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 스카우트파트너스 김지문 대표의 헤드헌팅 이야기] 아스팔트 위에서 사람 농사를 짓다
[파워인터뷰- 스카우트파트너스 김지문 대표의 헤드헌팅 이야기] 아스팔트 위에서 사람 농사를 짓다
  • 손영남 기자
  • 승인 2019.12.26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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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우트파트너스 급속성장 이끌어낸 헤드헌팅 베테랑
AI 상대로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무기는 휴먼 네트워크
후배 컨설턴트들의 귀감이자 직언 마다않는 큰 형님
<스카우트파트너스 김지문 대표 컨설턴트/사장>

[아웃소싱타임스 손영남 기자] 요즘 젊은이들이 즐겨쓰는 신조어 중에 ‘라떼호스’란 단어가 있다. 정확히는 ‘라떼 이즈 어 호스(Latte is a horse)'가 올바른 표현이다. 직역하면 ’라떼는 말이다‘가 되는 이 말. 아무리 생각해도 의미를 유추할 수 없는 이 단어는 “나 때는 말이야”를 가르키는 신조어다.

소위 ‘꼰대’들이 즐겨 쓴다는 이 말은 특별히 일을 하지도 않으면서 ‘나 때는 말이야’를 달고 살며 섣부른 과시만 일삼는 이들을 조롱하는 의미가 강하다. 일은 제대로 않으면서 말로만 군림하는 이들을 꼬집는다면 그것 역시 시대적 흐름으로 치부할 수 있다. 그러나 생각의 젊고 늙음에 관계없이 단지 사회적 경력이나 나이만으로 모든 이들을 이 부류에 편입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

스카우트파트너스 김지문 대표라면 절대적으로 ‘라떼호스’족에 속하는 것을 꺼려할 것이다. 60대 중반을 넘어선 베테랑 중의 베테랑인 그지만 그는 아직도 말 대신 행동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에게선 꼰대들에게서 느껴지는 권위의식도, 말로만 일을 앞세우는 성향도 찾아볼 수 없다. 부사장급 임원들과 같은 크기인 그의 소박한 사무실 한 벽면을 고스란히 차지하고 있는 화이트보드 위에 빼곡히 자리잡은 업무 상황판을 지켜본다면 그를 ‘나때는 말이야’나 읊고 있는 꼰대로 치부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를 단박에 깨닫게 될 것이다. 

■ 최고의 휴먼네트워크 구축한 베테랑 중의 베테랑
한국IBM에서의 18년을 포함해 IT업계에서만 26년의 이력을 쌓아온 그는 유앤파트너즈, KK컨설팅 등 국내 최고의 로컬 서치펌 대표를 역임한 헤드헌팅 전문가다. 15년이라는 시간을 헤드헌팅에 매달려온 만큼 김대표가 굵직굵직한 이력을 자랑하는 것은 당연하고 또 당연하다.

공공기관의 대표, 기업체 대표이사 및 임원 선임 등 그가 해놓은 업적이 그것. 채용사의 의뢰를 면밀하게 파악하고 누구보다 적합한 인재를 추천함으로써 맡겨진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는 것이 김대표의 스타일이다. 그를 통해 김지문 대표라면 믿고 맡길 수 있다는 신뢰감을 구축해놓았다는 것이 그의 가장 큰 강점이다.

그 바탕엔 최적의 휴먼네트워크를 구축한 그만의 노하우가 깔려있다. 기본적으로 헤드헌팅은 휴먼네트워크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고 있느냐가 성공의 밑거름이라고 말하는 김대표.

“한 공공기관의 대표 프로젝트를 요청받은 적이 있어요. 당시 그 기관의 대표가 IBM 시절의 후배였는데 그 자리에 IT업계의 현직 임원 등 내로라하는 인재들을 발굴하여 추천했어요. 사실 워낙 중요한 공공기관이라 한 번에 성공한다는 확신은 없었죠.”

자리가 자리니만큼 수십 명의 후보자 추천이 필요한 일이었지만 놀랍게도 김 대표가 추천한 몇 명의 후보자 중 한사람이 바로 낙점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단 한 번에 끝나버린 것. 고객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정도의 적역이었다는 의미다. 그 후보자는 기관장 역할을 잘 수행하며 좋은 경력을 이어가다가 나중에는 장관으로 발탁되기도 했다. 김 대표의 선구안이 빛나는 순간이다. 

