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자 인터뷰-아리오 김건호 상무] 5G만큼 빠른 패션산업 변화 속도, '전문성'으로 따라잡다
[실무자 인터뷰-아리오 김건호 상무] 5G만큼 빠른 패션산업 변화 속도, '전문성'으로 따라잡다
  • 이윤희 기자
  • 승인 2019.12.19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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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판매판촉 전문 아웃소싱 기업 '아리오' 소속
"판매근로자, 자동화/무인시스템 범람해도 패션산업 면세점과 백화점에선 더욱 중요"
소비자의 구매를 이끌 수 있는 판매스킬 교육과 근로자의 경력관리 필요
오프라인 매장의 온라인 진출, 온라인 매장의 오프라인 진출 지원
아리오 김건호 상무이사
아리오 김건호 상무이사

[아웃소싱타임스 이윤희 기자] 불과 몇 년 전 대세를 휩쓸었던 스키니진의 시대가 가고, 촌스럽게만 보였던 나팔바지와 일자 통바지가 다시 유행을 휩쓸고 있다.

한 달 전 구매한 제품이 눈을 뜨고 나면 '신상'에서 밀려나 구 디자인 취급받기가 일쑤. 변화무쌍으로 악명 높은 패션업계는 어제와 오늘이 시시각각 다르다.

유통 전문 아웃소싱 기업 아리오의 김건호 상무는 이렇듯 요동치는 패션 산업에 배를 띄웠다. 파도가 거친 만큼 승부욕도 돋았고, 성취욕도 남달랐기 때문이다.

"아웃소싱도 컨텍센터, IT, 물류, 시설경비 등 다양한 분야가 있습니다. 저는 그중에서도 유통 전문 아웃소싱 기업인 아리오, 그리고 그 속에서도 패션 쪽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더 들어가자면 면세점과 백화점 등이죠. 이유는 바로 사람이 대접받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판매 근로자의 가치, 이들을 운영하는 인력에 대한 가치 증대가 김건호 상무가 주장하는 내용의 핵심이다. 본지와 진행한 2시간 남짓의 인터뷰에서 그가 지닌 사람에 대한 가치와 전문성의 중요도에 대한 소견을 들어봤다.

■매출 확대? 판매 근로자의 전문성부터 키워라!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이라면 오프라인 시장에서 소비자의 매출이 이뤄지는 접점은 판매직이다. 하지만 일부는 이런 판매 근로자를 단순히 제품을 소개하기만 하는 위치라고 생각하는 우를 범한다."

그는 가장 먼저 판매 근로자에 대한 전문 교육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뛰어난 판매 스킬과 판매에 대한 이해도가 있는 직원만이 매출 증대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

이를 위해 그는 근로자를 고용하는 기업이 체계화된 매뉴얼과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김건호 상무가 현재 집중하고 있는 면세점과 백화점의 판매 근로자는 이와 같은 판매 스킬이 더 강조되는 분야이다.

김 상무는 "면세점과 백화점 등의 명품관에 근무하는 이들은 말투나 표정 하나까지 모두 신경 써야 하며 고객의 취향과 선호도를 직접 파악하고,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가 전하는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응당 일리 있는 이야기다. 단순히 제품의 이미지와 모델의 착용 사진을 보고 구매를 진행하는 온라인 마켓과 달리, 오프라인 마켓에는 판매직이 지닌 제품에 대한 지식과 대화 스킬이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들을 단순히 판매직으로 부르지 않고 '세일즈 어드바이저(sales adviser)'라고 부른다.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도움이 되는 조언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

김건호 상무는 "누군가에게 조언을 하기 위해서라면 그만한 전문 지식이 수반되어야 한다. 매장에 근로자를 투입하기 이전 적절한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패션업계, 남성 판매직이 뜬다
아리오 김건호 상무는 더 이상 패션이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말한다. 흔히 패션 브랜드의 판매 근로자를 떠올리면, 여성 근로자의 모습을 떠올리기 십상일 만큼 여초 직업군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들어 남성 판매직에 대한 선호도가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김 상무는 "과거에는 남성이 화장을 하거나 잘 차려입고 판매를 하면 손가락질 받는 시대였지만, 이제 더 이상 직업에 남성과 여성을 구분 짓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꼬집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오히려 남성 판매직을 선호하는 소비자도 늘어나고 있다고. 패션과 관련된 소비가 기존 여성 중심에서 벗어나, 남성의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점이 이에 한몫했다.

