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만의 컨택센터 컬럼] 누군가가 정보를 걸러 주어야 하지 않을까
[황규만의 컨택센터 컬럼] 누군가가 정보를 걸러 주어야 하지 않을까
  • 편집국
  • 승인 2020.03.23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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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에게 불안감만 주는 잘못된 정보 잡기가 우선
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황규만 사무총장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코로나19 사태가 전세계로 무섭게 번져 나가자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 는 마침내 감염병 최고 경고 등급인 팬데믹(Pandemic)을 선언하고 말았다. 전염병이 세계적으로 전파되어 모든 사람이 감염되는 단계에 돌입했다고 경고한 것이다. 

팬데믹 선언 후 11일이 지난 한국 시간 기준 22일 오후 현재 전 세계 누적 확진자수는 31만 명에 육박하고 있을 정도로 이제는 더 이상 처음 코로나 19가 창궐했던 중국이나 그 후 신천지 집단감염으로 확진자가 8천명을 넘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유럽과 미국 그리고 중동을 포함한 전세계 모든 나라가 걱정하는 그런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특히 유럽연합(EU)은 30일간 여행 금지조치를 취했지만,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번지고 있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좀 더 강력한 '전국민 이동금지령'을 내렸다. 이미 이탈리아는 하루에 6500명씩 확진자가 늘며 누적 확진자가 5만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4,825명으로 중국 (3,625명)보다 1200명이나 많다. 

또한 코로나19를 남의 나라 일처럼 자신만만하던 미국도 확진자가 2만5천명을 넘어 중국과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확진자가 많이 나오고야 말았다. 정작 코로나19라는 큰 불이 시작되었던 중국에서는 불길이 서서히 잡히고 있는 반면에 유럽과 미국을 위시한 전세계가 때마침 불어 닥친 강풍을 타고 무섭게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어찌 해야 할 지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빨리 급한 불이라도 꺼주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만 본다면 지난 1월 20일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악화 일로를 걷다가 53일 만인 3월 12일 일별 격리해제자가 처음으로 신규 확진자보다 많아지는 Golden Cross 를 맞았다고 해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희망을 가졌었는데 그 후 교회와 요양병원에서 집단 감염사태가 발생하고 있고, 코로나 19가 확산일로에 있는 유럽과 미국에서 입국하는 사람들 검역에서 34명이나 확진자가 나와 절대 안심 할 단계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방심해서는 안 된다. 

현 시점에서 가장 큰 문제는 69명이 동시에 감염된 ‘은혜의 강’교회에서의 집단 감염사태처럼 잘못된 정보로 인한 감염이다. 이 사건은 대구와 경북을 포함에 전국적으로 5천명이 넘는 사람이 확진을 받음으로써 우리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신천지발 집단감염 트라우마를 반면교사로 삼아 집단 예배 자제를 요청한 이후, 모든 종교 지도자들이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는 차원에서 동참하기로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어기고 좁은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예배를 본 것도 모자라 소독을 이유로 신도들의 입에 분무기로 소금물을 뿌렸다고 한다. 이때 확진자한테 쓰인 분무기를 소독하지 않고 모든 교인들에게 뿌리는 바람에 정말 바보 같은 짓을 저지르고 말았다. 

이 얼마나 우매한 일인가? 잘못된 정보 하나가 어떤 사태를 유발할 수 있는 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다. 그들이라고 사랑하는 교인들을 모두 집단 감염 시키려고 일부러 그랬을 리가 있겠는가? 그들 나름대로 어디선가 “소금물이 코로나19를 예방한다”는 잘못된 정보를 듣고 취한 행동이었을 텐데 이런 최악의 결과를 유발하고 만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들은 6.25전쟁 이후 살아 생전에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코로나19라는 사태를 맞아 어찌 해야 할 지 모르는 멘붕(멘탈붕괴)에 빠져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금하라고 하니 지인이 돌아가셔도 장례식장도 못 가고 있고, 결혼식도 모두 연기하고 있으며, 식구들과 식당에 가서 밥 한끼 먹는 것도, 동료들과 마주보며 점심을 먹는 것도 금하고 있다. 

