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서영 원장 –감정노동의 지혜] 감정노동이 높은 직업군은?
[윤서영 원장 –감정노동의 지혜] 감정노동이 높은 직업군은?
  • 이효상
  • 승인 2017.06.22 10: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감정노동해결연구소 윤서영 원장/감정노동의 지혜 저자


감정노동을 상대적으로 많이 수행해야 하는 직업군은 음식 서비스 관련직, 영업 및 판매 관련직, 미용 · 숙박 · 여행 · 오락 · 스포츠 관련직 등이다. 상대적으로 감정노동을 적게 수행하는 직업군은 농림어업 관련직, 문화 · 예술 · 디자인 · 방송 관련직, 교육 및 자연과학 · 사회과학 연구 관련직 등이다. 이는 직업 중분류 수준에서 감정노동의 정도를 비교한 것이다.

이를 세분하여 75개 직업의 유형별로 감정노동을 많이 수행하는 직업을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① 홍보 도우미 및 판촉원, 통신 서비스 및 이동 통신기 판매원, 텔레마케터, 매장 계산원 등 일반적으로 영업과 판매원이라고 불리는 영업 및 판매 관련직

② 미용 · 숙박 · 여행 · 오락 · 스포츠 관련직 중에서는 미용사, 피부미용 및 체형관리사, 결혼상담원 및 웨딩플래너, 항공기 객실 승무원 등

③ 음식 서비스 관련직으로는 조리사와 바텐더, 패스트푸드점 직원, 웨이터 및 접객원 등

④ 보건 · 의료 관련직으로는 일반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약사 및 한약사, 간호사(조산사 포함), 치과위생사, 물리 및 직업 치료사, 임상심리사 및 치료사, 안마사, 영양사 등

⑤ 사회복지 및 종교 관련직 중에서는 사회복지사, 직업상담사 및 취업 알선원, 보육교사, 성직자 등

⑥ 보안 업무를 맡고 있는 경찰관, 소방관, 경호원, 검침원 및 안전점검원 등

⑦ 문화 · 예술 · 디자인 · 방송 관련직으로는 아나운서 및 리포터, 마술사, 배우 및 모델, 연예인 및 스포츠 매니저 등

[출처 : KRIVET Issue Brief, 2013, 26호]

◆대면·비대면의 감정노동 수준


○윤 대리: 앞에서 감정노동에 자유로운 직업‚ 그러니까 감정노동이 없는 직업은 없다고 하셨잖아요.

▣감정연구소: 네! 그랬었죠. 다만, 감정노동을 느끼는 정도의 차이는 분명 있습니다. 그것은 개인의 성격 차이가 아닌 그 직업의 평균적인 수치로 말씀드린 겁니다.

○윤 대리: 그렇다면 감정노동이 가장 높은 직업은 어떤 직업인가요?

▣감정연구소: 연구 결과에 따라서, 대동소이합니다. 아무래도 항공기 객실 승무원과 고객센터 상담사가 가장 상위에 있다고 봐야겠죠. 진상 고객의 녹취 파일이 유튜브에 돌기 시작하면서 고객센터 상담사가 감정노동직으로 한 표를 받았는데, 대한항공의 땅콩 회항 사건 이후로는 항공기 객실 승무원을 따라잡기 힘들어 보입니다.

○윤 대리: 대한항공의 땅콩 회항 사건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슈였죠.

▣감정연구소: 단 몇 분만 통화해도 진상이라고 생각되는 고객과 비행기를 같이 타고 대면해서 몇 시간씩 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어느 쪽이 감정노동이 더 크겠습니까?

○윤 대리: 당연히 대면해서 몇 시간씩 같이 있는 것이 더 힘들겠군요.

▣감정연구소: 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윤 대리: 그건 또 무슨 말씀이죠?

▣감정연구소: 고객센터에서 불만 고객 건을 처리하다 보면 종종 고객을 만나는 예도 있습니다. 관리자가 되면 설득이 안 되는 경우 오히려 먼저 고객을 찾아뵙겠다고 하는 경우도 있고, 고객이 방문하는 때도 있죠.

이것은 심리적인 부분을 이용하는 것이기도 한데요. 사람은 보이지 않는 전화보다 보통 대면하게 되면 좀 더 살갑게 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윤 대리: 저도 경험해본 적이 있습니다. 전화상으로는 막말하던 고객이 막상 만나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태도는 너무 치사한 것 아닙니까?

▣감정연구소: 말씀드린 것처럼 인간의 심리적인 부분입니다. 말하자면, 친구와 전화로 대화하는 것보다 문자로 대화하는 경우 서로의 의사표현에 오해할 수 있는 소지가 더 크지 않습니까?

마찬가지로 대면해서 말하다 보면 다양한 루트로 상대방의 의사표현을 인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의 표정이나 행동 등에서요. 이 사람이 어떤 의미로 나에게 이런 말을 하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죠. 오해의 소지가 줄어든다는 이야깁니다.

○윤 대리: 다양한 측면에서의 의사소통이 갈등을 좀 더 줄일 수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감정연구소: 그럴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의미이지 꼭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윤 대리: 말씀이 이해하기 힘드네요. 그러니까 고객과 대면하는 객실 승무원이 감정노동의 정도가 더 심하다는 건가요‚ 아니면 고객과 대면하지 않는 고객센터 상담사가 더 심하다는 건가요?

▣감정연구소: 감정노동 측면에서 말하자면, 대면 상태에서의 고객의 경우 고객센터 상담사가 받을 수 있는 자잘한 고객 불만은 오히려 침묵으로 일관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감정노동 강도가 큰 고객 불만‚ 즉 대한항공 땅콩 회항 사건과 포스코사 상무의 싸대기 라면 사건과 같은 경우는 더 크게 감정노동을 느낄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윤 대리: 결국, 이것도 Case by Case란 말씀이시네요.

▣감정연구소: 맞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대면으로 고객을 대하는 경우 나의 감정과 표정을 숨길 수 없으므로 감정노동이 더 크지 않겠나 하는 의견입니다.

○윤 대리: 그 의견엔 저도 공감합니다. 그럼 항공기 객실 승무원과 고객센터 상담사 이외에 어떤 직업이 감정노동을 많이 수행하고 있나요?

▣감정연구소: 알려지지 않은 직업 중심으로 말씀드리면, 아나운서 및 리포터, 마술사, 간호사, 치과의사, 물리치료사, 경찰관, 약사 및 한의사 등 전문직으로 알려진 직업이 많습니다.

○윤 대리: 과거에 선호하는 직업으로 손꼽혔던 일명 ‘사’자 들어가는 직업이 많이 포함되어 있네요. 이건 좀 의외인데요.

▣감정연구소: 오히려 미디어에서 비정규직이나 고객응대를 겸하는 직업이 감정노동이 높은 것처럼 왜곡시키고 있다고 봅니다. 자본주의 사회가 감정노동을 좀 더 강화했다는 점에는 공감합니다만, 자본주의 사회가 만들어낸 것은 아닙니다.

사회적인 지위와 관계없이‚ 그리고 서비스 노동직에만 국한되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 그것에 대한 답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