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만의 컨택센터 칼럼] 여러분도 다 알죠. 억지라는 것?
[황규만의 컨택센터 칼럼] 여러분도 다 알죠. 억지라는 것?
  • 편집국
  • 승인 2021.02.05 11:17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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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공단 컨택센터 상담사들의 파업에 대하여
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황규만 회장

쇼핑센터에 가면 가끔 땅에 엎어져서 큰 소리를 내며 우는 아이들이 있어요. 
아이가 부모에게 자기가 원하는 것을 사달라고 떼를 쓰는 것이죠. 그럼 어떤 엄마들은 다른 사람 보기 창피해서 아이들 요구를 들어주지요. 

일단 급한 불을 껐지만 그렇게 사람이 많은 곳에서 떼를 쓰면 본인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경험을 한 아이는 원하는 것이 있을 때마다 떼를 써서 얻어내고자 하지요. 아이들도 알아요 집에서 보다는 사람이 많은 곳에서 떼를 써야 얻을 수 있는 확률이 높다는 것을요. 

지금 건강보험공단 업무를 보고 있는 컨택센터 상담사들이 2월1일부터 파업 중에 있습니다. 
여러가지 요구사항이 있지만 건보에서 직접 고용해달라는 것이 핵심 요구사항인 듯 합니다.
 

법적으로 그들이 정규직으로 소속되어 있는 아웃소싱기업이 해준 게 없다고 합니다. 게다가 아웃소싱 기업을 마치 상담사에게 돌아갈 혜택을 중간에서 착복한 악덕기업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아웃소싱 기업은 상담사들이 일이 절실히 필요할 때 채용을 해서 고객센터에서 상담사로 일할 수 있도록 교육을 시키고, 서비스가 고객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코칭을 해서 지금의 실력을 갖추게 됩니다. 

그런데 그들이 한 게 없다구요. 그렇지 않아요. 그들은 건보와 협의해 상담사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혜택을 주려고 애를 써 왔고, 서비스를 점검해 기술적으로 보완을 해주는 등 쉬지 않고 챙기고 있지요. 

물론 그런 과정을 통해서 아웃소싱기업도 이익이 나지요. 그래야 투자자들과 상담사들을 뒤에서 챙기고 있는 스탭들 봉급을 줄 수 있으니까요. 

그럼 그룹사들은 어떤가요? 
각 대기업마다 계열사도 많고, 자회사로 많지요. 그리고 그들과 함께 일을 하는 협력사(아웃소싱기업)도 엄청 많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아웃소싱 기업 직원들이 결국은 자기들에게 업무를 지시하고 봉급을 주는 사람은 그룹의 회장이니 그룹사에 직고용해달라고 하네요. 

그렇게 되면 그룹사별로 계열사와 자회사는 다 흡수통합되어 하나의 기업만 남게 되지요.
이게 바람직한 것일까요? 계열사별로, 자회사 별로, 아웃소싱회사별로 그들이 잘하는 그래서 그들에게 주어진 업무들이 있지요? 각 기업마다 투자자(주주)도 있으니 이익도 내야지요. 

그런데 그런 것 다 의미 없다. 누구나 할 수 있을 일이다. 그러니 그룹사에서 통폐합해라. 맞아요. 누가 하더라도 할 수 있을 거에요. 그렇지만 전문가가 하면 훨씬 더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하고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지 않을까요. 

어찌 되었든 이런 식으로 하면 30대 그룹 계열사가 1000개가 넘는다고 하는데 오늘부터 1000개 회사를 다 없애고, 30개 그룹사로 다 통폐합해 30개 회사만 남게 될 것이고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중복되는 업무들도 많아져 일자리가 정말 많이 없어질 거에요. 

정부 조직도 돈을 주는 한 기관으로 다 모여야 한다면 기획재정부로 정부 기관을 다 통폐합 헤야 하고, 모든 지시를 청와대가 하니 모두 청와대 직원으로 직고용 해달라고 하세요. 업무를 그 곳에서 시키잖아요.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을 포함해서 그 상위 기관 장들도 모두 청와대에서 임명하고 그들에 의해 좌우되니까요?

이런 억지 쓰지 말고,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니 상담사들이 일한만큼 그에 걸맞는 적절한 임금을 달라고 요구하세요. 그게 훨씬 현실적이예요. 

여러분 봉급이 낮는 것은 아웃소싱기업들이 착복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건보에서 적게 줘서 그렇지요. 
특히 조달청에서 하는 최저가입찰제도 때문이지요. 지금부터라도 제품은 몰라도 서비스를 입찰할 때는 금액에 따라 서비스 질이 달라지니 최저가 입찰이 아니라 그들이 원하는 서비스에 적합한 금액을 써서 낸 기업에게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고객센터 업무는 공적 성격이어서 민간 위탁이 부적절하다고 주장하더군요. 
특히 어떻게 의견을 모았는지 모르겠는데 109개 시민·사회단체들이 “현재의 민간위탁 구조가 국민건강보험 가입자들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으며, 민간 위탁업체에 속한 직원이 가입자들의 개인 정보를 들여다보며 관리하다 보니 가입자들이 충분히 상담 받을 권리를 훼손 받고 있다”고 지적했더군요. 

그렇다면 지금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보고 상담하고 있는 것이 불법이라는 얘기니 지금부터라도 건보 내에 고객센터 부서를 새로 신설하고 상담사 채용 공고를 해서 대한민국 국민 중에서 건보 고객센터에 입사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시험 볼 수 있도록 하면 어때요? 

그렇게 되면 어렵게 입사해 근무하고 있는 건보직원들과 입사하려고 대기하고 있는 취업준비생들은 불만이 없을까요? 

아직 아웃소싱기업과는 계약기간이 남아 있으니 새로 부서를 만들고 상담사 채용해서 서비스를 준비하는데 문제가 없을 거예요. 

물론 지금 상담사들은 경험이 있으니 조금 더 유리하지 않겠어요. 하지만 또 모르죠. 다른 공공기관 콜센터에서 근무하던 능력 있는 상담들이 온다면 어려울 수도 있겠지요. 

지금 이들은 정부 즉 청와대에서 도움을 주기를 기대하고 있을 것에요. 그 외에 정상적으로는 아니 법적으로는 어려운 일이니까요. 

그런 무리한 요구를 어린아이 떼 쓰듯 하지 말고 건보에 공공 고객센터를 구축해 새로이 정정당당하게 시험을 봐서 어렵게 입사하던가 아니면 아웃소싱기업 정규직으로 건보에 적정한 임금을 달라고 요청해서 근무 환경도 개선하고 봉급도 올리기를 선택할 것을 제안합니다.  

황규만
(사)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회장
(사)푸른아시아(기후위기 대응 NGO 환경단체) 이사
(사)한국액티브시니어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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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르빈 2021-06-10 20:05:25
제발 과정의 평등함을 생각해주세요

그냥저냥 2021-02-10 22:36:58
좋은 글이라서 이렇게 남깁니다. 감사합니다

천부당만부당 2021-02-07 10:28:17
공공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되겠네요

이준겸 2021-02-07 10:10:04
너무 공감입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굿 2021-02-06 10:39:37
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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