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익 컨설턴트의 소소한 일상이야기15] 습관(習慣)
[한상익 컨설턴트의 소소한 일상이야기15] 습관(習慣)
  • 편집국
  • 승인 2021.04.13 0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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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익
푸른소나무 life plan consulting 대표
재취업지원 컨설턴트
한국생애설계사(CLP)

나는 하루의 시작을 비우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일어나자마자 청소를 하고 쓰레기통을 비운다는 것이 아니라.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화장실에 들린다는 말이다. 화장실에서 이른 새벽 문 앞에 배달된 조간신문의 주요 기사를 훑어보는 것이 고정화된 하루 일과의 시작이다.

언제부터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꽤 오래전부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화장실을 가다 보니 습관이 되었고, 생체리듬도 그렇게 맞춰진 것 같다.  

습관(習慣)은 한자어 익힐 습(習)과 익숙할 관(慣)이 말해주듯이 익혀서 익숙해진 상태를 말한다.  사전적 정의로는 “어떤 행위를 오랫동안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익혀진 행동 방식” 또는 심리학적으로 “학습된 행위가 되풀이되어 생기는, 비교적 고정된 반응 양식”(표준국어대사전)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습관을 만들려면 어떤 일을 일정 기간 되풀이해야 한다. 그래서 그 일이 고정화되어 저절로 행해질 정도가 되면 습관이라고 부른다. 

이 일정 기간에 관해 미국 성형외과 의사인 맥스웰 몰츠(Maxwell Maltz)는 “성공의 법칙”에서 21일의 법칙을 주장했다. 사고로 사지를 잃은 사람이 잘린 팔과 다리에 심리적으로 적응하는 기간을 살펴보니 약 21일 걸린다는 것이다. 

우리 뇌는 새로운 것을 접하게 되면 먼저 거부감을 나타내게 되고 이 거부감에서 익숙하게 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데, 21일은 생각이 의심과 고정관념을 담당하는 대뇌피질과 두려움, 불안을 담당하는 대뇌변연계를 거쳐 습관을 관장하는 뇌간까지 가는데 걸리는 최소한의 시간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2010년 영국 런던 대학의 제인 워들(Jane Wardle) 교수팀은 96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같은 행동을 얼마나 반복해야 생각이나 의지 없이 자동으로 반사 행동을 하게 되는지 실험했다. 

이들에게 건강에 도움이 되는 행동 (아침 식사 후 물 마시기, 점심 식사 때 과일 한 조각 먹기, 저녁 식사 전 15분 뛰기 등) 중에서 한 가지를 선택하게 한 뒤 매일 반복해 실천하게 했다. 

매일 미션을 수행할 때 의무감과 의지로 하는 것인지, 생각 없이 반사적으로 하는 행동인지를 테스트했고 그 결과 평균 66일이 돼서야 생각이나 의지 없이 행동해 습관이 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즉 개인차가 있기는 하지만 평균 66일 동안 매일 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되면 자동적인 반응으로 행동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두 주장을 종합해 보면 우리가 어떤 행동을 반복적으로 되풀이하여 습관이 되는 과정은 우선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고 익숙해져서 뇌에 습관을 각인시키는 데 약 21일 걸리게 되고, 그 행동이 완전히 몸에 배어 습관으로 정착되는 데는 평균 66일이라는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즉 무슨 일이든지 약 두 달만 잘 견디고 계속하면 몸에 배어 습관이 형성되게 된다는 말이다.

나의 일상 행동을 돌아보니 이렇게 굳어지고 습관화된 행동 방식들이 여럿 있다. 
우선 나는 계절에 관계없이 매일 아침 6시에 기상을 하는 것이 습관화되었다. 새벽 3시 45분에 기상한다는 애플의 최고경영자 팀 쿡에 비하면 아침형 인간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원래 밤늦게까지 깨어 있는 저녁형 인간이었고 지금도 늦게 잠자리에 드는 걸 고려한다면 건강을 해치지 않을 정도의 수면을 취한다고 볼 수 있다.

전날 밤에 아무리 늦게 자더라도 기상은 제시간에 하다 보니 아침 6시쯤이 되면 잠이 깬다. 겨울철에는 어둑어둑하지만, 요즘은 밖이 훤하다.

6시에 눈을 뜨면 지체 없이 몸을 일으켜 잠자리에서 잠시 성찰의 시간을 갖는 것도 오랫동안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익혀진 행동이다. 지난밤 편히 쉬고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오늘 하루 할 일들을 점검해 본다. 

그런 다음 위에서 언급한 대로 화장실에서 조간신문을 읽는다. 큰 제목을 훑어보면서 논설이나 논평 등 나중에 읽어볼 만한 기사 거리를 추린다. 그런 후 대충 세수를 하고 책상에 앉는다. 경전 한 구절을 찾아 해석하고 내 나름의 짧은 설명을 적어 ‘함께 나누는 성구’라는 제목으로 밴드에 올리는 것도 오랫동안 해온 일과이다.

오늘로써 1,375회가 되었고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글을 올렸으니 햇수로 거의 4년이 다 되어 간다. 이젠 아침에 하게 되는 자연스러운 습관이 되었다.

아침 식사는 거르고(아침을 먹지 않는 간헐적 단식을 한 지가 3년째다) 온천에 가는 것도 습관중의 하나다. 매일 온천에 간 지도 햇수로 5년이 됐으니 이젠 몸에 익어 지방 출장을 가거나 아침에 다른 일정이 있으면 새벽에라도 꼭 온천을 하고 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온천욕을 할 때도 거의 같은 행동 패턴에 따라 하는 것이 몸에 배었다. 먼저 늘 앉는 자리에 목욕용품을 놓고, 샤워한 다음 온탕에 들어간다. 탕에서 10분 정도 몸을 담근 다음 걸터앉아 반신욕을 하면서 목을 좌우로 돌리면서 풀어주고 손과 윗몸도 풀어준다. 

그런 다음 잡아 놓은 자리로 가서 앉아 양치질, 샴푸, 면도 순으로 몸을 씻는다. 시간 여유가 있는 날에는 냉탕에 들어가 제자리 뛰기를 하면서 운동을 한다. 그런 후 마지막으로 샤워를 하고 마친다. 이런 행동을 반복적으로 계속하다 보니 몸에 익숙해지고 고정화된 습관이 되어 몸이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우리 매일매일의 삶은 선택과 습관에 따른 행동의 연속이다.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서 잠자리에 들기까지 선택을 하거나, 알게 모르게 습관에 따른 무의식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아침에 무엇을 먹을지, 어떤 옷을 입을지, 무슨 책을 읽거나 어떤 TV 프로그램을 볼 지, 누구를 만나 무슨 일을 할 지 모두 선택해야 하는 일이고, 그 선택이 일정 기간 반복된다면 자연스럽게 습관이 되어 무의식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만일에 의식적으로 좋은 습관을 형성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좋지 못한 습관을 지니게 된다.“ (Theodore I. Rubin) 라는 말이 있듯이 의식적으로 그리고 의도적으로 좋은 습관을 만들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 습관들이 쌓여 우리의 성품을 이루게 되고, 우리 성품에 따라 우리 삶의 운명도 바뀌게 되기 때문이다.

한상익(myhappylifeplan@gmail.com)
•푸른소나무 life plan consulting 대표
•재취업지원 컨설턴트
•한국생애설계사(CLP)/생애설계 전문강사 
•뉴질랜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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