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이 7월26일 시작되었다. 206개국을 대표하는 10,714명의 세계 최고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출전하는 올림픽은 예선전을 포함해 메달 색깔이 결정되는 결승전까지 한시라도 방심해서는 되지 않는다.
올림픽 참가하기 전 세계대회 순위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올림픽에서는 변수가 많기에 어떤 선수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피땀을 흘려가며 파리올림픽을 준비해 왔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지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던 선수들도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다. 세계 최강이라 했던 선수들이 이번 파리올림픽에서도 여지없이 예상치 못했던 복명으로부터 일격을 당해 탈락하였다.
그렇기에 40년 동안 왕좌를 지켜온 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10연패는 놀라울 따름이다. 매년 3명씩 10년 동안 30명이 출전했는데 10연패의 시작은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시작이 되었다.
그때 참가했던 김수녕선수를 포함한 5명만이 2번씩 출전했고, 나머지 20명은 딱 1번 출전하고는 출전 당시 실력이 더 뛰어났던 후배들에게 올림픽 출전을 양보해야만 했다.
그렇게 뛰어난 선배들을 대신해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은 늘 (개인전보다) 단체전 "금”을 첫 번째 목표로 삼았는데 이는 함께 이루는 승리가 더 값지다는 걸 알기 때문이리라.
이번에 10연패를 달성한 여자 양궁 대표팀에 뽑히는 것은 올림픽 금메달 따기보다 어려운 일로 정평이 나 있다. 선수 개개인은 6개월간 총 5차례에 걸친 선발전에서 활 4000발을 쏘며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대회가 열리는 해에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하는 선수를 뽑기 위함이다. 그러기에 지난 올림픽에서 3관왕을 차지했던 안산선수마저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이런 치열한 과정을 거쳐 정정당당하게 국가대표로 발탁된 임시현과 남수현선수는 이번 파리 올림픽이 데뷔 무대로 국제 경험이 없다 보니 제대로 할 수 있을 지 걱정이 앞섰다고 한다.
그래서 선배들이 이룩해 놓은 9연패의 신화를 이어가야 한다는 압박감에 정말 죽어라고 연습을 했고 그 결과가 여자 양궁 단체전 10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것이다. 결승전 당시 선수들의 코와 턱엔 활 시위에 눌린 자국을 보니 얼마나 연습을 했을 지 상상이 간다.
이처럼 한국을 대표한 올림픽에 참가한 모든 선수들이 이런 각오로 임했기에 당초 금맥이라고 여겼던 양궁과 펜싱에서 이변 없이 금메달을 땄을 뿐 아니라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사격에서 금메달을 3개나 보태는 이변이 일어났다.
한국은 여자 양궁 단체전 10연패, 남자 양궁 단체전 3연패, 사브르 남자 단체전 3연패를 포함해 칼(펜싱)에서 2개, 총(사격)에서 3개, 화살(양궁)에서 5개의 금메달 획득해 금메달 10개로 당초 목표로 잡았던 금메달 5개를 일찌감치 초과 달성했다.
5개의 금메달을 획득한 양궁과 더불어 3개의 금메달을 딴 종목이 사격이다. 지난 두 차례 올림픽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던 한국 사격이 파리 올림픽에서는 전통의 효자 종목 노릇을 톡톡히 한 것이다.
8년을 기다렸던 금빛 총성은 28일에 울렸다. 공기권총 10m에서 오예진과 김예지가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휩쓴 것이다. 29일에는 17살의 최연소 선수인 반효진이 여자 10m 공기소종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사격의 3번째 금메달은 여자 25m 권총에서 양지인 선수가 따냈다. 벌써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로 역대 최고 성적 타이를 이룬 한국 사격은 4일 오후 남자 25m 속사권총 예선부터 다시 메달 사냥을 시작한다.
대한체육회는 당초 1976년 몬트리올 대회(50명 파견) 이후 48년 만의 최소 규모(143명)로 구성한 한국 선수단의 두 자릿수 금메달을 낙관하지 않았다. 저출생으로 인한 엘리트 인재 유입 감소, 단체 구기 종목의 집단 부진, 전통적인 메달 밭 복싱과 레슬링 등 투기 종목의 몰락 등이 이유다.
하지만 사격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로 기대 이상의 성적이 나오면서 금메달 10개, 은메달 7개, 동메달 7개를 획득한 상태다. 이로서 한국은 도쿄올림픽대회까지 378개의 메달을 따냈고,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24개의 메달을 추가해 한국은 402번째 메달에 따낸 것이다.
이제 파리 올림픽은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 10대와 20대 MZ세대 선수들의 당당함과 그들이 보여준 가능성으로 볼 때 2028년 LA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하지만 국민들이 메달을 기대했던 수영을 포함해 4년을 준비했던 다른 종목 선수들도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 후회가 남지 않는 경기를 치르기를 바라며, 메달은 따지 못했어도 한국을 대표해 여러분들이 흘렸을 피와 땀을 국민들이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황규만
(사)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부회장
(사)한국액티브시니어협회 회장
(사)푸른아시아(기후위기 대응 NGO 환경단체)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