남성 판매 근로자가 직접 착용한 후 의견을 전달해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일 수 있고, 착용한 모습을 직접 노출시켜 구매 욕구를 증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여성 소비자가 남성 판매직을 찾는 경우도 있다. 이를테면 타인에게 선물하고자 할 때 알기 어려운 남성 브랜드나 제품에 대한 소개를 남성 입장에서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앞으로는 직업에서 성 구분이 옅어지며, 패션 판매직 부문에서 남성의 역할은 지금보다 더욱 커질 것이다. 판매 직무에서 남성에게 미흡했던 복지나 교육이 있다면 미리 정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통 패션업계, 온라인-오프라인 접점 활용해야
2019년 한 해 유통 패션업계는 그야말로 공사다망했다. 심상치 않게 흘러간 국내외 기류를 패션업이라고 피해갈 재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한 후 국내에서 진행된 NO재팬, 일본 불매 운동은 유니클로 등 일본 패션기업에 직격탄이 됐다. 유니클로는 전년 대비 매출이 대폭 하락했는데, 어쩔 수 없이 판매직에도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었다.

미중 무역분쟁과 중국의 사스 문제 등도 국내 면세점과 백화점 판매에 큰 손 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 관광객 감소로 이어져, 좀처럼 쉽지 않은 한 해였다.

소비자 구매 방식이 온라인 시장으로 집중되고 있는 점도 오프라인 판매에는 직격탄이 됐다. 온라인 구매가 인터넷 쇼핑몰을 넘어 개인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 판매처를 통한 소비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상무는 "오프라인 매장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소비패턴이 온라인으로 확대되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쇼룸(Show-room) 정도로 활용하는 기업들이 많아졌다. 판매직의 역할도 제품을 판매하는 역할에서 정보를 어드바이징 하는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매장이 분리된 판매 공간이 아니라는 것. 그는 오프라인에서 제품을 직접 체험한 소비자가 온라인을 통해 구매를 확정할 수 있도록 판매 전문가가 합당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와 함께 오프라인 매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김 상무는 "과거에는 판매가 오프라인 매장 내에서 이뤄졌다면 이제는 소비자가 매장을 떠나 개인의 시간을 갖고 있을 때 발생된다. 반대로 생각하면 소비자가 매장에 있지 않아도 다시 한번 구매를 생각해 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가 더 중요해졌다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저 제품을 진열하는 게 아니라 판매 확대가 유도되는 디스플레이가 필요하다."는 것. 그는 "일부 소규모 온라인 쇼핑몰이나 편집숍 등이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면 플래그샵 셋팅 아웃소싱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 구축을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일련의 인터뷰를 마치자 패션 업계에 대해 반짝이는 눈으로 이야기를 털어놓던 그는 "패션 업은 알면 알수록 재미가 있다"며 소탈하게 웃었다. 보통은 한 기업이 다양한 아웃소싱 분야를 다루는 경우가 다수다. 하지만 그는 한 산업 내 특정 분야에 집중한 아웃소싱 전문가의 길을 택했다.

그런 그에게 끝으로 패션 산업과는 무관한 질문 하나를 던졌다. '이처럼 열정을 갖고 일을 해서 이루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냐'는 물음에 김건호 상무는 "모두가 비전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환경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비전이란 무엇일까. "아리오라는 기업과 연관돼 근무하는 모든 이들이라면 누구라도 '대표이사'를 꿈꿀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길 바랍니다. 대표를 꿈꾸기 위해 필요한 것은 경력과 경험이겠죠. 누구나 경력과 경험이 풍부해질 수 있는 일에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그렇게 답하는 그의 눈 빛에는 마땅히 그래야 한다는 소신과 묵직한 의지가 담겨있었다. 김건호 상무의 5년 후, 10년 후가 더 기대되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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