은 어떤 양식(樣式)에도 해당(該當)되지 아니하는 산문(散文) 문학(文學)의 한 부문(部門)이다. 인생(人生)과 자연(自然)에 대한 수상(隨相), 수감(隨感), 단상(斷想), 논고(論考), 잡기(雜記) 등이 포함(包含)되며, 생각나는 대로 쓴 글이다. 

수필(隨筆)은 에세이(Essay)다. 일정한 형식을 따르지 않고 인생이나 자연 또는 일상생활에서의 느낌이나 체험을 생각나는 대로 쓴 산문 형식의 글이다. 보통 경수필과 중수필로 나뉜다. 

작가의 개성과 인간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유머, 위트, 기지(奇智)가 담겨 있다. 주로 무거운 내용의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수필이 있으며 비개성적인 것으로는 비평적 수필, 과학적 수필 등이 있다. 

최근 디지털카메라 사진을 담은 시(詩)를 ‘디카시(Dica詩)’라고 부른다. 디지털카메라 사진이 담긴 수필(Essay)인 ‘포토에세이(Photo-Essay)’를 ‘디카수(Dica隨)’라고 부르기도 한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 건물(3층)에 있는 <금아 피천득 기념관>.
<서울 잠실 롯데월드 건물(3층)에 있는 <금아 피천득 기념관>.

잠실 롯데월드 건물 3층에 위치한 <금아 피천득 기념관>을 찾았다. 바로 옆에는 민속박물관이 있다. 누구에게나 입장료는 무료(無料)다. 피천득 교수를 존경하는 문인, 수필가(隨筆家)와 어린이, 청소년들이 부모와 함께 많이 찾는다. 

롯데그룹 故. 신격호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그리고 롯데그룹 최고경영자들이 <금아 피천득 수필가> 작품을 높이 평가해서 사람들 통행이 잦은 이곳에 <금아 피천득 기념관>을 특별히 운영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문학과 예술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성원에 문인의 한 사람으로서 머리 숙여 감사한다. 

범우사에서 펴낸 <피천득 문학 전집(총7권)>
범우사에서 펴낸 <피천득 문학 전집(총7권)>

최근 피천득 교수의 애제자(愛弟子)이며 국제PEN 한국본부 번역원장으로 봉사하는 문학평론가 정정호 중앙대학교 교수 등이 뜻을 모아 <피천득 문학 전집(총 7권)>을 범우사에서 펴냈다. 

정정호 중앙대학교 영문학과 명예교수
정정호 중앙대학교 영문학과 명예교수

필자도 정정호 교수의 고귀한 뜻에 흔쾌히 찬동하고 동참했다. 서울 서초구와 종로구에서도 피천득 수필가를 기리는 사업을 추진한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수필은 마음의 산책이다. 그 속에는 인생의 향기와 여운이 숨어 있다”라는 피천득 수필가의 수필에 대한 정의(定義)는 후학(後學)들이 수필을 어떻게 써야 할지를 명쾌하게 일러준다. 

내 마음의 산책과 삶의 향기와 여운이 담긴 수필(隨筆)과 명시(名詩)를 쓰기 위해 컴퓨터 앞에 단정히 앉아서 모니터를 보면서 키보드를 두드리자. 생각 주머니를 활짝 열어 펼치자.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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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진 2024-02-23 14:17:57
감사합니니다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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