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IMF 이겨내니 고용불안..바람 잘 날 없는 40대
[취재수첩] IMF 이겨내니 고용불안..바람 잘 날 없는 40대
  • 이윤희 기자
  • 승인 2019.06.17 07:4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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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취업자 수 5월 기준, 전년대비 17만 7000명 감소
15개월 연속 이어지는 40대 고용불안..지원책은 미비
'청년'도 '중장년'도 아니어서 받을 수 없는 혜택에 우는 40대

[아웃소싱타임스 이윤희 기자] 지난 6월 12일 통계청이 '5월 고용동향'을 발표했다.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26만 명 가까이 증가하며, 10만 명 대를 벗어난 성과에 정부의 자찬이 이어졌다.

15세~64세의 고용률도 67.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일자리 정책이 가시적인 성과를 가져왔다는 칭찬도 나왔다. 이러한 칭찬들 속에 자연스럽게 40대 취업자 수 감소와 실업자 수 증가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30대와 40대에서 발생하고 있는 취업자 수 감소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40대는 제조업 부진과 맞물려 취업자 수 감소가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5월 고용동향에서도 여지없이 취업자 수 감소는 이어졌다.

40대는 전년 동월 대비 17만 7000명이 30대는 7만 3000명이 감소했다. 40대의 경우 실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000명이 늘었다. 이렇듯 우리나라의 경제 허리가 눈에 띄게 휘청이지만 그들을 위한 정책은 많지 않다.

정부의 정책이 대다수 청년과 고령층에 집중된 탓에 40대에 대한 지원은 적극적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마치 첫째와 막냇동생 사이에 낀 둘째가 된 것처럼 말이다.

당장 요즘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중소기업 청년 전세자금 대출' 조건만 살펴봐도 이러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중소기업 청년 전세자금 대출의 신청 조건은 만 34세 이하 연 소득 3400만 원 이하인 근로자다. 40대는 '청년'이 아니기 때문에 연 소득과 상관 없이 신청의 꿈조차 꿀 수 없는 셈이다.

이러한 상황들은 40대에게 마치 사회초년생을 지나 홀로서기를 할 나이니까, 신체적 어려움이 따르는 고령의 나이도 아니니까 고용침체를 버텨내라고 말하는 듯 하다. 하지만 정작 지금의 40대가 사회초년생이던 시절에는 어떠한 지원이 진행됐던가?

적어도 지금의 청년들이 받는 다양한 혜택과 교육들을 받지 못했을 것은 분명해보인다. 우리 나라의 40대는 침체된 시기에 맞물린 세대기 때문이다.

만 48세~49세의 이들이 20대 후반 무렵이던 20년 전을 떠올려보자. 당시 우리 사회는 사상 초유의 IMF라는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한창 사회 초년생을 지나 경력을 쌓아야했을 이들 중 대다수가 정리해고와 기업 부도 속에 일자리를 잃고 방황해야했다.

막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로 나오려던 24살~27살 청년들은 자신들이 있어야 할 일자리를 잃었다. 그들은 현재 40대 중반을 맞이하고 있다.

현재 39세, 40세인 81년생 80년생들 중 많은 이들은 IMF로 기운 가세 탓에 많은 꿈을 포기했을 것이다.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당장 손에 잡혀 할 수 있는 일로 뛰어든 이들도 많았을 것이다.

그 시절을 겪어내고 보니 어느새 청년의 나이가 지나 40를 맞이했다. 그런데 이제는 경기 침체로 인한 고용쇼크가 온전히 40대를 향하고 있다. 15개월 연속 취업자 수 감소가 이를 반증한다. 사회적 경험을 쌓았을 40대쯤 됐으니 고용위기에도 괜찮을 것이란 낙관으로 이들을 외면하는 것은 잔인한 처사다. 40대들은 그저 그 시절을 겨우 버텨냈을 뿐이다.

제조업 뿐 아니라 금융권, 건설업 모두 현장에서 사람 줄이기에 나섰다. 인건비가 부담스러운 기업이 인건비를 줄이려할 때 가장 먼저 손이 닿는 곳은 연차가 쌓여 많은 인건비가 소비되는 40대다.

청년이나 중장년을 채용할 경우 정부에서 각종 고용지원금을 받을 수 있지만, 40대의 대다수 구직자들은 이러한 가산점을 얻지 못한 채 취업 시장에서 고군분투해야 한다.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대상과 그에 소요될 국비는 제한적이다. 때문에 지원책이 좀 더 열악한 환경과 어려운 처지에 있는 이들에게 우선적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40대의 취업자 수 감소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외면할 경우 사회적 부담금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그들 역시 바로 지금 도움이 절실하다.

모든 지원은 시기 적절하게 이뤄져야지만 가장 큰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미래의 40대가 아니라 지금의 40대를 위해 더 늦기 전에 그들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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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세남자 2019-06-21 15:10:55
42세 남자입니다 기사에 엄청공감합니다 마음은 청년인데 정부에서는 청년이아니라고 혜택도없네요 월세사는데 전세가려고 알아보니 혜택받을게없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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