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업은 처음 논의에서 일보 진전도 없어...여전히 직접고용만 허용
[아웃소싱타임스 이윤희 기자] 올해 3차 외국인 고용허가 신청 접수가 시작되는 가운데, 올해부터 시범사업으로 외국인력 고용허가가 확대 허용된 음식점업과 호텔업계의 희비가 엇갈렸다.
음식점업 등 외식업계는 일부에 한해서만 허용됐던 외국인력(E-9) 도입이 중식, 일식 등 외국식으로 허용되고 전국으로 확대되는 반면 호텔업의 외국인력 도입 규모 및 기준은 2차때와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문체부와 소통하며 시범사업 운영 현황을 살펴 도입 규모를 확대할 것인지 등을 논의하겠다고 한 바 있다. 이와같은 맥락에서 살폈을때 음식점업은 시범사업이 첫 도입되자마자 그 필요성을 인정받은 반면 호텔업계의 요구는 수용 범위에 들지 못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들은 "애초에 호텔업에서 외국인력이 필요할 정도로 인력이 부족한 분야는 간접고용 영역이기 때문에, 2차 신청 때 외국인 고용허가 신청이 적을 수 밖에 없었다"며 "신청 접수의 규모만으로 시범사업의 허용 지역과 고용 영역을 판단하지말고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 음식점업 웃고 호텔업 울고...호텔업, 고용허가 신청 규모 적을 수밖에
음식점업과 호텔업은 극심한 인력난과 일자리 미스매칭으로 올해부터 E-9 외국인 고용허가 신청이 가능해진 업종이다.
두 업 모두 올해가 시범사업으로 특정 지역, 일부 직군에 한해서만 고용을 허용했다. 올해 초 이와 같은 내용이 받아들여진 후 기업들이 정식적을 고용허가 신청을 접수한 것은 2차 신청 기간인 지난 4월부터다.
2차 접수 기간을 마친 뒤 3차 외국인 고용허가 신청 접수를 앞두고 음식점업에는 낭보가 날아들었다. 시범사업 결과 불과 3개월만에 외국인력 고용허가 대상의 업종을 확대하고 그 요건도 완화하기로 한 개선책이 내온 것이다.
이에따라 3차분 부터는 기존 한식에 제한됐던 것에서 나아가 일식, 중식, 서양식 등 다양한 음식점업에서 외국인력을 고용할 수 있으며 도입 지역도 기존 100개 지역에서 전국으로 확대됐다. 이로인해 지방의 외식업체들도 외국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청 가능한 업력 요건도 낮췄다. 기존에는 내국인 근로자가 5인 이상인 업체는 5년 이상, 5인 미만인 업체는 7년 이상의 업력을 요구했으나 앞으로는 종사자 수와 관계없이 5년 이상 업력이 있으면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다. 다만 허용 직종은 여전히 주방 보조원에 그쳐 외식업계가 요구해온 홀 서빙 외국인력 도입은 실현되지 못했다.
반면 호텔업계는 이렇다할 호재를 찾아볼 수 없었다. 요건 완화나 도입 지역 확대는 커녕 이와 관련된 이렇다할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은채 3차 접수를 맞이하게 됐다.
이처럼 호텔업계가 외국인 고용허가 시범도입 4개월이 지난 지금도 정부의 큰 주목을 끌지 못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외국인력 활용 규모나 도입 범위에 대해 논의할때 얼마나 활발히 신청 접수가 이뤄지는지가 주요 평가요소로 다뤄지는데, 실제 호텔업은 고용허가 신청 접수가 저조한 까닭에서다.
서울시관광협회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 2차 고용허가 신청에서 서울 소재 호텔 콘도업의 경우 서울에서는 단 2개소만이 신청한 것으로 확인된다.
간담회에 참석한 써미트호텔서울 박인철 대표는 "호텔업에서 외국인력이 필요한 업무는 오래전부터 많은 업체가 아웃소싱을 통해 위탁하고 있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며 외국인 취업비자(E-9) 제도의 허점을 지적했다.
현재 E-9 비자 고용허가의 경우 정부가 외국인력을 관리하고 필요로한 기업은 정부에 신청해 점수제에 따라 평가를 받아 인력을 배정받는 구조다. 이런 이유로 정부는 직접고용으로만 E-9 고용허가 신청이 가능하도록 제한을 두고 있다.
이번 호텔업의 경우 이례적으로 간접고용도 일부 허용하는 듯하였으나 결과적으로는 1:1 전속계약이라는 독소 조항에 발목잡히며 신청조차 불가능한 구조가 생성됐다.
1:1 전속계약이란 아웃소싱 기업 즉 위탁업체가 외국인력이 필요로한 호텔 단 한곳하고만 위탁 계약을 맺어야한다는 뜻이다. 사업구조상 한 호텔이나 콘도와 단독 계약을 맺었을 때 수익 구조가 형성되지 않아 사실상 해당 형태로 사업을 영위하는 아웃소싱 기업이 존재할리 만무하다.
호텔업이 인력난에 시달리는 객실정비 및 건물청소 등의 업무는 디지털전환을 통한 자동화가 어려운 영역 중 하나다. 좋은 장비의 도움을 받아 효율성을 높일 수는 있으나 인간의 신체 활동을 완벽히 구현해낸 청소로봇이 보급되기 전까지는 세밀한 청소와 어메니티 관리 등을 해결할 수 없다. 그러나 노동 대비 임금이 낮고 육체노동과 청소와 같은 업무를 기피하는 기조가 커지면서 구인은 해마다 어려워지고 있다.
서울시관광협회는 "외국인근로자 고용허가제가 업계에 실제로 도움이 되려면 비전문 취업비자 취지에 맞게 외국인 근로자의 업무 범위를 확대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야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E-7 전문 취업 비자의 취업 요건을 완화해야할 것"이라는 주장도 덧붙였다.
한편, 유엔 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올해 해외 관광객 수는 15억 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발이 묶였던 것에 대한 반발심리로 전세계적인 관광 특수는 계속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국내 관광업도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7월 29일 발표한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방한객은 141만 7274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무려 96만명(47.5%)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된다.
올해 상반기 방한객은 77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8% 급증했다. 코로나19와 대비했을때 91.3%까지 늘며 관광업은 빠른 회복세를 보인다. 관광업이 활기를 띄면서 호텔,콘도 업체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호텔업계는 인력난에 시달리며 서비스 퀄리티를 향상하기는 커녕 현 상황을 유지하는데도 급급한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류와 K-콘텐츠 열풍을 한국을 찾는 이들에게 좋은 경험을 선사하고 한국이 관광 대국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묵고 휴식하는 호텔에서의 만족도 높은 경험이 필요하다"며 "호텔업계와 관광산업이 성장할 수 있게 업계를 발묶고 있는 고용허가 제도의 손질이 절실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