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만의 컨택센터 칼럼] 주4일 근무할 날이 도래하고 있다
[황규만의 컨택센터 칼럼] 주4일 근무할 날이 도래하고 있다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4.01.26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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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황규만 부회장
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황규만 부회장

요즘 주4일 근무라는 용어가 신문지상에 언급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무슨 말도 되지 않는 소리냐고 코웃음 치기도 했지만 이미 몇몇 기업들이 부분적인 주4일제를 시행하기 시작했고, 생각했던 것 보다 생산성 면에서는 나쁘지 않아 시간은 걸리겠지만 주4일제가 우리 사회에 서서히 정착되어 갈 것 같다. 

몰론 주4일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내가 첫 직장에 입사했을 때만 해도 대부분의 기업들이 토요일 오전 4시간 근무를 포함해 주6일 근무를 하고 있었다. 게다가 잔업을 밥 먹듯 했다. 

물론 업무가 많아서 근무시간에 끝내지 못해 잔업을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당시만 해도 잔업을 많이 한 사람이 일을 많이 한다고 생각을 했는지 상도 주고, 인사고과에 반영도 하던 시기라 근무시간에는 느슨하게 일하다가 잔업 시간에 업무를 마무리하곤 했다. 

즉, 좋은 인사고과를 받기 위해 잔업을 하던 시기도 있었다. 그러던 것이 언제부터 인가 한 달에 4번 하던 토요일 근무를 격주로 바꿔 한 달에 2번만 근무를 하더니 이제는 특수한 기업이나 부서를 제외하고는 토요일과 일요일은 근무하지 않는다. 

주5일제(40시간)가 정착된 것이다. 이렇듯 주4일제도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 사회에 정착이 될 것이 확실하다. 

실제로 2019년 일본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주4일 근무를 도입했는데 생산성이 40% 개선되었던 사례도 있고, 스웨덴 한 요양병원은 근무시간을 8시간에서 6시간으로 줄이자 수면 시간이 늘고 스트레스가 줄어 병가를 내는 직원이 주는 바람에 업무 효율이 좋아졌다고 한다. 

일본 Toyota사도 하루 근무 시간을 2시간 줄였더니 정비공의 생산성이 114% 높아졌으며 이윤도 25% 늘었다고 한다. 

이렇듯 유럽과 일본 등에서 주 4일제 근무 도입이 늘어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포스코가 철강업계 최초로 '격주 주 4일제'를 시행하기로 하는 등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 시대에 맞춘 기업들의 근로시간 단축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는 '격주 주 4일제형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직원들이 2주 단위로 평균 주 40시간의 근로 시간을 채우면 격주로 금요일에 쉴 수 있다. 이 경우 2주에 한 번은 목요일 저녁 퇴근 후부터 일요일까지 연속으로 휴식하면서 개인 삶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삼성전자도 노사 협의를 거쳐 지난해 6월, 월 필수 근무시간을 충족하면 매월 1회 금요일에 휴무하는 '월중 휴무' 제도를 신설했고. SKT는 매월 둘째와 넷째 주 금요일에 휴무하는 'Happy Friday' 제도를 운영 중이다. 

LG그룹은 아직 주 4일제를 제도로 도입하지는 않았으나 부서장 재량에 따라 근무 시간 주 40시간을 채우고 사전에 협의하면 근무 일을 조정할 수 있어 실질적으로는 주 4일 근무도 가능하다고 한다.

이렇듯 기업들이 주4일 근무제도를 도입한데는 주 4일제가 근로자들의 삶의 질만 높이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생산성 증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주4일제 시행을 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근로자들 사이에서도 한 주에 4일만 근무하는 것은 매력적이지만 전체 근로시간이 단축되는 결과로 이어져 임금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예로, 세브란스병원은 2022년 8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1년간 주 4일제에 참여하는 간호사에 대해 임금 10%를 삭감했다. 물론 실제 주 4일제에 참여한 간호사들의 만족도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는 아직 특정 직군의 사례일 뿐 다른 직업 분야나 산업계에서는 어떨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포스코 노사가 지난해 11월 임단협을 통해 '격주 주 4일 근무제'에 합의했다고 한다. 사 측은 직원들이 격주마다 생기는 연휴를 활용해 휴식을 취하고, 다양한 자기계발 활동을 펼치면, 업무 집중도와 창의성과 생산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했다고 한다. '자율과 책임' 중심의 일하는 방식을 정착시킨다는 방침이다. 

주4일제라는 거대한 흐름을 멈춰 세울 수는 없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라도 머리 싸매고 어떻게 하면 회사와 근로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이를 시행할 지 함께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다. 

황규만
(사)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부회장
(사)한국액티브시니어협회 회장
(사)푸른아시아(기후위기 대응 NGO 환경단체)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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