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세대의 새출발, 최소한 멍석은 깔아줘야 한다
은퇴세대의 새출발, 최소한 멍석은 깔아줘야 한다
  • 신영욱 기자
  • 승인 2019.06.19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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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교육 없이 적응할 수 있는 단순노무직에 몰리고 있는 은퇴세대 구직시장
은퇴세대들의 재취업(전직) 위한 지원과 대책 마련 이루어져야

[아웃소싱타임스 신영욱 기자] 최근 한 지인에게 자신의 아버지가 얼마 전 정년퇴임을 하고 경비원 일을 알아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는 아버지가 고생을 그만하고 쉬었으면 하는 마음에 말려보려 했다고 한다.

평생을 회사에 다니며 일만 해오셨는데 은퇴를 하신 지금은 여가를 즐기면서 편히 쉬시는 게 좋지 않겠냐고 반대의 뜻을 전했다. 그러자 아버지는 '요즘은 경비일 하려는 우리 또래들이 많아서 경비원 되는 것도 어려워. 집에서 심심하게 놀면 뭣하냐'라고 답해왔다고 한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단적인 측면이지만 우리나라 은퇴세대들의 모습이 담겨있는 한마디라는 생각이 들었다. 휴식을 택하는 이들도 분명 있겠지만 대부분의 은퇴자들은 새로운 일을 희망한다. 

어떤 이는 말 그대로 ‘생계를 위해’ 어떤 이는 ‘삶의 보람을 찾기 위해’ 등 각자가 서로 다른 저마다의 이유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현대 사회의 정년퇴임은 더 이상 '은퇴'라는 표현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는 순간에 가깝다. 지금까지 해오던 일에서 벗어나 새로운 무언가를 하기 위해 떠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은퇴자 혹은 예비 은퇴자가 새로운 일을 희망하여도 현실은 녹록지가 않다

재취업(전직) 지원 서비스와 같이 재취업을 위한 교육이나 지원이 현저히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일을 원하는 은퇴세대들이 자신이 희망하는 업종이 아닌 복잡한 교육 없이 쉽게 적응 가능한 단순노무직에 몰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700만 베이비부머 세대의 본격적인 퇴장이 예상되고 있다. 때문에 은퇴자들의 새로운 인생 출발 지원을 위한 방안이 절실한 상황이다. 현재 예비 은퇴자들을 돕기 위한 법안의 시행령 제작이 진행 중이며 오는 2020년 5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지만 모든 것을 그 시기에 맞춰 조절한다면 너무 늦는다. 

이 일정과는 별개로 은퇴세대들을 돕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 최근 정부 정책을 들여다보면 4차산업 육성을 위한 관련 기업 지원, 청년취업, 청년창업 등에 대한 지원이 꾸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기존의 사업을 유지 혹은 보완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사업도 꾸준히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은퇴세대를 위한 지원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딱 잘라 말할 순 없다. 그러나 압도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는 것 또한 부정하기는 힘들다. 조금 과장하면 4차산업이나 청년 지원을 위한 사업과 비교하면 없는 수준에 가깝다고도 표현할 수 있으리. 

이러한 현상은 청년취업문제가 가장 큰 사회적 문제 중 하나로 대두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만큼 이슈화가 될 것이고 때문에 그 부분에 집중적인 케어를 실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청년취업문제가 처음부터 지금과 같이 큰 문제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특히 우리나라는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경제활동 중심 연령 축이 청·중년에서 장년으로 이동하고 있다. 상황이 지금과 같은 흐름으로 계속 흘러간다면 ‘은퇴세대의 재취업(전직)’도 지금의 청년취업문제와 같은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여야 한다. 은퇴 후 새 출발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100세 시대. 더 늦기 전에 은퇴자들이 웃으며 '제2의 청춘'을 맞이할 수 있는 지원과 대책의 마련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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