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노동자가 바라본 우리 사회는 불평등 투성이
비정규직 노동자가 바라본 우리 사회는 불평등 투성이
  • 손영남 기자
  • 승인 2020.01.15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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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5% ‘한국은 불평등한 사회’, 개선 기대도 30%에 불과
비정규직 노동자 1243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부정적 의미 강해
불평등 심화의 주범은 정부가 첫손, 경영계 제치고 불명예 1등
비정규직 노동자 10명 중 9명은 한국사회가 불평등하다고 보고 있었다. 사진은 정규직 쟁취를 위해 시위 중인 톨게이트 노동자들.
비정규직 노동자 10명 중 9명은 한국사회가 불평등하다고 보고 있었다. 사진은 정규직 쟁취를 위해 시위 중인 톨게이트 노동자들.

[아웃소싱타임스 손영남 기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모습은 불평등 그 자체였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92.5%가 ‘한국은 불평등한 사회’라고 보고 있으며 현재의 불평등이 해소될 거라 믿는 비정규직 노동자는 10명 중 3명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낮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비정규직 노동조합 연대조직인 ‘비정규직 이제 그만 1,100만 공동투쟁’은 비정규직 노동자 1243명을 대상으로 벌인 노동현안 설문조사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비정규직 노동자 1243명을 대상으로 1월 2일부터 9일까지 진행된 결과다.

조사에 따르면 비정규직 노동자 92.5%는 한국사회가 ‘불평등한 사회’라는데 동의했다. ‘평등한 사회’라는 응답은 7.5%에 그쳤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우리 사회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알게 하는 대목이다.

올해 비정규직 처우 개선이 이뤄져 불평등문제가 개선될 것인지를 묻는 항목엔 69.7%가 아니라고 대답한 반면 개선될 것이라고 보는 노동자는 30.3%에 그쳤다.

현 정부에 대한 불신이 그만큼 깊다는 의미인데 실제로 이와 관련된 조사에서도 그 사실은 입증됐다. 76.7%가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이 잘못됐다고 답한 것이 그 증거다. 세부적으로 보면 비정규직 노동자 33.1%가 현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해 ‘매우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고, 43.6%가 ‘잘못하고 있는 편’이라고 응답했다. ‘잘하고 있다’, ‘매우 잘하고 있다’고 답한 비정규직은 23.3%에 불과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노동자의 삶이 나아지지 않는 ‘불평등 심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정부’(41.6%)를 첫손에 꼽았다. 그 다음으론 재벌(경영계)이라는 응답이 32.9%였고, 국회(20.8%)와 양대노총(4.7%)이 뒤를 이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실망엔 좀처럼 답이 보이지 않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 1호 정책이었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과 관련해, 비정규직 당사자(82.4%) 대부분이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혹평한 것. ‘해결하고 있다’고 답한 것은 27.6%뿐이었다.

비정규직 제로정책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으로는 응답자의 70.6%가 ‘자회사 전환방식’이라고 밝혔고, ‘상시지속 업무의 기준’이라고 답변한 응답자도 14.4%나 됐다.

정부의 의지와는 달리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자신들의 처지에 대한 불만이 이런 결과를 낳은 것으로 설문조사에 응답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92.6%는 자신의 임금이 불만족스럽다고 답했으며, 노동시간이 불만족스럽다는 답변도 57.5%에 이르렀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을 바꿔줄 것으로 기대됐던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단축 근무에 대한 반응도 호의적이진 않았다. ‘최저임금은 비교적 많이 인상했지만, 산입범위 확대로 기대한 것보다 소득이 늘지 않았다’는 응답이 60.8%나 됐다. 

탄력근로제 확대 등 주52시간 상한제에 따른 노동시간 유연화 정책 역시도 긍정적인 답변은 적었다. ‘주52시간 시행은 잘한 일이지만, 탄력근로 확대는 잘못한 일이다’는 응답은 48.0%였고, ‘탄력근로 확대로 노동시간 단축 효과가 사라질 것’이라는 답변도 26.5%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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