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아웃소싱기업의 채용광고비, 이대로는 안 된다
[기획] 아웃소싱기업의 채용광고비, 이대로는 안 된다
  • 손영남 기자
  • 승인 2019.02.18 0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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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게는 연간 4000만원-5000만원,많게는 10억원 상회
일반 기업들과는 다른 방식의 광고비 채택 고려해야
업계 사정 감안한 채용 포털들의 유연한 대처 기대
아웃소싱 기업들의 가중되는 채용광고비 부담을 나몰라라 하는 취업포털들의 횡포는 시간이 흘러도 여전하다. 사진은 알바몬 잡코리아 사람인 알바천국 이미지

[아웃소싱타임스 손영남 기자] 중견 아웃소싱 기업의 경영관리 부서에서 일하고 있는 A부장은 새로운 일거리가 들어오면 그때부터 고민에 휩싸이기 시작한다.

새로운 일을 수주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그 일을 맡길 사람들을 찾을 생각만 하면 머리가 지끈거리는 탓이다.

사람 구하기 힘든 거야 하루 이틀 일이 아니지만 그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치러야 하는 비용,즉 채용광고비를 떠올리면 절로 한숨이 나는 탓이다.

채용광고비는 아웃소싱 기업이 구인을 위해서는 필요불가결한 과정임에는 분명하지만, 일년에 두세번 정도 진행하는 일반 기업과는 달리 연중 상시 채용이 요구되는 아웃소싱 기업에게는 특히 부담이 더한 항목이다.

기업의 규모에 따라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지만 적게는 연간 4000만원-5000만원부터 많게는 10억원을 상회하기도 한다. 이는 각 기업이 거둬들이는 영업이익의 20%에 육박한다는 것이 취재에 응한 담당자들의 일관적인 답변이기도 하다.

아웃소싱 영업환경이 좋았을 때라면 감수할 부분이기도 하지만 최근 들어 급격히 시장이 악화되고 있음을 고려한다면 체감부담은 더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몇몇 기업에서는 이와 관련된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는 형편이다. 

최근 아웃소싱 업계의 리딩컴퍼니 중 한곳인 A기업은 올해 광고비를 지난해 대비 거의 절반 가까이 감축하는데 성공했다. 취업 포털과의 협의를 통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채용광고비를 조정한 것.

조율을 담당한 경영지원실 B이사는 “지난해 자회사를 포함해 11억원 정도였던 채용광고비를 올해 5억원대로 줄였다. 기본적으로는 물량 자체를 줄이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취업 포털과의 조율을 통해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이를 통해 광고비를 삭감할 수 있었다.”며 회사로서도 한숨 돌릴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아웃소싱업계로서는 근래 드문 케이스였기에 앞으로의 채용광고비 집행에 참고할 계기가 된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런 케이스는 극히 희박하다는 것이 소규모 아웃소싱 기업 담당자들의 말이다. 홈쇼핑 물류 대행 인원을 조달하고 있는 C기업의 대표는 “작은 회사들은 이런 시도를 할 수조차 없다. 취업포털들에게 아웃소싱 업체들은 ‘광고할 수밖에 없는 기업’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까닭에 굳이 별도의 베네핏을 주려고 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취업 포털들의 급격한 성장에 아웃소싱 기업들이 큰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취업 포털들이 아웃소싱 기업을 홀대하는 현실은 이전부터 업계에서 가장 아쉬워한 부분이기도 하다.

물론 취업 포털돌도 나름의 입장은 있다. 현재 가장 많은 아웃소싱기업들이 활용하는 잡코리아의 한 담당자는 이 상황을 이렇게 정리했다.

“아웃소싱 기업들이 본사를 비롯한 취업 포털들의 성장에 일조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채용광고비의 특혜를 주는 건 별개의 문제다. 광고를 싣는 타 기업과의 형평성도 있고 분명히 노출 효과를 거두고 있는 건 사실이기에 제대로 된 비용 청구는 기업으로서의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한다”며 광고비 조정에 대한 입장을 밝혀왔다. 

취재 결과, 다른 취업 포털들도 크게 다르지 않은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로서는 아웃소싱 기업들의 채용 광고비를 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인데, 이게 최선일 수는 없다. 취업포털과 아웃소싱 기업은 공생의 관계이기 때문이다. 

아웃소싱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가 취업 포털에 득이 되지 않을 것이란 건 누구나 알 일이다. 

앞서 언급했던 A기업의 사례처럼 양자간의 현명한 조율을 통해 광고비를 조정한다거나 노출 위치 조정 등을 통한 광고 효과 확대에 취업 포털이 앞장 서는 것이 오히려 미래를 도모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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