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산업]부동산 경기 침체 속,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
[호텔산업]부동산 경기 침체 속,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
  • 김연균
  • 승인 2013.05.20 10: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외식업계 반사 이익 얻을수 있을까?
호텔 산업 급부상

부동산 경기 침체 속,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

호텔 산업이 급부상 하고 있다. 이러한 영향은 관광 활성화 때문이다.

조금 과한 표현을 빌리자면 현재 한국의 중심지인 서울은 그야말로 관광도시다. 이에 호텔 객실수가 부족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2012년 현재 서울에서 건축 중인 호텔은 50곳 7701실이며, 사업계획이 진행 중인 곳도 32곳 1만2885실에 달한다.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은 해마다 크게 늘고 있어 수요를 다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689만 명이 한국을 다녀간 후로 매해 100만 명 이상씩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2011년에는 979만 명이 한국을 찾았고 2012년에는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이중 대다수가 서울에 머물지만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이 부족한 형편이다.
서울에 숙박시설을 예약하지 못한 외국인 관광객들은 경기도 등 수도권 숙박시설을 이용하고 있을 정도다.

서울을 방문할 것으로 추정되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수용하기 위해 필요한 객실 수는 4만개 이상이다. 하지만 현재 객실은 2만6031개로 최소 1만4000실 정도가 부족한 상황인 만큼 정부는 2012년 7월 27일부터 시행되는 ‘관광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2015년까지 호텔객실 3만8000실, 대체 숙박시설 8000실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주거지역에 호텔을 지을 때 용적률을 최대 400%까지 확대하고, 관광숙박 분야에 시설자금과 운영자금 1조2000억원을 저금리 융자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또 관련 인허가 절차 역시 간소화해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용적률이 높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건물을 높게 지을 수 있다는 것. 지금까지 주거지역에 관광호텔을 지을 때 25층의 높이 제한이 있었지만 용적률이 완화되면 40층까지 높일 수 있게 됐다.

더불어 정부는 소형 호텔도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관광호텔은 객실이 30실 이상이어야 하지만 서울시는 법령 개정을 통해 기준을 20실 이상으로 완화해 경쟁력 있는 모텔과 여관 등의 숙박시설에게도 소형 호텔업을 허용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서울시에는 7만6000개 정도의 모텔과 여관 객실이 있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은 조식 제공이나 의사소통 문제 등을 이유로 호텔을 고집하고 있다. 이에 이들 일부를 외국인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꾼다는 방침이다.

투자자들도 서울에 호텔이 늘어나는 모습을 주시하고 있다.

주택과 상가 등 부동산 경기가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호텔이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오피스빌딩에 비해 호텔의 수익률이 훨씬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같은 관심을 반영하듯 지난 2012년 6월에만 부동산 펀드가 15개나 신규 설립됐다.
설정액으로 치면 5446억 원에 이르고, 1천억 원이 넘는 대형 펀드도 2개 있다. 부동산 펀드의 올해 상반기 총 설정 규모는 362개 펀드에 17조4629억 원이다.

이러한 현상은 규제가 비교적 많은 리츠에 비해 부동산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활발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에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해 관광수지 흑자를 기대하고, 늘어난 관광객을 수용하기 위해 호텔 건축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건설경기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이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밖에 앞으로 도심 오피스텔(업무시설)을 숙박업(호텔)으로 전환하거나 반대로 오피스텔로 바꾸는 절차가 쉬워진다는 점도 호텔시장 입장에서는 기회요인이다.

지난 2012년 7월 20일 국토해양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 확대를 위한 숙박시설 확충’을 위해 오피스텔을 숙박시설(호텔)로 용도 변경하는 절차를 간소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숙박업이 포화가 됐을 때를 감안해 호텔(숙박시설)로 사용하던 건물을 오피스텔(업무시설)로 용도 변경하는 것도 쉽게 할 계획이다.

비즈니스호텔 사업에 뛰어드는 대기업들

이러한 영향으로 최근 외국인 관광객 급증으로 호텔사업을 확대하거나 신규 진출하는 대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다.

그룹 보유 유휴부지를 활용하면서 자금 여력이 있는 계열사가 개발을, 운영은 기존의 호텔사업부가 맡는 방식으로 호텔사업을 확대하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삼성그룹 계열 호텔신라는 최근 비즈니스 호텔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사는 화성 동탄신도시에 비즈니즈 호텔 ‘신라스테이’를 선보이는 데 이어 최근에는 서울 마포로1구역 제20지구 도시환경정비구역에도 호텔을 건립할 예정이다. 위탁운영 방식이며 개발은 삼성물산이 맡는 것으로 알려다.