흥미로운 것은 그곳에서 물러난 공공기관 대표를 김 대표가 다시 대기업의 부사장으로 추천해 서로의 자리를 맞바꾸게 한 것. 김 대표의 눈썰미가 얼마나 뛰어난지, 또 그의 휴먼네트워크가 얼마나 광범위한지를 엿보게 하는 단적인 사례다.

최근에는 그가 오랫동안 인맥을 유지해온 회사의 대표로부터 자신의 후임자를 추천해달라는 의뢰를 받기도 했다. 김 대표는 엄선된 몇 명의 후보자를 추천하여 그중 한명이 까다로운 절차와 인터뷰를 모두 통과하고 CEO로 출근하게 된 멋진 사례도 있었다. 평소에 김 대표를 신뢰해온 지인이기에 이런 중요한 프로젝트를 의뢰하였고, 김 대표 역시 그 기대에서 벗어나지 않고 훌륭한 후보자를 발굴하여 성공시킨 것이다.

비근한 케이스가 한둘이 아니다. 이는 곧 김 대표의 활동량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기도 하다. 현재 김 대표가 소속된 스카우트파트너스에는 60명 이상의 컨설턴트가 존재한다. 최연장자인 김 대표지만 뛰어다니는 시간만 놓고 보면 단연 최상단에 위치할 정도로 그의 업무량은 차고도 넘친다.

그도 그럴 것이 그에게 헤드헌팅이란 사무실 책상에 앉아 구인사이트를 들여다보는 일이 아닌 까닭이다. 발로 뛰는 것이야말로 최선이라고 믿는 그로서는 당연한 일이다. 이와 관련해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 후배 컨설턴트 상담역 도맡는 정신적 지주
“요즘 젊은 친구들을 보면 하루 종일 컴퓨터에만 매달려있는 경우가 적지 않아요. 구인사이트에 올라온 사항들을 체크하기 위함이죠.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에요. 트렌드가 변했으니 그에 걸맞는 대비는 필요하죠. 그러나 그게 다여서는 안 된다고 믿어요.”

그는 요즘 컨설턴트들의 업무 스타일에 대해 우려를 지니고 있다. 내부에서 행하는 일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그게 전부인 것처럼 매달리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다고 믿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의 성과 대부분은 부지런히 뛰어다니면서 수확해낸 것이기에 더더욱 그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다.

물론 후배 컨설턴트들이 김 대표의 업무 스타일을 온전히 따라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단, 내부의 자료조사와 외부에서의 현장 업무가 적절하게 조화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런 조화를 통해 보다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것. 

이런 김 대표의 철학 때문일까. 스카우트파트너스의 컨설턴트들은 타사의 컨설턴트들에 비해 발품을 파는 경향이 강하다.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은 그렇다. 간혹 그의 그런 업무 스타일을 이해하지 못하는 후배들도 있다고. 그런 이들에게는 잔소리도 서슴지 않는다는 김 대표. 자칫 꼰대의 훈계 정도로 비쳐질 지도 모를 일이지만 김 대표는 그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진짜 컨설턴트를 만들기 위해서라면 그 정도 악역은 감수할 가치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김 대표를 악역이라 인식하는 이들은 적어도 스카우트파트너스 안에는 없다. 그의 말이 오랜 경험에서 나온 것임을 잘 알고 있기도 하거니와, 김 대표가 보여주는 업적들이 그의 말에 무게를 실어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숱한 현장경험과 소탈한 성격, 일의 경중을 따지지 않는 진솔함은 오늘의 그를 만든 원동력인 동시에 후배 컨설턴트들이 닮고자 하는 부분이다. 덕분에 그의 업무 중 하나가 후배들과의 상담에 할애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물론 이는 비공식적인 업무다. 

■ 10년 후에도 현역을 고집하는 현장주의자
사실 김 대표 정도의 업력과 위치라면 현장을 벗어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현장에서의 일 못지않게 조직을 관리하는 업무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김 대표는 여전히 현장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정확히는 자신의 의지에 따라 현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 관리도 좋지만 현장에서의 일을 너무도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김 대표의 말이다.

