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 채용 공고, 제조업과 단순 노동에 집중
중장년 경력 살리기 위한 플랫폼 개발 필요성 증가
[아웃소싱타임스 김민수 기자] 최근 국내 주요 일자리 플랫폼에서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채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중장년 구직자들이 자신의 경력이나 경험을 살릴 수 있는 일자리보다 단순한 직무 중심의 채용에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장년층이 장기간 축적해온 전문성과 역량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며, 이들을 위한 맞춤형 일자리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중장년 채용 시장의 단순 직무 집중
서울시50플러서재단은 최근 중장년 정책 인사이트에 '주요 일자리 플랫폼 내 중장년 채용현황 분석' 자료를 발표하고 중장년 맞춤형 일자리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분석은 2024년 3월부터 7월까지 국내 주요 일자리 플랫폼인 워크넷, 사람인, 잡코리아, 인크루트에 게시된 중장년 채용공고를 바탕으로 진행되었다.
총 380건의 채용공고 중, 입사지원자는 4,755명으로 확인되었으며, 성별로는 남성이 73%, 여성이 27%로, 남성 구직자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특히, 연령대별로 보면 50대 이상이 전체의 53%를 차지해 중장년층이 노동시장에서 주요 구직 집단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근무형태는 정규직 비율이 64%로 비교적 높았으나, 비정규직 공고도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어 중장년 구직자들이 정규직 일자리를 찾는 데 한계를 겪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근무일수는 주 5일 근무가 82%로 가장 많았으며, 주 6일 근무도 13%를 차지하는 등 중장년층이 비교적 안정적인 고용 환경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주요 직무와 업종 현황: 단순 노동의 집중
채용 공고에서 제시된 직무들을 살펴보면, 제조 관련 단순 종사자가 1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건물 관리원(9%), 청소 관련 종사자(7%), 요양보호사 및 간병인(7%) 등 단순 직무가 대부분이었다.
이와 같은 단순 노동 직무의 비율이 높은 것은 중장년층의 전문적인 경험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전체의 35%를 차지하며, 사업시설 관리와 임대 서비스업(26%) 및 보건업과 사회복지 서비스업(12%)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제조업에서 채용된 대부분의 인력이 단순 종사자 직무에 집중된 점은 중장년층의 풍부한 기술력과 경력에도 불구하고 제한적인 직무 선택의 폭을 제공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경력과 전문성의 불균형: 경력 활용이 어려운 현실
중장년 구직자들은 다양한 경력과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자리 공고에서 이를 활용할 기회는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된 380개의 공고 중, 경력자 우대 사항이 명시된 공고는 전체의 40%에 불과했으며, 경력이 필수적인 자격으로 요구된 경우는 101건에 불과했다. 이는 중장년층이 일자리를 구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보유한 경력과 전문성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경력자 우대 직무로는 주로 운전면허 소지자가 요구되는 자동차 운전원(35%), 요양보호사(23%), 지게차 및 타워크레인 운전 기능사(10%) 등이 있었다. 이러한 직무들은 대부분 특수한 기술이 필요한 분야로, 중장년층이 오랜 경험을 통해 쌓은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는 제한적이었다.
기업은 여전히 경력을 요구하는 직무를 채용하는 데 소극적이며, 주로 단순 노동이나 제한된 기술을 필요로 하는 직무에 중장년 구직자를 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맞춤형 일자리 플랫폼 구축의 필요성
이 같은 분석 결과는 중장년 구직자와 기업 간의 원활한 매칭을 위해 기존 일자리 플랫폼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현재 주요 플랫폼은 구직자가 자신의 경력과 전문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중장년 구직자들이 적합한 일자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원인이 되고 있다.
중장년층의 특성에 맞춘 맞춤형 일자리 플랫폼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플랫폼은 단순히 채용 공고만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중장년 구직자의 이력과 경험을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이를 기업에 제공함으로써 양질의 일자리를 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기업 역시 중장년층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직무에서 적합한 인재를 발굴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세종대학교 시니어산업학과 신향숙 교수는 "중장년층의 경력과 경험은 기업의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으며,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가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현재의 일자리 플랫폼은 중장년 구직자와 기업의 요구를 모두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장년 맞춤형 일자리 플랫폼이 구축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기업과 구직자 모두가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중장년 구직자들이 경험과 경력을 바탕으로 이직이나 전직에 성공할 수 있도록, 보다 심층적인 정보와 매칭 시스템을 갖춘 플랫폼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기업들은 경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지만, 기존 플랫폼은 그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중장년층의 일자리 문제는 단순 직무에 치우친 채용 구조에서 벗어나 이들의 경력과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중장년 구직자와 기업 간의 매칭을 더욱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플랫폼이 필요하며, 이는 중장년층의 경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과 구직자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