이밖에 삼성화재도 2012년 서울 관훈동 보유 부지를 비즈니스 호텔을 포함한 복합시설로 개발한다는 내용의 개발계획서를 관할 구청에 제출했다. 업계는 이 곳 역시 호텔신라가 위탁운영을 맡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호텔신라는 이외에도 KT자산운용이 개발하는 역삼동 KT영동지사 부지, 서대문구 미근동 옛 화양극장 부지, 구로디지털단지 인근 옛 JW중외제약 부지 등 총 5곳에서 ‘신라스테이’를 선보일 계획이며 장충동 신라면세점 부지에 비즈니스 호텔을 지어 직접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비즈니스 호텔사업에 진출한 롯데호텔은 계열사인 롯데자산개발이 매입한 을지로 장교동 호텔부지와 세종호텔 인근 주차타워에 추가로 비즈니스 호텔을 열기 위해 장기 임차계약을 맺었고 워커힐을 운영 중인 SK네트웍스도 퇴계로5가 오장동 수도주유소 부지를 207실 규모의 비즈니스호텔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밖에 GS그룹 계열로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을 운영하는 파르나스호텔도 명동거리 옛 삼윤빌딩을 리모델링한 비즈니스호텔 개관을 준비하고 있다.

담배와 인삼 사업이 주력인 KT&G는 2015년까지 서울 남대문시장 인근에 특2급 비즈니스호텔(객실 390개 규모)을 짓겠다는 계획안을 지난 2월 서울시에 제출하고 중구청에 건축 인허가를 신청한 상황이다. 통신 기업인 KT도 유동인구가 많은 중구 흥인동의 KT 동대문지점을 비즈니스호텔로 용도를 변경한다.

KT는 자회사인 KT에스테이트를 설립하고 건설·부동산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롯데건설 대표이사 출신의 이성배 최고경영자(CEO)를 영입, 향후 새로운 먹을거리인 부동산 관련 사업을 집중 육성해 KT의 또 다른 캐시카우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대림산업도 올해부터 호텔 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우선 여의도의 옛 대림산업 사옥 자리에 2014년 3월 준공을 목표로 260실 규모의 호텔 신축 공사를 진행 중이다. 또한 중구의 장교4지구에 2015년 12월 430실 규모의 호텔을 열기 위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향후 을지로 인근과 동대문을 비롯해 강남 지역의 비즈니스 고객을 잡기 위해 테헤란로 부근의 호텔 운영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자회사인 오라관광을 통해 제주 그랜드 호텔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대림그룹 내에서 건설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대림산업이 사업 개발과 호텔 시공에 참여하고 호텔과 리조트 분야를 전담하고 있는 오라관광이 호텔 운영을 맡을 계획이다. 앞으로도 장기적으로 서울에서 약 2000실 규모의 비즈니스호텔을 운영할 계획이다. 비즈니스호텔 사업이 향후 충분히 수익성을 보장한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임대주택 건설의 대표적 업체인 부영건설도 비즈니스호텔 사업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난해 삼환기업으로부터 사들인 1700억 원 규모의 중구 소공동 112의 9 일대 토지와 건물에 비즈니스호텔을 짓는 부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부영의 관계자는 “어차피 주택 임대가 주력 사업인 우리에게 비즈니스호텔 사업 또한 광의의 의미에서 단기 수요를 위한 ‘임대’에 해당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부영은 2011년에 무주리조트를 인수하면서 리조트 내의 티롤호텔을 운영 중이며 제주도의 앵커호텔 인수를 비롯해 서울숲 부지에 호텔을 짓는 방안도 검토하는 등 호텔 사업 확장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한편 비즈니스호텔 사업을 추진했으나 고배를 마신 곳도 있다. 대한항공은 경복궁 근처에 7성급 한옥 호텔을 지을 예정이었지만 인근에 덕성여중·고, 풍문여고 등 학교가 세 곳이나 들어서 있어 학교보건법에 발목이 잡혔다. CJ도 지난해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기존의 오피스 빌딩을 비즈니스호텔로 변경하려고 했지만 마찬가지로 학교보건법에 걸려 해당 사업을 접어야 했다.

이 밖에 제주시 연동, 대전 스마트시티, 울산 달동 등의 지방에도 비즈니스호텔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서울 구로 등 총 6군데에 비즈니스호텔 설립을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한편 서울시는 주거지역에 들어서는 관광호텔의 용적률을 높이면 주거권을 해칠 우려가 있고, 도시계획 전반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 밖에 지금은 당장 더 많은 객실이 필요하지만 몇 년 후에는 공급과잉 사태가 올지도 모른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비지니스 호텔은 외식을 아웃소싱 하는 사례가 많아 이를 겨냥한 외식브랜들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지 기대해 봄직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