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근박사의 물류이야기] 위드코로나와 물류 뉴노멀 ⑧N차신상과 P2P물류
[이상근박사의 물류이야기] 위드코로나와 물류 뉴노멀 ⑧N차신상과 P2P물류
  • 편집국
  • 승인 2021.01.04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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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는 불황 외에도 MZ세대의 의식변화와 사회·기술발전 영향으로 활성화
●중고거래는 오프라인 시장보다 온라인시장에서 더 활성화
●판매자와 구매자 개인이 중고상품을 주고 받는 과정이 바로 P2P 물류 
●플랫폼이 ‘직접 매입해 되파는 방식’으로 전환은 물류가 숙제
이상근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

코로나19 여파로 불황이 장기화 되고,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중고거래가 늘어나고 있다. 집이 기존의 역할에 공부와 일하는 장소로 다양한 기능을 더 하면서 집안 재정리도 필요했다. 

그 동안 집안 공간을 쌓여있던 물건들을 재정리하면서 새로 필요한 것들도 많이 생겼고, 필요 없지만 버리긴 아까운 물건들이 보이면서 이들 중고품이 중고시장으로 모이고 있다.

중고거래는 집에서 장소만 차지하던 물건들을 팔아 여윳돈을 확보할 수 있게 된 판매자 입장과 새것 대신 값싼 중고품을 구해 돈을 절약할 수 있는 구매자 입장 모두 만족하는 거래이다.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개인 간 거래가 주고, 무자료거래라는 특성상 정확한 추산이 어렵다. 다만 관련업계에서는 ‘18년 기준 중고차 시장을 제외하고 20조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불황에 딱 맞는 거래 형태인 중고거래 시장은 ‘19년 미·중 무역전쟁, 한·일 무역전쟁 등으로 인한 경제불황이 커지면서 덩달아 커지고 있었다. ‘20년에는 코로나19 강타에 따른 불황으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새 상품 대신 중고를 선택하면서 시장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고거래는 불황 외에도 MZ세대의 의식변화와 사회·기술발전 영향으로 활성화 되고 있다.

먼저, 중고품에 대한 저항감이 없어지고 있다. 
2016년 일본 PGF생명보험의 조사에 따르면 ‘임대제품, 중고품 이용에 대한 저항감이 없다(67.1%),‘불필요한 물건을 버리는 것 보다 양도하거나 팔고 싶다’(79.1%) 등의 답변 비율도 높았다. “많은 물건을 소유하는 것을 행복으로 느낀다”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자가 62.8%나 됐다.

일본은 소유와 유지에 따른 비용과시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유 서비스를 선호하는 소비패턴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겪고 있다. 

중고품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는 점이 중고거래 활성화의 중요한 요인이다. 이런 변화는 우리나라의 디지털 원주민인 Z세대, M(밀레니얼)세대를 중심으로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MZ세대는 쏘카 우버 · 에어비엔비 · 위워크 등을 통해 물건과 공간을 타인과 함께 쓰는 공유경제의 붐을 경험해온 젊은 층은 남이 사용하던 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덜하다. 

둘째, MZ세대는 적은 비용으로 그때그때 유행을 경험해보고 다른 트렌드로 빨리 갈아탈 수 있다는 점이 중고거래를 선호하는 이유다. 

이들 세대는 상품의 가치를 소유보다 경험에 두면서 한번 사용해보고, 쇼셜에 인증 후 되팔고 또 다른 경험이나 '인증템'으로 옮겨가고 있다. 

남이 쓰던 물건을 사는 것이나, 하나의 물건을 진득하게 사용하지 못하는 소비 방식이 기성세대 보기에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MZ 세대에게는 사고팔기를 반복해 싫증을 해결하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중고품을 손에 쥐면 신상품 이상으로 ‘N차신상’으로 가치를 부여한다.