그가 현장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자의기도 하지만 타의가 더 강력하게 작용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업무에 임하는 자세도 그렇지만 많은 성과를 스스로 도출해내는 그를 현장에서 배제한다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은 까닭이다. 

그는 대표라서 혹은 고참이라서 가지는 권위의식 따위에 얽매이지 않는다. 당장 일만 봐도 알 수 있다. 김 대표급의 무게감을 지녔다면 언뜻 임원급 이상의 굵직굵직한 업무만 처리할 거라 믿기 십상이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그에게 헤드헌팅이란 결국 가장 적합한 인재를 최선의 자리에 배치하는 일. 따라서 임원이든 대리든 과장이든 직함은 중요하지 않다는 게 그의 말이다.

실제로 그의 업무 파일에는 대기업, 공공기관의 대표·임원 건 이외에도 대리나 과장을 요구하는 채용사의 오더도 적지 않다. 그 정도 위치라면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업무 같아 보이지만 그런 생각이야말로 권위적인 고정관념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김대표.

말을 앞세우지 않고 몸소 실천하는 그의 가치관은 스카우트파트너스를 구성하고 있는 젊은 컨설턴트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는 현재 스카우트파트너스의 대표 컨설턴트로 일하는 중이다. 법적인 대표이사와는 별개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는 뜻이다. 

다른 서치펌에서 대표 이사로 일하던 그가 그 자리를 내려놓고 이곳으로 옮기게 된 것은 스카우트파트너스 정성원 대표의 간곡한 요청과 함께 젊은 컨설턴트들과의 업무 조율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었다고. 그리고 그 확신은 짧은 시간 안에 현실로 탈바꿈했다.

스카우트파트너스가 8년이라는 길지 않은 업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로컬서치펌 중 Top tier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는 것이 그 증거다. 김 대표는 그 공을 정성원 대표를 비롯한 조직원들의 노고로 인해 가능한 것이었고 말한다. 당연한 사실이다. 

그러나 그를 가능하게 한 일등공신이 김 대표였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후배들의 신망을 이끌어내 조직의 활력을 제공했던 것이 그렇고 김 대표만의 휴먼 네트워크를 활용해 뛰어난 성과를 도출해낸 것 역시 스카우트파트너스의 급격한 성장을 견인한 원동력이었다는 증언이다.

현재 스카우트파트너스는 급격한 사세 신장을 기반으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는 중이다. 현기증이 날만큼의 속도전을 진행하고 있다는 뜻이다. 당연히 시도해야 할 일이지만 김 대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기를 잊지 않는다. 이는 그의 헤드헌팅 철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헤드헌팅은 농사짓는 일과 같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오늘 씨를 뿌리고 물을 준다고 해서 당장 성과가 날 수 없는 것이 농사입니다. 잡초를 뽑고 비료를 주기를 반복해도 금세 벼가 자라진 않죠. 벼가 영글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한 것이 농사입니다. 헤드헌팅도 같아요. 채용사의 의뢰를 받고 사람을 구해 그 자리에 앉힐 때까지는 수많은 실패와 기다림을 참아내는 인내가 필요하거든요. 가끔 너무 성급하게 매달리는 컨설턴트들이 있는데 그래선 안 됩니다.”

그가 후배들에게 들려주는 이 말은 결국 그가 지금껏 겪어온 일들에서 얻은 교훈에 다름 아니다. 참고 또 참고 기다릴 줄 알아야 진정한 헤드헌터의 자격이 생긴다는 것이 김 대표의 지론이다. 

그의 말대로라면 스카우트파트너스의 컨설턴트들은 아스팔트 위에서 싹을 틔우고 수확을 기다리는 농사꾼들인 셈이다. 내년 그들이 지을 농사는 또 어떤 모습일지가 궁금해진다. 

▲김지문
현 스카우트파트너스 대표 컨설턴트/사장
전 휴그리드, KK컨설팅 대표이사
전 유앤파트너즈 파트너
전 MDS테크놀로지 사업총괄 사장
전 한국사이베이스 대표이사
전 한국 IBM 공공기관 영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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