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정규직 전환 후폭풍.."열폭? 역차별에 반대한다"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 후폭풍.."열폭? 역차별에 반대한다"
  • 이윤희 기자
  • 승인 2020.06.24 09: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열폭 조롱받은 취준생들 뿔났다..비정규직 반대 청원 14만 명 넘어
"무분별한 정규직 전환은 청년들에게 평등한 기회를 빼앗는 것"
공사 앞에서 일방적 정규직 전환 반대하는 집회 열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정규직 전환 반대 청원글이 업로드된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약 15만 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정규직 전환 반대 청원글이 업로드된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약 15만 명의 동의를 얻었다.

[아웃소싱타임스 이윤희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비정규직 보안검색요원 1902명을 청원경찰 형태로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밝힌 이후 취업준비생, 현 노조 등의 반대로 거센 후폭풍을 앓고 있다.

공기업 채용 과정이 공정성과 형평성을 지키지 못하고 정규직 전환이라는 정책적 기조에 밀려 역차별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6월 23일, 인천 중구에 위치한 인천국제공항공사 앞에서는 공사 노조원과 일반인들이 정규직 전환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공사의 결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같은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시오' 제목의 청원은 하루 사이 14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만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 대해 부당함을 느끼고 있는 이들이 많다는 증빙이다. 해당 글은 "이곳을 들어가려고 스펙을 쌓고 공부하는 취준생들과 현직자들의 자리를 뺏는 것이 평등인가"라며 지적했다.

청원인은 "알바처럼 기간제를 뽑던 직무도 정규직이 되고 기존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과 복지를 받는다"며 "이들이 노조를 먹고 회사도 먹고 회사는 이들을 위한 곳이 될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번 정규직 전환에 관한 불만에 기폭제가 된 것은 한 인천공항 취업과 관련한 오픈채팅에서 발생했다.

카카오톡에 마련된 오픈채팅방에 이용자 중 이번 비정규직 전환으로 혜택을 받게된 이가 "알바천국으로 들어와 190만 원 벌다가 경력 2년 모두 인정받고 연봉 5000만 원 받는다." 등의 발언을 한 것.

그는 "부모님도 좋아하신다"며 "5년 이상 공부하고 서연고 좋은 대학 나와봤자 무슨 소용이냐. 열폭(신조어 열등감 폭발의 준말)들 ㅋㅋㅋ"라며 취업준비생에 대한 조롱도 남겼다.

실제 정규직 전환 대상자가 됐다고 주장하는 이가 발언한 내용이 인터넷 상에 알려지며 구직자와 현직자, 남은 비정규직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논란이 더욱 거세졌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도 청원글이 올라온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인천공항의 정규직 전환에 비판의 목소리를 더했다.

그는 "청년들이 호구가 되는 세상을 만들었다"고 발언하며 "청년들이 바라는 것은 동등한 기회가 제공되는 것이다"며 "묻지마 정규직화를 철회해야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번 정규직 전환 과정을 통해 비정규직에서 인천국제공항 소속 정규직으로 전환된 보안요원 인원은 1902명이다. 기존 인천국제공항 전체 정규직 근로자 숫자로 알려진 약 1400명의 인원보다 500명 이상 많다.

취업을 위해 수년간 준비해온 구직자와 현직자가 허탈감을 갖는 이유다. '평등한 과정'이 아닌 '같은 결과'에 초점을 둔 정규직 전환이 과연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인지,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