셋째, MZ세대는 과도한 절약도, 충동적 탕진도 아닌 ‘합리적 사치’를 한다.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와 ‘짠테크’ (짠돌이+재테크)의 합성어인 ‘욜테크(YOL-tec)’가 새 소비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욜테크족은 자기만족을 위한 소비를 중시하지만 그 과정에서도 가성비를 중시하고 여러 방법을 통해 비용을 절약하려 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합리적 사치를 즐기는 욜테크족은 명품도 새 제품을 구입하기보단 중고품을 사거나 빌리는 일을 즐긴다. 

넷쨰, MZ 세대는 소유에 미련이 없고 사용에 의미를 갖는다. 
이 세대는 사지 않아도 되는 것은 사지 않는다는 '미니멀 라이프'과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한다. 공유경제에 익숙한 이들은 필요할 때만 사용하고 현재 내가 사용하지 않는 책, 가구, 가전제품은 필요가 없어지면 미련없이 중고시장에 내 놓는다.

다섯째, 요즘 MZ 세대의 관심사 중 하나는 환경이다. 
일상을 위협하는 기후 변화와 바이러스를 경험하며 어떻게 하면 버릴지 고민하고 실천하는 필(必)환경 세대가 등장한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새 제품을 사지 않고 누군가 사용하던 물건을 재사용하는 ‘N차신상’이 주목받고 있다. 

여섯째, 브랜드의 한정판 마케팅이 개인간 상품거래인 리셀을 활성화시키고 있다. 
코로나19로 소비 절벽에 직면하면서 위기를 타계하기 위한 방법으로 한정판 마케팅이 더욱 활발해지는 추세다. 최근에는 분야와 상관없이 인플루언서(influencer)와의 컬래버레이션 (collaboration)이 유행이다. 고가의 명품이나 운동화 업계에서는 지속적으로 화제를 만들어낼 수 있는 컬래버레이션 기획력이 브랜드의 중요한 능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나 개성이 강한 MZ세대에게 한정판은 인증하고 자랑할 수 있는 최고의 아이템이다. 나만의 것에 열광하는 MZ세대의 성향과 어떻게든 이슈를 만들어내고 싶은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이 만나 한정판의 리셀 시장 판을 키우고 있다. 

일곱째, IT기술의 발전은 개인과 개인의 거래를 편리하게 만들어 중고거래를 활성화시키고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하면 거래 물건 등록, 검색, 구매(판매), 결제 등 ‘원스톱 서비스(거래완결성)’을 확보할 수 있다. 

불필요한 물건을 쉽게 SNS나 인터넷에 올려 놓을 수 있고, 필요한 물건을 쉽게 온라인에서 찾을 수 있다. 거래의 위험도 중계앱 등을 통해 안전거래 결제가 가능해졌고, 물건 전달과 수령도 택배나 무인 보관함을 통해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게 된 점도 중고거래를 활성화 시키고 있다.

◆중고품 거래는 오프라인 시장보다 온라인시장에서 더 활성화

코로나19로 경제위기와 함께 비대면 트랜드가 주류가 되면서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이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03년 12월 네이버 카페에서 시작한 중고매매 사이트 ‘중고나라’는 카페의 하루 평균 방문자 수는 500만 명, 연간 거래액만 약 2조 5,000억 원(‘18년 기준). 카페 가입자수는 1,700만 명에 이르고, 하루 평균 23만 건의 새로운 상품이 올라오며, 하루 평균 15만건 이상의 물품을 거래된다. 

‘16년에 내놓은 모바일 전용 애플리케이션 사용자까지 더하면 연간 거래액이 3조원에 육박한다.

최근에는 단순히 회원 간 중고 상품 거래를 넘어 서비스도 다양해지고 있다. ‘16년 4월에 중고나라가 출시한 ‘주마’는 헌옷·헌책·고철류·폐가전 등 재활용품을 전문 컨설턴트가 직접 방문 매입해 수거한 뒤 재판매하는 서비스다. 한 달 평균 2000여건 방문 매입과 수거가 진행된다. 

