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상생 선언 아파트' 눈길 끌어
성북구 '상생 선언 아파트' 눈길 끌어
  • 이준영
  • 승인 2015.01.16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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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구 아파트 입주민들이 잇따라 경비 근로자 고용안정을 위한 상생 선언을 하고 있어 잔잔한 감동과 함께 눈길을 끌고 있다.

15일 구에 따르면 상생투사의 선봉은 단연 석관두산아파트. 이 아파트는 작년 말 입주민대표자회의를 통해 올해 경비 근로자의 임금을 19% 인상하고 2015년부터 시행되는 최저임금을 100% 보장하기로 결정했다. 경비 근로자를 해고할 때는 주민 동의를 거치는 조항을 추가하는 등 고용 보장을 위한 다양한 방안까지 마련했다.

또 다른 선봉 월곡 동일하이빌뉴시티 아파트는 아예 경비원의 직접고용을 선택했다.

이는 올해부터 정부가 전용면적 135㎡ 이상 아파트의 관리 경비 청소 용역에 부가가치세를 부과하는 방침에 의한 선택이다.

주민이 경비노동자를 직접 고용함으로써 가구당 2만~5만원의 관리비 추가 부담 대신 최저임금제 실시에 따른 월 1만~1만5000원 가량의 임금 인상분만 부담하기로 한 것이다.

용역업체를 통한 아파트 관리비는 월 7950만원이, 직접고용의 경우 각종 세금 등의 절약을 통해 월 7450만원 밖에 들어가지 않아 매월 500만원의 돈을 아낄 수 있다.

2014년 11월에 진행된 주민투표에서 전체 334가구 중 310가구가 투표에 참여, 이 중 180가구(58%)가 직접고용을 찬성했다.

남승보 월곡동일하이빌뉴시티 입주자대표는 “현행법상 직접고용은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것이지만 경비 근로자에게 심리적 안정감과 소속감을 줌으로써 주민이 보다 향상된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석관두산아파트, 월곡 동일하이빌뉴시티 ‘상생 아파트’의 사례에 이어 지난 13일에는 성북구 소재 50여개 아파트 입주자 대표로 구성된 성북구아파트입주자대표연합회가 ‘경비직 근로자의 고용안정을 위한 선언’까지 하고 나섰다.

성북구 아파트 입주민들 상생 선언 비결을 공유하자는 요청까지 쇄도하고 있어 김영배 성북구청장이 바빠졌다. 최근에는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乙을 지키는 길)위원회가 ‘아파트 입주민-경비원 상생사례 발표회’를 마련하고 김 구청장에게 유독 상생사례가 성북구에서 많이 나오고 있는 이유를 듣기도 했다.

구는 민선5기 이후 공동주택리더 아카데미, 주민자치 아카데미, 도시 아카데미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공동체를 이루는 법, 이웃 간에 잘 지내는 법 등의 모범사례를 소개ㆍ공유하도록 도와 왔다.

상생 선언은 주택법 개정에 대한 공감대 확산으로 이어나가고 있다.

관내 각 아파트 단지를 순회하면서 상생 아파트의 사례를 알리고 교육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경비원 고용 실태 조사를 마쳤다.

구는 이를 바탕으로 각종 지원 사업을 펼쳐 입주민과 경비원뿐만 아니라 각 구성원이 함께 잘 사는 공동 주택 문화를 만들어 갈 계획이다.

김영배 구청장은 “경비원 대량 해고 사태를 막으려면 우선 공동주택 입주민들의 공동체 활성화가 필요하고 이에 대한 국가적ㆍ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면서 “입주민 자치에 부가세 감세와 같은 사회적 인센티브를 제공, 사적자치에 머물러 있는 공동주택 관리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입주자대표회의 비리나 의무를 미 이행시 공무원과 같은 수준의 엄격한 규제 도입 등의 주택법 개정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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