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근 박사의 물류이야기] “지역활성화와 물류의 역할”
[이상근 박사의 물류이야기] “지역활성화와 물류의 역할”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4.08.26 0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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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근
ㆍ산업경영공학박사
ㆍ삼영물류(주) 대표이사

대한민국과 일본, 두 나라는 지방 소멸 위기라는 공통된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인구 감소와 수도권으로의 집중은 두 나라 모두에서 심각한 사회적, 경제적 도전을 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지역 활성화 정책이 추진되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성공과 실패가 혼재된 상황이다. 

지방 소멸이라는 개념은 더 이상 미래의 일이 아니다. 한국의 경우, 2021년 행정안전부는 인구감소로 소멸 위기에 처한 89개의 시·군·구를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했다. 이들 대부분은 비수도권 지역에 위치하며, 수도권으로의 인구 집중은 날로 심화되고 있다. 

일본에서도 '지방소멸'이라는 용어는 2014년 도쿄대 마스다 히로야 교수가 발표한 '소멸가능성도시 896개 리스트'를 통해 처음 공론화되었다. 

일본의 인구는 2008년을 정점으로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으며, 2060년에는 8,674만 명, 2110년에는 4,286만 명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이러한 인구 감소는 지역의 경제 활동을 위축시키고, 결과적으로 지역의 소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지방 소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지역 활성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주로 관광 정책을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노력이 두드러진다. 

예를 들어, 출렁다리, 집라인, 케이블카 등의 시설이 전국적으로 도입되었지만, 이러한 하드웨어 중심의 접근은 지역 간 경쟁만 심화시키고, 차별화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워케이션과 같은 새로운 근무 형태를 도입하여 지역 경제 활성화를 꾀하려는 시도가 있지만, 여전히 실효성이 부족한 사례들이 많다.

반면, 일본은 2014년 '지방창생법'을 제정하여 인구 감소와 도쿄로의 인구 집중을 막고자 했다. 이 법은 도쿄로의 일극 집중을 시정하고, 지역 과제를 해결하며, 젊은 층의 취업, 결혼, 육아를 지원함으로써 정주 인구를 늘리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유지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이를 위해 일본 정부는 지방창생본부를 설치하여 종합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지역 활성화 프로젝트도 추진했다. 

그러나 정주 인구를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었고, 디지털화를 통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한국과 일본의 지역 활성화 전략에서 중요한 차이점 중 하나는 '창생'과 '재생'의 개념이다. '창생'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하며, '재생'은 기존의 것을 되살리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의 지방창생 정책은 "그 지역에 없었던 새로운 것을 창조하거나 실행하여 지역의 진흥을 도모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반면, 한국에서는 주로 '도시재생'이라는 용어가 자주 사용되며, 이는 기존의 도시나 시설을 재활용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낡은 공장이나 건물을 카페나 전시장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도시재생의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시골이나 소규모 지방 도시는 이러한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에, 재생보다는 창생이 더 적합한 접근이다.

지역 활성화를 위해서는 먼저 지역자원에 대한 철저한 파악이 필요하다
지역 자원은 자연, 역사, 문화, 특산물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며,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지역 자원을 창의적으로 활용하여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오카야마현의 구라시키 미관지구는 지역의 특색을 살려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으며, 도쿠시마현의 히나마쓰리 축제는 전통적인 일본 관습을 즐기면서도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도쿠시마현의 아이즈미초는 전통적인 쪽염색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전남 구례군의 쌍산재라는 고택은 관리가 어려워 흉가로 여겨졌지만, 한옥호텔로 개조되면서 그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했다. 

강원도 양양군은 서핑 문화를 도입하여 사계절 내내 활기찬 지역으로 변모했으며, 문경시의 화수원은 고택 카페 사업을 통해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이러한 사례들은 지역 자원을 잘 활용하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지역축제는 단순한 관광이나 여가 활동을 넘어, 지역민의 소득 증대와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 특히, 지역 생산 농가에게는 중요한 판매 채널로 기능하며, 관계인구의 유입을 통해 지역과의 연관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일본의 히나마쓰리 축제나 한국의 다양한 지역축제들은 이러한 역할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지역축제가 성공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평가 기준이 필요하다. 기존의 관광 효과뿐만 아니라, 판매 실적, 관계인구 유입 등 새로운 항목을 추가하여 축제의 실질적인 효과를 반영해야 한다. 이를 통해 지자체가 지역축제를 기반으로 지역 활성화 전략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지방소멸 문제 해결을 위한 진정한 지역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
지방 소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광을 넘어서는 진정한 지역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 

지역민이 주체가 되고 그들의 소득과 권리가 보장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며, 하드웨어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지역민과 함께하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정책이 중요하다. 

특히, 지역자원을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창생전략이 필요하며, 이는 지역의 고유 자원을 발굴하고 개발하는 과정에서 시작될 수 있다.

지방소멸 문제는 단순히 인구 감소를 막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자원을 활용하여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한국과 일본의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지방소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을 모색할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한국의 지역 활성화 전략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물류는 그 어떤 요소보다 지역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역 활성화는 단순히 지역의 경제를 되살리는 문제를 넘어서,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중요한 과제다. 

특히, 대한민국과 일본처럼 지방 소멸의 위기에 직면한 나라에서는 이 문제의 해결이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그러나 지역 활성화는 단순한 의욕과 노력만으로는 이루어지기 어렵다. 