‘19년 4월에는 ‘평화시장’이라는 개인장터를 중고나라 앱에 숍인숍 형태로 열었다. 회원 간 거래가 아니라 중고나라에서 인증한 개인 셀러들이 중고나라에서 공급받은 중고 상품을 판매한다는 점이 기존 서비스와 다른 점이다. 

‘15년 경기도 판교에서 ‘판교장터’로 문을 열어, ‘18년에 전국으로 서비스를 확장한 ‘당근마켓(당신 근처에서 만나는 마켓)’은 GPS 인증을 통해 중고거래를 이용자 거주지 반경 6㎞ 이내로 제한하는 ‘동네 거래 플랫폼’이다. 

인근 주민들끼리 직접 만나 물건을 사고 팔게 하자 중고거래의 단점으로 꼽혔던 사기 위험성이 낮아졌다. 택배로 보내기 애매한 물건들을 처분하기도 손쉬워졌다. 안전 거래를 위해서는 휴대폰 번호 인증과 상호 간 ‘매너 온도’를 도입했다. 

수익은 광고에서 얻고, 거래 중개 수수료는 ‘0원’으로 책정했다. 이 같은 전략에 힘 입어 당근마켓은 중고거래를 하지 않던 이용자들도 당근마켓으로 끌어 들일 수 있었다. 현재 당근마켓은 전국 6577개 지역에서 이용하는 ‘국민 서비스’로 성장했다.

‘20년 11월1일 기준 가입자 수는 1670만명. 한 달 한번 이상 당근마켓에 들리는 사람 수는 1230만명에 달한다. ‘19년 12월 400만건이었던 누적 다운로드 수는 올 6월 기준 680만건, 월간순이용자(MAU)는 같은 기간 160만명에서 300만명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당근마켓 월평균 거래액은 7월 기준 420억원에 달한다. 

중고거래 트렌드도 아이를 키우는 3040 여성 사용자 비중이 높았다면 최근에는 전 년령층으로 다변화되는 양상이다. 남성 사용자 비중이 45%까지 늘었고 거래 품목도 여성 의류와 육아용품 중심에서 최근에는 가구, TV, 냉장고 등까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영역을 중고거래에만 국한하지 않은 것도 주효했다. 인테리어, 카페, 헤어샵, 용달, 이사 등 지역 소상공인과 주민들을 연결하는 ‘내 근처’가 대표적이다. 

당근마켓은 국내를 넘어 세계 무대를 넘보고 있다. 현재 영국, 캐나다, 미국 총 3개국 내 41개 지역에서 당근마켓의 글로벌 서비스 ‘캐롯(Karrot)’을 선보이고 있다. 

이 밖에 ‘10년 국내에서 가장 먼저 모바일 앱을 통해 중고거래 서비스를 시작한 ‘번개장터’, 직접 중고 제품을 직매입·상품화해 판매하는 ‘땡큐마켓’, 안 쓰는 기프티콘을 거래하는 ‘기프티스타’ ‘니콘내콘’ 등 서비스도 눈길을 끈다.

◆판매자와 구매자 개인이 중고물품을 주고 받는 과정이 바로 P2P 물류다. 

온라인에서 중고물품을 거래할 때, 지금까진 개인과 개인이 직접 거래를 하는 직거래 방식이 일반적 이었지만, 지금은 중고거래플랫폼을 통한 간접거래 방식이 일반적이다. 

중고거래 상품의 인수·인계 방법은 크게 4가지 방법이 있다. 먼저, 판매자와 구매자가 직접 만나거나, 둘째, 택배를 이용하는 거나, 셋째, 무인택배보관함을 이용 하거나, 넷째, 중고거래플랫폼에서 직접 픽업하고 배달하는 방법이 있다. 

먼저, 판매자와 구매자의 대면 거래는 당사자 간 시간과 장소를 맞춰야 하는 큰 불편함이 있고, 대형 가전 가구 등을 제외한 소형의 중고물품만 이용할 수 있다.

둘째, 온라인에서 중고거래의 상품 인도의 경우 택배를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자신이 팔고 싶은 상품을 직접 촬영해 온라인에 올리고, 매매가 결정되면 상품을 포장해 택배로 보낸다. 

