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마을’
'파견마을’
  • 승인 2009.02.03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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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본 뉴스 중에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본에서 화제가 되었던 비정규직 관련 에피소드가 있어서 소개를 하고자 한다.

‘年越し派遣村’ 한국어로 해석을 하면 ‘새해를 맞는 파견마을’ 이다.

‘새해를 맞는 파견마을’이란 복수의 NPO법인과 노동조합이 만든 파견사원들의 피난처라고 할 수 있다.

실행위원회에 따르면 2008년 가을부터 이어진 파견사원의 계약해지로 더 이상 사택에서 살지 못하게 되어 주거가 없어진 비정규직 사원들의 지원을 목적으로 2008년 12월 31일부터 2009년 1월 5일까지 동경 치요다구에 있는 히비야 공원에 개설되었다. (참고로 한국과는 달리 제조업에도 파견근무가 가능한 일본에서는 사용사업주가 공장에서 근무하는 파견사원들에게 사택을 제공하는 업체들도 많이 있다.)

“히비야에서 연말연시를 살아 남는다” 라는 문구로 해당 실행위원회가 찾아 오는 비정규직 사원에게 식사를 공급하거나 생활과 직업상담, 생활보호 신청의 선도를 실시했다. 또한 헬로우 워크가 업무를 개시하는 1월 5일까지 간이 숙박소를 설치해 주었다.
이 활동이 언론에서 화제가 되어 2009년 1월 2일에 실행위원회의 요청에 의해 후생노동성이 건물 내에 있는 강당을 개방하여 업무를 개시하는 1월 5일 오전 9시까지 숙박시설로 제공했다.

한편, 실행위원회에서는 1월 5일 이후의 숙박장소도 제공하도록 후생노동성에 요청한 결과, 츄오구에 2개소, 네리마구와 야마타니에 각 1개소, 합계 4개소의 임시 숙박시설을 설치하게 되었다. 그리고 2009년 1월 5일 히비야에 있는 파견마을은 철수 작업을 했다.

상기의 기간 중에 파견마을을 방문한 실업자는 대략 500명, 참가 자원봉사는 1,680명, 전해진 기부금은 2,315만엔이라고 실행위원회에서는 밝혔다.

가깝지만 먼 나라라는 일본 속에서 연말연시에 있었던 작지만 무겁게 끝난 이 사례는 일본과 형태는 다르지만 우리사회에 많은 의미와 미래를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타산업의 구조와 달리 인력 아웃소싱회사의 흥망성쇠는 현장에서 근무하는 사람에 달려 있다. 단순히 일자리를 많이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사회적 책임이었던가? 묻고 싶다. 물론 이 불경기 속에 많은 일자리 창출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 생각 하지만 일본에서 있었던 이 뉴스는 단순히 많은 일자리 창출만이 우리에게 미래의 청사진을 보여주지 않는 다는 것을 알게 한다.

왜냐하면 불경기로 인한 대량 계약해지에 따라 생겨나는 실업자들을 보며 이제는 일자리 창출과 함께 양질의 일자리, 그리고 비정규직 사원이 좀 더 나은 단계로 갈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지금이 우리 아웃소싱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이 무엇인지 가슴깊이 고민해 봐야 할 때가 아닐까? 생각한다.

※NPO(Non-Profit Org : 비영리조직) :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 비영리성에 초점을 둔 개념. 미국에서 공식적으로 사용되는 개념으로 ‘이익을 창출하지 않는 조직’으로 정의
※ 엘마르코리아는 일본에 본사를 둔 사무직전문 파견기업으로 기고를 해 주신 박태식 이사는 한국책임자로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업무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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