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업체 난립 무인경비업체 성장 주춤 새시장찾기 골몰
중소업체 난립 무인경비업체 성장 주춤 새시장찾기 골몰
  • 승인 2001.08.25 1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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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관공서 점령 끝, 일반주택을 노려라’

도둑 이야기가 아니다. ‘도둑을 잡는’ 무인전자경비업체들의 요즘
고민이다. 에스원, 캡스 등 무인경비업체들이 주택부문 경비시장 쟁탈
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무인전자경비시장은 매년 30∼40% 이상 고속성장을 거듭했다. IMF를
거치는 동안 5% 미만으로 주춤했지만 99년부터 다시 30% 내외 성장률
을 회복했다. 지난해 4300억원에 이른 시장규모가 올해 5000억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경찰청 경찰백서에 따르면 무인전자경비 서비스 가
입자 수도 올해 45만건에 달할 정도로 급격히 증가했다. 내년에는 50
만건을 무난히돌파할 것으로 업체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업체 관계자들은 금융권과 상업권 등 핵심분야(Core)는 이미
포화에 달했다는데 별다른 이견이 없다. 은행 등 금융권은 매출액 중
가장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80년대부터 설치가 시작돼 이미 완료된 상
태. 90년대 초부터는 정부기관에도 무인경비시스템이 보급됐다. 각급
학교들도숙직제도를 없애고 무인전자경비시설을 설치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20% 이상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도주택 시장 외 관공서, 상업 시장에서의 신규가입자는 줄어들 것으
로 내다보고 있다.

<>아파트 경비시설 수주 관건<>

업체 관계자들은 결국 일반가정 경비 쪽으로 시장을 확대할 수밖에 없
다는 데 이견이 없다. 현재 아파트, 빌라 등 일반가정에 보급된 무인
전자경비시스템은 전체시장 1% 미만. 박부갑 캡스 홍보팀장은 “일본
은 주택경비부문이 전체시장의 25%에 이른다”며 “일반주택 계약건수
는 미미하지만 경비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인식전환만 이뤄진다면 일반
주택시장이 급속히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가장 손쉽게 일반가정 보안시장을 공략하는 방법은 아파트 무인전자시
스템을 수주하는 전략이다. 중앙집중식 무인전자경비시스템이 설치된
아파트가 분양효과도 뛰어나 건설회사들의 관심도 높다. 중앙집중식
무인전자경비시스템은 관제시스템을 축소판으로 만들어 아파트 관리실
에 옮겨 놓은 것. 최근 건설경기 호조로 아파트 건축 붐이 일고 있는
점도 무인전자경비업체들을 고무시키고 있다.

우리나라 무인경비시장의 85%를 차지하고 있는 에스원과 캡스 모두 아
파트 수주에 적극적이다. 삼성계열인 에스원은 삼성 래미안 아파트 수
주에집중한다. 에스원은 가구, 층, 단지별로 아파트 최적 시스템을 구
축하도록 제작된 홈 무인전자 경비시스템 타스(TAS)를 내놓았다. 에스
원은 현재 20여개 건설업체가 분양한 아파트를 중심으로 부영아파트
6000세대를수주하는 등 3년만에 5만 가구와 계약했다. 용역매출액만
해도 200여억원에 달한다.

에스오케이도 현대건설이 시공중인 아파트 수주에 주력하고 있다. 에
스오케이는 지난해 2만3000 세대 신규아파트 수주에 성공했고 올해 3
만세대 수주를 목표로 삼았다. 인터넷을 통한 화상관제 서비스도 계획
중이다. 캡스는 벽산, 동부, 롯데, 메리디안 건설 등에서 4만건의 수
주실적을 올렸다.

업체 관계자들은 다양한 프로그램과 서비스 개발이 아파트 수주 관건
이라 입을 모은다. 이에 따라 기본적인 방범서비스는 물론 가스경보시
스템, 화재예방시스템, 구급시스템 등 부가서비스 확대개선에 나섰
다. 기존 고객을 상대로 경품행사를 통해 신규 고객 유치방안도 마련
했다.

<>군소업체 무리한 가격경쟁<>

아파트와는 달리 빌라나 단독주택 등은 시장확대가 쉽지 않다. 한번이
라도 ‘불청객’ 침입을 경험한 가정이라면 무인경비시스템에 관심을
갖게되지만 아직까지 보편화하지는 못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설명이
다.

일반 주택 시장에 들어가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비싼 유지비다. 30평
아파트 기준으로 8만원에서 10여만원에 이르는 비용을 부담하기가 만
만치 않다. 이 때문에 저가 틈새시장을 노려 120여개 중소업체들이 생
겼다.

중소업체는 5만원대 이하까지 서비스료를 낮췄지만 무리한 가격경쟁으
로서비스 질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제대로 시설을 갖추지 못한 중소업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무인전자경비업은 인프라 구축과 운영 노하우가 절대적으로 중요하기
때문. 전체시장 30∼40%를 차지하는 지방의 경우 문제가 더 심각하
다. 학연,지연 등 인맥을 이용해 수주하는 영세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
는 실정. 무인전자경비업종은 특히 생명과도 연관된 산업이라 그 위험
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원가를 낮추려 저가제품을 사용해 고장률이 높다는 점이 문
제다. 침입자가 발생해도 제대로 감지해내지 못한다는 얘기다. 경보
가 작동해도 업체들이 자의적으로 판단해 출동을 하지 않거나 늑장출
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달 서울 신림동에 사는 이모씨(56) 집에
경보기가 작동했지만 1시간이나 지난 뒤 경비요원이 찾아왔다. 이모씨
는 “침입자가 도망을 갔으니 망정이지 큰 봉변을 당할 뻔했다”고 분
통을 터뜨렸다.

중소업체들이 경비시설 유지보수에 소홀하다는 점도 지적된다. 캡스
관계자는 “경비차량 몇 대와 적은 인력으로 제대로 된 관제시스템도
없는업체가 난립하고 있다”며 “가격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경비업체
를 선정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에스원 유우근 과장도 “정
기적인 유지 보수 등 철저한 사후관리가 이뤄져야 보안감시 기능이 제
대로 이뤄질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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