코로나 사태 이후 편의점 택배를 이용하는 사람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 CU가 작년 분기별 택배 이용량을 분석한 결과 1분기(1~3월)는 작년보다 21.5%, 2분기(4~6월)는 25.8%, 3분기(7~9월) 29.5%, 4분기(10~12월) 30.5% 늘었다. 

편의점 택배의 증가에는 당근마켓·번개장터·아이베이비 등 최근 중고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는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셋째, 무인택배보관함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GS칼텍스와 SK에너지는 강남구 GS칼텍스 삼성로주유소와 관악구 SK에너지 보라매주유소 등 서울 소재 20개 주유소에서 ‘큐부’ 서비스를 시작했다. 

고객 반응과 사업성 등을 고려해 거점 주유소를 점차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무인 택배 보관 서비스를 이용하여, 중고물품 거래 시 상대방과 직접 만나지 않고 거래를 할 수 있다. 중고품 거래 사이트인 중고나라는 중고물품 거래 서비스를 담당한다. 

넷째, 중고거래플랫폼에서 직접 픽업하고 배달하는 방법이 있다. 
중고물품 판매자와 구매자를 이어주는 플랫폼이 직접 판매자로부터 상품을 매입해 구매자에게 다시 판매하는 모델이다. 중고나라 주마서비스의 방문매입은 서울과 서울 근교에서 실시되고 있으며, 10대 가량의 차량을 투입하고 있다. 

◆플랫폼이 ‘직접 매입해 되파는 방식’으로 전환은 물류효율화가 숙제

중고매매플랫폼은 ‘수수료를 받고 중고물품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주는 방식(오픈마켓)’에서 점차 ‘중고물품을 직접 사들인 뒤 되파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환하고 있다. 

중고나라의 직매입 서비스인 ‘주마서비스’외에 땡큐마켓도 직접 중고제품을 직매입해 상품화해 판매한다. 판매자의 집 또는 회사로 방문 수거하고 물류센터로 가져와 판매하는 방식이다. 

'수거왕' '동고물' '주마' '여기로' '피커스' 같은 '모바일 고물상'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앱에 헌옷, 헌책, 비철류, 소형 가전, 폐휴대폰을 비롯해 처분할 품목과 양, 날짜를 입력하기만 하면 수거업체 직원들이 화물차를 몰고 와 수거해 간다.

중고 직매입 서비스는 ‘안정적 판매’와 ‘효율적 물류’이라는 두가지 숙제를 가지고 있다. 
직매입의 물류문제는 취급 물량이 늘어나면 자연스레 고객 밀집도 역시 높아질 것이므로, 안정적 판매확대가 선결되어야 한다. 어느 누가 이 제품을 구매하겠는가? 

즉, 구매(예정)자와 상품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DB가 뒤따라야 한다. 이를 위한 DB 구축과 방문 수거를 위한 동선 파악 등을 구축해야만 한다.

중고품의 직매입 특성상, 택배 배송처럼 일정하게 좁은 지역에서 많은 물품을 회수, 배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 한 번에 최대한 많은 고객을 방문해 물품을 매입해야 효율이 오르지만, 중고물품 거래 특성상 언제, 어디서, 몇 건의 주문이 일어날지 예측이 힘들다. 

물류효율화를 위해서는 이 과정에 필요한 정보시스템, 물류거점, 시설, 장비와 전반적인 물류 시스템 구축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단순한 집하·배달 시스템을 넘어, 판매예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재고 보관, AS, 상품화, 세트화 등의 작업을 할 수 있는 물류·가공센터도 필요하다.

이상근(ceo@sylogis.co.kr)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현)
-국토교통부  '국가물류정책위원회 정책분과위원'(현)
-국토교통부 규제심사위원  (현)
-인천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위원(물류분과위원장) (현)
-대한상공회의소 물류위원회 부위원장(겸 실무위원장) (현)
-국립 인천대학교 전문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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