그렇게 하면 우리의 소소한 일상을 앗아간 코로나 19가 빨리 종식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희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코로나19 관련된 정보를 알게 되면 지인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단톡방에 올려 지인들과 공유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코로나19 관련된 시중에 떠도는 수많은 정보들 중에는 믿을 수 있는 기관에서 검증된 정보는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일례로, 마스크만 해도 그렇다.

첫째, 언제는 “반드시 착용하라”고 했다가 마스크가 부족해지자 밀폐된 곳이 아닌 외부에서는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둘째, “재사용하면 안되다”고 신신당부하더니 공적 마스크를 1주일에 2장밖에 살 수 없어 재사용이 불가피해지자 언론이 KF94 마스크를 측정해 2~3일 사용한 것도 차단율이 98%로 나와 새 것과 차이가 없다는 자료를 내놓고 있다. 셋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년 전인 2018년 4월경 “KF80 마스크는 전염병 못 막는다”고 하더니 마스크가 부족해지자 “코로나 예방효과가 있다”고 권장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관련해서도 그렇다. 2m안에서만 전염된다고 하더니 밀폐된 곳에서는 4.5m까지도 전염이 된 사례가 발생하고야 말았고, 확진자만 전염을 시키는 줄 알았는데 언젠가 확진되지 않았어도 타인에게 전염을 시킬 수 있단다. 

어떤 한림대 교수는 이론적으로 전국민의 40~70%까지 감염이 되어야 끝난다고도 하고, 특별히 코로나19에 취약한 혈액형도 있다는 뉴스도 있다. 마지막으로 공기전염은 안 된다고 하더니 비말(침 방울)뿐만 아니라 공기로도 전염이 된다는 사실들이 밝혀지고 있다. 이제 국민들은 어느 장단에 맞춰 춤을 춰야 할까? 

우리의 착한 국민들은 백신도 없고, 치료제도 없는 상태에서 어디선가 코로나19 관련된 정보가 뜨면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무조건 SNS를 통해 실어 지인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애쓰고 있지만 대부분 그런 정보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잘못된 정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만다. 

이렇듯 잘못된 정보나 소문이 미디어 등 매체를 통해 매우 빠르게 확산되는 현상을 인포데믹(정보감염증)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팬데믹보다 더 무섭다. 잘못된 정보로 인해 제2의 ‘은혜의 강’교회와 같은 집단감염사태가 또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지 않은가.

이렇듯 지금 국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확진자가 몇 명 늘었다는 정보나 마스크보다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는 데이터에 근거한 정확한 정보라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날부터 두 달이 넘게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정은경 중앙방역대책 본부장은 TV에 나와 국민들에게 일별 확진자와 사망자 현황 등을 발표하고 있는데 확진자가 9천명에 육박한 지금 그런 숫자는 이제 더 이상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그보다는 언론을 통해 국민들에게 전달되고 있는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을 확인해서 국민들에게 알려준다면 더 이상 ‘은혜의 강’교회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아 코로나19 종식을 하루라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국민들이 대통령을 포함한 국무위원이든 혹은 TV에 나와 전문가라며 신문이나 방송에서 보고 들은 것을 얘기하다가 정부 정책이 바뀌면 말을 바꾸는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방역을 책임지고 있는 코로나19전문가 혹은 바이러스 전문가들로 TF를 구성해 코로나19 관련된 모든 정보들을 분석해서 검증된 것만 중앙방역대책본부 정은경본부장을 통해 브리핑해준다면 어떨까? 

국민들은 이제 코로나19라는 국난을 벗어나 마스크를 벗고 가족들과 화창한 봄을 만끽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되어있다. 나를 위시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일을 당하고 보니 이 세상은 나 혼자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사는 세상이며, 말이 통하지 않는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는 사람과도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실감했다. 

우리 모두 일치단결하여 잘못된 정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실수를 줄이고,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해준다면 우리의 아름다운 얼굴을 가리고 숨쉬기 힘들게 만드는 마스크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날이 곧 다가오리라 확신한다.

 

황규만

현 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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