지역 자원을 어떻게 발굴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지에 대한 전략이 필수적이다. 이 과정에서 물류는 그 어떤 요소보다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물류는 지역의 특산물을 전국적으로 유통시키고, 지역 주민과 외부 소비자 간의 연결 고리를 강화하며, 지역 경제의 활력을 불어넣는 핵심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먼저, 지역 자원의 효과적 유통과 공급망 구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역 활성화의 성공 사례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지역 특산물의 효과적인 활용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전통적인 농산물이나 수공예품과 같은 지역 특산물은 그 자체로는 매력적인 상품이지만, 이를 얼마나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느냐에 따라 그 가치는 크게 달라진다. 

물류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특산물의 유통망을 구축하고 최적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지역 특산물은 보관, 포장, 운송의 전 과정에서 품질 유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시스템을 잘 갖추는 것이 지역 경제 활성화의 기초가 된다.

또한, 지역에서 생산된 상품을 지역 내에서 소비하는 '지산지소(地産地消)'와 지역에서 생산된 것을 전국적으로 소비하는 '지산전소(地産全消)'의 개념도 물류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본의 성공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이러한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면 운송 비용을 절감하고, 지역 경제의 순환을 촉진할 수 있다. 이는 지역 주민들이 생산한 상품이 그 지역 내에서 소비되거나, 외부로 신속하게 전달되어 지역 경제에 지속적인 활력을 불어넣는 구조를 만드는 데 기여한다.

둘째, 지역 축제와 이벤트에서 물류지원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역 축제와 이벤트는 단순한 지역 홍보 수단을 넘어, 지역 특산품의 중요한 판매 채널로 활용될 수 있다. 이러한 행사에서 발생하는 물류 수요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물류 지원이 필수적이다. 

축제 기간 동안 지역 특산물의 보관 및 신속한 재고 보충을 위해 임시 물류센터를 운영하거나, 현지 물류 인프라를 강화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특히, 축제나 이벤트에서 물류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상품 공급에 차질이 생기고, 이는 곧바로 지역 경제 활성화의 기회를 잃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이벤트 개최 시 행사장 준비, 물품 배달, 방문객을 위한 물자 조달 등 물류 관리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벤트의 성공은 물류의 원활한 운영에 달려 있으며, 이를 통해 지역 활성화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역 축제에서 특산품을 현장에서 판매하는 경우, 상품의 재고 관리와 신속한 보충이 이루어져야만 방문객들이 만족스럽게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물류는 지역 축제의 성공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셋째, 지역 간 협력에 있어서 연계 물류 시스템 구축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역 활성화를 위해서는 인접한 지역 간의 협력이 중요하다. 물류 관점에서, 이러한 협력은 공동 물류센터를 운영하거나, 물류 허브를 설정해 상호 간 물자 이동을 최적화하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이를 통해 물류 비용을 절감하고, 물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서로 가까운 지역들이 공동으로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여 상품의 이동을 용이하게 하면, 각 지역의 특산물을 효율적으로 유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의 상호 보완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또한, 각 지역의 특산물과 자원을 중심으로 한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면, 지역 간의 경제적 상호 보완성을 강화할 수 있다. 이는 지역 경제의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인접 지역에서 소비되고, 반대로 인접 지역에서 생산된 공산품이 다시 첫 번째 지역으로 공급되는 형태의 경제 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이러한 상호 보완적 관계는 지역 간의 협력을 강화하고, 전체 지역의 경제적 활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넷째, 디지털 물류 인프라도 지역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현대 사회에서 디지털 전환은 지역 활성화의 필수적인 요소다. 물류 관점에서도 디지털 인프라 구축은 물류 혁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일본의 카미야마초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디지털 인프라를 통해 초고속 통신망을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물류 흐름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다. 이는 지역자원의 효율적인 배분과 재고 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특정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의 수확 시기에 맞춰 물류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조정할 수 있다면, 상품의 신속한 유통이 가능해지고,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온라인 플랫폼과 연계한 물류 시스템도 중요하다. 온라인 관계인구를 대상으로 한 전자상거래와 연계하여 물류 시스템을 최적화하면, 지역 특산물과 상품이 전국적으로 유통될 수 있으며, 물류의 신속성과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역 특산물을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판매하고, 이를 신속하게 배송할 수 있는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디지털 물류 시스템은 지역 경제의 확장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고령층을 위한 맞춤형 물류 서비스도 지역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령화가 진행된 지역에서는 고령층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물류 서비스가 필요하다. 농산물과 같은 무거운 물품을 편리하게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나, 고령층이 참여할 수 있는 지역 내 물류 활동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고령층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물류 네트워크를 통해 외부 시장에 판매하거나, 지역 내에서 고령층이 참여할 수 있는 물류 관련 일자리를 제공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이는 고령층의 경제적 자립을 돕고, 지역 사회의 경제적 활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지역 활성화의 성공은 물류 시스템의 효율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지역 자원의 발굴과 활용, 지역 축제와 이벤트의 성공적인 운영, 지역 간 협력, 디지털 전환, 그리고 고령화에 대응하는 맞춤형 물류 서비스 등 다양한 물류 전략이 지역 경제의 부흥에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물류적 접근은 지역 활성화 전략을 보다 지속 가능하게 만들고, 지방소멸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물류는 단순한 상품의 이동 수단을 넘어, 지역경제의 생명선이며, 이를 통해 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상근(ceo@sylogis.co.kr)
ㆍ산업경영공학박사 
ㆍ삼영물류(주) 대표이사(현)
ㆍ국토교통부  '국가물류정책위원회 정책분과위원'(현)
ㆍ서울특별시 교통정책위원회 위원(현)
ㆍ인천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위원(물류분과위원장) (현)
ㆍ대한상공회의소 물류위원회 부위원장(겸 실무위원장) (현)
ㆍ국립 인천대학교 전문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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